이란 핵협상 타결 ?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한국 주도적 역할 해야

등록 2015.04.04 16:05수정 2015.04.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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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3일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과 북한은 정말로 매우 다른 사안이다. 이번 핵협상에서의 이란의 선택과, 북한이 자신들에게 부과된 국제사회의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면서 '비핵화 회담 재개 여부 등 모든 것은 북한한테 달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 '적과도 적극 대화'하겠다며 이란과 쿠바 그리고 북한 등 3개국을 거론했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잔여 임기가 2년이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볼 때 이란과의 핵협상은 타결됐고, 쿠바와도 국교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어 북한 핵 문제 해결이 마지막 과제로 남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클린턴 정권이 북한과의 수교 직전까지 진전시켰지만 이를 외면하고 부시정권 못지않게 대북 강경책을 펴왔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의 로드맵은 6자회담을 통해 확보가 되어 있지만 이행이 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북한은 상대방의 책임을 주장하면서 대치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최근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이 북한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민간 전문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몰아세우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북한도 핵 협상은 없으며 워싱턴을 핵 공격하겠다는 식으로 초강경 맞대응을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협상을 앞둔 당사국간의 기 싸움의 성격으로 보이기도 한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조건 없는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고 미국과 한일은 북한이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전략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이란 핵 협상 타결이 북 핵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견해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천명했고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이라는 틀 안에서 합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핵 개발이 진행됐기 때문에 미국이 이란과는 협상을 통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었지만 북한에 대해선 훨씬 더 강경하고 원칙적으로 엄격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북핵 문제는 제네바 합의와 9.19 성명, 2.29 합의 등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관련 약속들이 전부 중도 파기된 경험 또한 이란의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우크라이나 등이 핵무기 또는 대량살살무기를 보유, 또는 보유를 시도했다 접으면서 심각한 사태에 빠진 것을 주목한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북한은 자국의 비핵화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된 뒤에나 고려해 볼 문제라고 주장하는데 이런 입장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협상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도 유사하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비해 핵무기가 턱없이 적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가 보유 핵무기를 계속 감축해 중국 수준이 되었을 때 자국 핵무기 감축 문제를 고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비핵화 논리는 중국과 북한이 엇비슷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낙관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이란 핵협상 타결에 이어 북한과도 역사적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1기 동안 부시 대통령과 별 차이 없는 대외정치를 했지만 임기 완료 이전에 자기 색깔을 보여주는 정치를 할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일부 미국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6자회담 재개 여부는 오바마의 판단이 주요 변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 냉전 시대 도래라는 비극을 막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의 단초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발족하는 등 세계 최강국가를 향한 입지를 강화하면서 향후 10여 년 전후해 총체적 국력이 미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이 떠오르는 태양과 같다면 미국은 지는 해와 같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등에 대해 미국이 냉정하게 계산하고 있고 중국도 이를 놓고 미국과 거래, 또는 힘겨루기를 할 것이다.

중국이 군사, 경제적으로 최강국의 위치가 될 경우 미국은 물론 남북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고 그런 상황에서의 남북 관계도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을 미중 등이 고려해 어떤 태도로 나올지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중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한국 정부도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넘기고 미국제 미사일 등을 들여와 '이에는 이'라는 식의 물리적 대결방식으로 대처하는 것과 함께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식으로 푸는 방법도 당연히 병행해야 한다. 전쟁 위험을 평화적 방법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의 국민에 대한 책무다.

한반도의 역사가 그렇듯이 자주적인 역량을 실천하지 않으면 외세에 의해 참혹한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추진의 전망에 한국이라는 변수가 중시되는 현실을 개척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 등에 실렸습니다.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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