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사각지대 위한 '오아시스' 되고파"

경남 양산 지역 최초 민간 평생교육기관 - 양산평생교육원

등록 2015.04.21 15:10수정 2015.04.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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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공자는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라며 배움의 기쁨을 강조했다. 시대가 발달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까지 줄어 '배움의 기쁨'은 누구나 평생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느라 바쁘다. 직장을 다니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거나 살림하느라 '배움'을 추구할 시간이 없다. 특히 수도권을 벗어나 지역으로 갈수록 더 어렵다. 배움은 멀고 현실은 가깝다고 할까?

이처럼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배움의 갈증을 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 있다. 바로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양산평생교육원이다. 양산평생교육원(원장 김시현)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을 제외하면 양산 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민간 평생교육원이다.

양산평생교육원은 지난 2008년 12월 처음 뿌리내렸다. 어린아이부터 시작해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교육을 통해 사회·문화적 성장과 변화에 따른 현장 적응을 위한 성인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직업능력개발과 취업과 연계한 자격증 교육으로 실제 경제활동에도 도움을 주고, 학교 교육의 빈틈을 채우기도 한다.

만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양산평생교육원은 50여 개 과정에서 2천여 명의 학생을 배출했다. 평생학습활동가 양성, 어르신 교육, 찾아가는 교육사업 등 정부 또는 지자체(양산시)와 연계한 사업부터 시민평생교육 등 자체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배움에 목마른 시민을 위한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양산평생교육원을 세운 김시현 원장은 설립 당시부터 교육 대상을 분명히 했다. 그 대상은 바로 '평생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다.


김 원장은 "양산에는 대학이 운영하는 평생교육원 말고는 전문화된 민간단체 평생교육시설이 없었다"며 "특히 대학의 평생교육원은 운영 특성상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민간 평생교육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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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평생교육원 김시현 원장 ⓒ 장정욱


이러한 생각에 김 원장은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 지역에 평생교육원을 세웠다. 승용차가 없더라도 쉽게 오갈 수 있게 했고 특히 자녀를 등·하교시키는 부모들을 위해 맞춤형 강의를 편성했다.

또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늘렸다. 직장인을 중심으로 하는 직업능력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수강생 개인 욕구와 수요를 고려해 차별화된 강좌도 개설하기 시작했다.

만 6년 세월 동안 시민 가까이 스며들기 위한 노력은 50여 개 강좌 2천여 명의 학생이란 결과물로 나타났다.

시민 속으로 녹아들기 위한 노력은 보람을 동반했다. 평생학습활동가 양성과정을 마치고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자원봉사하는 분들은 물론 자격증 과정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경우까지 평생교육 효과는 눈에 보이는 결실이 됐다.

"지난 2010년 평생학습활동가 양상과정 중에 실버 동화구연활동가 과정이 있었죠. 50~70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가운데 몇 분이 동화구연지도사 2급 자격증을 어렵게 땄습니다. 그분들이 자격증을 따고 '평생 처음 자격증이란 걸 땄다'며 눈물을 흘리시고 강의실 안에서 춤까지 추시던 모습에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새롭게 자기 일을 찾아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있는 수강생들을 보면서 교육의 힘을 새삼 실감한다는 김 원장. 김 원장은 "평생교육원에서 수강한 게 동기가 돼서 자기 재능이나 적성을 발견해 대학을 가고 석ㆍ박사 과정을 밟는 분들도 상당수"라며 "이런 분들이 고맙다고 전화하거나 가끔 찾아오면 그 반가움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김 원장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아직 남아있는 교육 사각지대 사람들 때문이다. 김 원장은 "평생 자식 위해 희생만 하다 마음껏 교육받지 못한 어르신을 위한 무료 교육을 많이 하고 싶은데 재정이 안 돼 못하는 점이 늘 마음에 걸린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원장은 "경제가 어렵다 보니 수강료 부담 때문에 재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능기부나 자원봉사 강사 등을 통해 이런 분들과 평생교육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통해 마을별 노인학교를 열고 치매 예방을 위한 미술치료교육, 자서전 쓰기, 휴대폰ㆍ컴퓨터 활용교육, 노인성교육 등 다양한 계획도 준비 중이다.

양산시는 수년 전부터 평생학습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원장은 시민을 위해, 지역 평생교육을 위해서라도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평생학습관을 통해 경제, 시간,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시민이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는 3월부터 지역마다 작은도서관, 마을회관, 읍ㆍ면ㆍ동사무소에서 '우수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늘려갈 계획이니 많은 참가를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을 가진 분들은 우리 평생교육원에서 펼치고 있는 재능기부 자원봉사 활동사업에 참여해 평생교육 실현에 동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고 싶은 사람, 가르치고 싶은 사람 누구든 좋습니다. 우리 평생교육원의 문을 부담 없이 노크해 주십시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게재됐습니다.
#양산시 #양산평생교육원 #평생교육 #평생학습 #직업능력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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