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사람들의 봄철 먹거리는?

교토 요리집 세이와소(淸和莊) 식당을 찾아서

등록 2015.04.23 09:36수정 2015.04.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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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교토 요리로 유명한 세이와소 식당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교토 전통 음식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세이와소 식당은 교토 남쪽 후시미구에 있습니다. 식당 문 앞에는 옛날 사용했던 우물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이 물은 주로 손님맞이 시식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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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 요리집 세이와소(淸和莊) 식당 입구에 있는 샘물과 이층에서 내려다 본 가운데 정원(안마당, 나카니와 中庭)입니다. ⓒ 박현국


사람이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땅에서 나는 푸성귀를 먹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교토 전통 먹거리 역시 그렇습니다. 제철에 땅에서 나는 푸성귀를 손질하여 익히거나 쪄서 다른 것과 함께 먹습니다.

1. 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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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전식 ⓒ 박현국


해산물이 들어간 짠맛의 차와 전식입니다. 전식으로는 오이를 비롯한 야채와 오징어 젓갈, 고등어 초밥 따위 여러 가지가 한 접시에 놓여있습니다.

2. 쥐노래미국과 생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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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노래미국과 생선회 ⓒ 박현국


맑은 장국물에 쥐노래미와 유채, 버섯 따위를 넣어서 끓였습니다. 쥐노래미 위에는 지금 막 나오기 시작한 부드러운 초피나무 잎사귀를 올려놓았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이것을 기노메라고 합니다. 생선회는 참치와 도미입니다.


3. 죽순과 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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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순 위에 가다랭이 가루를 올려놓은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입니다. ⓒ 박현국


교토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죽순입니다. 지금이 교토에서 죽순을 맛볼 수 있는 제철입니다. 시장이나 식료품 가게에도 막 캐낸 죽순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에 의하면 날 죽순은 독성(초산배당체)이 있기 때문에 그냥 먹지 않습니다. 반드시 날 죽순을 쌀겨와 함께 삶아서 독성을 제거한 다음 먹거리로 사용합니다.

삶은 죽순 위에는 구운 가다랭이 가루를 얇게 뿌렸습니다. 그리고 머위와 초피나무 잎사귀를 올려놓고 같이 먹습니다.

4. 연어 구이와 깨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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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 구이와 깨두부 ⓒ 박현국


연어구이 위에는 국화잎사귀를 놓고 다시 그 위에 연근을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솔잎에 콩 두 알을 꿰어 놓았습니다. 깨두부는 참깨를 섞어서 만들어서 참깨 향을 느끼면서 먹습니다. 깨두부 위에는 고추냉이가 올려져 있습니다.

5. 낙지와 완두콩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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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지와 완두콩밥 ⓒ 박현국


낙지를 발과 몸을 나누어서 요리했습니다. 그리고 낙지 아래에는 마를 놓고 위에는 파를 썰어 놓았습니다. 사진 왼쪽에는 두릅을 익혀서 세워놓았습니다. 완두콩밥과 된장국 장아찌입니다. 완두콩은 지금이 제철입니다. 막 딴 완두콩으로 만든 밥입니다. 된장국에는 버섯이 들어있습니다. 장아찌는 오이, 다시마, 멸치 따위입니다.

6. 망고 푸딩과 와라비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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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고 푸딩과 와라비모치 ⓒ 박현국


망고를 갈아서 부드러운 푸딩을 만들었습니다. 아래에는 딸기와 초콜릿이 놓여있습니다. 와라비모치는 고사리 뿌리나 칡뿌리에서 채취한 전분으로 만듭니다. 겉에는 콩가루를 뿌려서 먹습니다. 와라비모치는 젤리처럼 부드럽고 투명합니다. 주로 여름철 더위를 식히는 먹거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토 먹거리의 특징은 제철 푸성귀를 사용하여 요리하는 것입니다. 죽순이나, 머위, 완두콩, 두릅 따위를 사용했습니다. 맛 역시 조미료나 향신료 사용을 줄이고 푸성귀가 지닌 제 맛이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요리했습니다.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교토 먹거리를 먹으면서 교토의 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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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먹거리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습니다. 식당에 꾸며놓은 꽃과 먹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참고 누리집> 교토 요리집 세이와소(淸和莊) 식당, http://www.seiwasou.com/, 2015.4.22.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토 요리집 #세이와소(淸和莊) 식당 #먹거리 #푸성귀 #제철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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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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