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발정 소리 없애는 방법

도심 속 야생동물 길고양이… '콜링'과 'TNR' 들어보셨나요?

등록 2015.04.06 17:15수정 2015.04.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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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눈에 띄는 것들 중 하나가 '길고양이'이다. 추운 겨울 동안 바람이 덜 드는 후미진 곳 어딘가에 숨어서 생활하던 고양이들이 봄이 오면서 따사로운 봄햇살을 쬐기 위해 길 중간에 턱하니 누워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일광욕으로 몸을 풀고 나면 고양이들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울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서, 봄은 고양이들의 교미 시기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새끼를 놓기 좋은 환경이 갖추어 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길고양이로 인한 민원이 많아지는 계절임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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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길고양이 두 마리가 사람들을 피해 차 밑에 숨어 있다. ⓒ 정은빈


봄에 고양이들이 우는 발정 증상을 '콜링(Calling)'이라고 한다. 콜링은 생후 3~18개월령의 성적으로 성숙한 암컷 고양이가 수컷 고양이를 부르는 행동이다. 콜링이 시작되면 평소보다 목소리가 앙칼지며, 언뜻 사람 아기같은 소리가 난다.

암고양이의 발정 증상은 콜링뿐만이 아니다. 이곳 저곳에 자신의 체취를 묻히기 위해 비비고, 자세를 낮춘 후 엉덩이를 들고 앞발 혹은 뒷발을 구르면서 숫고양이를 유혹한다. 반면 숫고양이는 조금 다르다. 콜링의 소리가 암컷보다 더 작으며 '스프레이(Spray)' 증상을 보인다. 스프레이 증상이란 화장실이 아닌 이곳 저곳에 소변을 보는 것으로 영역 표시를 하는 것이다. 발정은 평균 7일 정도가 지속된다.

이 시기에는 길고양이만 발정 증상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반려하고 있는 고양이들도 창문으로 느끼는 봄기운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가정의 고양이가 콜링을 하면 층간 소음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또 이성 고양이를 찾아 집 밖으로 나갈 수 있으니 사전에 예방을 해야 한다.

시끄러운 고양이 울음소리,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시기마다 찾아오는 고양이의 콜링을 막기 위해서는 중성화 수술이 필요하다. 중성화 수술은 고양이의 생식기 중 일부를 제거해 성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성욕을 억제하여 번식을 차단하는 수술이다. 수술을 통해 암컷은 자궁과 난소를, 수컷은 고환을 제거한다.


중성화 수술이 비인간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애묘인들 사이에서는 중성화 수술이 필수라는 의견이 다수다. 그 이유는 반복적인 출산과 발정이 고양이들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으면 암컷은 자궁축농증과 자궁수종 및 유선종양, 난소낭종이, 수컷은 전립선 비대증 및 고환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발정 시기의 고양이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흔히들 이 시기의 암고양이가 겪는 고통은 여성의 월경과 흡사하고 말한다. 콜링은 유혹의 소리인 동시에 고통의 소리인 것이다. 게다가 집고양이 및 길고양이를 수술 없이 방치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개체수를 막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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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 TNR을 받은 길고양이의 한 쪽 귀 끝이 잘려 있다. (출처: 동물자유연대) ⓒ 동물자유연대


이를 위해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사업이 있다. 바로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이다.

TNR이란 Trap(포획)-Neuter(중성화)-Return(방사)의 약자다. 길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한 후 원래 자리에 다시 풀어줌으로써 고양이의 번식력을 낮춰 장기적으로 길고양이 수를 줄어들게 하는 것이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한 지역의 길고양이가 전부 사라져도 주위의 다른 고양이가 다시 유입된다. 따라서 잡아 없애는 것으로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중성화 수술을 통해 적정 개체수를 유지시켜야 한다. TNR을 통해 발정과 길고양이들 사이의 영역 싸움을 방지하여 고양이 울음 소리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TNR은 해당 동주민센터 혹은 북구청으로 전화하여 문의 및 신청하면 된다. TNR을 통해 수술을 하고 방사된 고양이는 한 쪽 귀끝을 자르는 것으로 표시한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반려동물 중성화 수술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반려인들이 늘면서 이제는 중성화 수술이 보편화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늘어나는 개체수를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동물의 몸에도 무리가 되기 때문에 발정을 겪을 때마다 교배를 시킬 수는 없다. 중성화 수술은 자궁축농증, 유선종양, 비뇨기계 질환 등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동물의 건강에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전했다.

인간과 도시는 자연의 일부이다. 사람이 식물·동물 등 다른 종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일들을 문제거리로만 삼기 보다는, 그들을 이해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의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길고양이 #고양이 #TNR #콜링 #중성화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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