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님, 간디학교 한번이라도 가봤나요?"

'귀족학교' 발언에 대안교육 전문가 여태전 상주중 교장 반박

등록 2015.04.07 15:03수정 2015.04.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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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 ⓒ 윤성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맞아 홍준표 경남지사가 '간디학교 같은 귀족학교'라 말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청 간디학교 같은 부유층의 귀족학교에까지도 무상급식을 지원하는 현상황은 정상이 아니다"라 했고, 6일 경남도청 실국장회의에서 "간디학교 같은 귀족형학교에 무상급식 하는 것이 복지가 아니다, 그건 복지 낭비"라고 말했다.

'귀족학교' 말에 대해 간디학교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때 간디학교에 재직하고 책 <간디학교의 행복찾기>를 냈던 남해 상주중 여태전 교장은 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생태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사는 사람들을 귀족이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여 교장은 "홍 지사가 '간디학교는 귀족학교'라 했다는 말을 처음에 듣고는 웃고 말았다"고 했다.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여 교장은 "그냥 훈수 두는 것이라 본다, 직접 그런 삶을 살아보지도 않으면서 주변인들이 훈수 두듯이 하는 말"이라며 "바둑을 둘 때 옆에서 훈수 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 교장은 "정말 귀족은 따로 있지 않느냐, 생태적 가치관을 추구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귀족이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외제차라도 세워져 있으면 잘 사는 집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안학교는 가난하고 못난 사람들만 모였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것은 편견이다"며 "대안학교는 다양한 학부모들의 자녀들이 모여 있다, 잘 사는 집 아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집 아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 교장은 "간디학교를 비롯한 대안학교는 잘 사는 집 아이와 그렇지 않은 집 아이들이 두루 살아가야 하고, 그래야 올바른 교육이 된다"며 "현장에 와서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지도 않고 함부로 귀족이니 뭐니 말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면 홍 지사는 간디학교에 한번이라도 가 보았는지, 양희규 전 교장이 산청 그 산중턱에 왜 그런 학교를 지었는지를 한번이라도 고민해 보았다면 함부로 그런 말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교장은 산청 간디고등학교 교사․교감을 거쳐 4년 동안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 초대 교장을 역임한 대안학교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여 교장은 <간디학교의 대안 찾기 : 그 삶과 교육에 관한 질적 연구>(2002년)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간디학교의 행복 찾기>(2004. 우리교육)와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2014. 여름언덕)를 펴냈다. 한편, 남해 상주중학교는 내년부터 경남 첫 사립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탈바꿈한다.
#간디학교 #여태전 교장 #대안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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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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