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바다, 이순신의 숨결이 담긴 미항

[사진] 통영의 연대도와 만지도, 세병관과 통제영지

등록 2015.04.30 17:48수정 2015.04.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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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청주메아리산악회에서 통영시 산양읍에 속한 연대도와 만지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1004개의 섬을 거느린 전남 신안군에 이어 두 번째로 섬이 많은 곳이 경남 통영이다. 사량도, 한산도, 장사도, 매물도, 비진도, 연화도, 욕지도 등 유명한 섬이 많은 통영에 요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곳이 연대도와 만지도다.

연대도는 통영항에서 남쪽으로 18km 해상에 있고 뱃길로 50여 분 거리이지만 미륵도의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면 저도, 송도, 학림도와 함께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섬이다. 달아항에서 배편을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다.

탄소배출 제로섬, '에코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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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항에서 연대도 선착장까지 ⓒ 변종만


하나뿐인 마을 연곡리에 사적 제335호로 지정된 신석기 시대의 유물지인 통영연대도패총이 소재하고, 마을 너머에 몽돌로 이루어진 연대몽돌해수욕장이 있다.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사영 휘하의 수군들이 섬의 정상 연대봉에 봉수대를 설치하고 왜적의 상황을 봉화로 알려 연대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남서쪽의 딴여는 천연의 바위섬 낚시터로 유명하다. 높이 10m가량의 해식애가 발달되어 경치가 아름다우며, 난대림의 경관이 뛰어나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부로 지정되었고, 탄소배출 제로섬, '에코 아일랜드'로 불린다.

만지도는 200여 년 전 박씨, 이씨, 천씨가 정착한 작은 섬으로 주변의 다른 섬보다 늦게 주민이 정착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서로 길게 뻗은 형태이고, 서쪽의 만지산을 중심으로 산지가 발달하였으며, 동쪽의 반도부는 암석해안을 이룬다. 올해 1월 22일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개통되며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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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주변 풍경 ⓒ 변종만


오전 6시 30분 상당공원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시내를 지나며 중간에 회원들을 태운다. 여행은 늘 설레게 한다. 아침부터 밝은 해와 서문대교 아래편 무심천 둔치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니 기분이 상쾌하다. 언제 눈 쌓인 겨울이 있었냐는 듯 차창 밖으로 신록이 우거진 풍경이 펼쳐진다.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에 들르고 통영 시내를 지나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10시 5분경 미륵도 남쪽의 달아항에 도착한다.

연대도에 가려면 달아항에서 섬나들이호나 진영호에 올라야 한다. 연대도 가는 길에 송도와 저도에 들르는 섬나들이호는 30분, 연대도로 직항하는 진영호는 12분 정도 걸린다. 요즘 뜨고 있는 여행지라 배편을 미리 알아보지 않으면 돈 가지고도 들어가기 어려운 섬이다.

이날 10시 10분경에 오후 3시 승선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예정대로 10시 30분 메아리산악회원들을 태운 90명 정원의 진영호가 달아항을 출항한다. 배안에서 스쳐지나가는 저도, 송도, 학림도의 바닷가 풍경을 감상하며 연대도선착장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려 선착장 주변을 둘러보면 마을의 벽화와 문패가 친근감을 주고 남해안 별신굿을 모시는 별신대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동네사람들이 배선대라고 부르는 비에 별신장군(別神將軍)이 쓰여 있는 이곳에서 매년 정월 초순 좋은 날을 받아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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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에서 만지도까지 ⓒ 변종만


100m 이내의 가까운 거리지만 배를 타고 오가야했던 연대도와 만지도를 출렁다리가 연결한다. 출렁다리는 길이 98.1m, 폭 2m의 현수교로 사람만 건너다닐 수 있다. 바닷물 위로 설치된 출렁다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청정해역의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리를 건너면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주민 30여 명의 작은 섬 만지도다. 물가로 이어진 데크를 따라 마을로 가며 바라보는 연대도의 풍경, 만대도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앞바다와 미륵도의 수산과학관, 마을 뒤편에서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도 멋지다.

만지도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주민 80여 명의 탄소배출 제로 섬 에코 아일랜드 연대도로 온다. 출렁다리를 건넌 후 오른쪽 산으로 올라가면 출렁다리와 만지도가 한눈에 모습을 드러내는 명소가 있다. 산길을 따라가면 가까운 바닷가에 주변의 풍경이 아름다운 연대도 몽돌해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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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에서 연곡리까지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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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길 입구에서 연대봉까지 ⓒ 변종만


마을을 지나 뒤편의 산길로 들어서면 태양광발전소 입구에 연대도 지게길 구간을 알리는 문이 나타난다. 지게길은 조상들이 지게를 지고 다니던 옛길을 복원해 혼자 걸어야 편하다. 북바위전망대에 서면 내부지도, 연화도, 우도, 욕지도, 쑥섬, 노대도, 두미도, 남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길가의 옹달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신 후 오곡전망대에서 오곡도와 뒤편의 비진도를 구경하고 땀을 흘리며 연대봉(높이 220m)에 오른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산길을 내려서면 만지도, 수우도, 장도, 사량도, 화도, 가마섬, 소장군도, 곤리도, 에코체험센터, 소장두도, 유도, 저도, 달아전망대, 학림도, 수산과학관, 미륵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해변조망대가 있다. 연대도와 만지도는 작은 섬이지만 자연 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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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 변종만


마당에 각종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기구가 설치되어 있는 에코체험센터를 돌아본 후 연대도 패총을 멀리서 바라보고 연대도 선착장으로 갔다. 바다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주어진 시간이 짧아 제대로 여유를 누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오후 2시에 출항하는 진영호에 올랐다. 2시 12분 달아항에 도착해 관광버스를 타고 통제영주차장으로 간다. 1시간 30분간의 자유 시간에 세병관과 통제영을 돌아본 후 회를 먹기로 한다.

통영, 충무공의 혼을 품다

통영(統營)은 조선시대 경상우수영을 설치했던 곳으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 설치했던 삼도수군통제영을 이곳으로 옮겨오며 중심건물로 건축한 객사건물 세병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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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체험센터에서 달아항까지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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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병관 ⓒ 변종만


일명 세병문으로 불리며 통행금지와 해제를 알리는 커다란 종이 있어 종루라고 하였던 망일루를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통영성을 지키는 산성중군 등이 근무했던 산성청, 군관과 사병이 대기하여 대변좌청으로 불리던 좌청, 통영시내에서 이곳으로 옮겨왔고 왜장에게 항복문서를 받은 곳으로 알려진 2층 정자 수항루, 이경준의 치적을 담은 조선시대의 석비 두룡포기사비가 맞이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창을 거둔다'는 의미로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염원이 담긴 지과문(止戈門)을 지나면 남해를 바라보고 있는 세병관이 나온다. 사방이 툭 트인 정면 9칸, 측면 5칸의 단층 팔작지붕 목조건물 세병관은 국보 제305호로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세병관(洗兵館)은 두보의 시 세병마의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온 말로 '은하수를 끌어와 피 묻은 병기를 닦아낸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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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군 ⓒ 변종만


세병관 앞뜰에 영기와 장군기를 세우기 위해 깃대를 고정하는 커다란 두 개의 돌기둥 기삽석통, 액막이로 만들었다는 석인 5기가 있다. 왼쪽 문으로 나가면 통제영 창간 당시 심어져 둘레가 5m나 되는 느티나무와 관아를 구경할 수 있다.

오른쪽 문을 나서 통영 시내 사방에 흩어져 있던 역대 통제사들의 선정비, 치적비, 불망비 등을 한곳에 모은 통제사비군을 지나면 통제사가 업무를 보던 내아군이 있다. 통제영 영역의 중심에 자리한 내아군에 통제사 집무실로 군막 속에서 전략을 세운다는 의미를 지닌 운주당, 이순신 장군의 영당이자 관사로 이충무공의 뜻을 크게 우러러본다는 의미를 지닌 경무당, 통제영 병무를 담당하던 병고(兵庫), 살림채인 내아가 있다. 망일루 바로 앞에 통영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영 향토역사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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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항 ⓒ 변종만


여행은 날씨가 한 몫 한다. 남망산조각공원과 동피랑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문화마당의 부둣가에 중앙시장에서 떠온 도다리회를 펴놓고 각설이타령을 구경하며 소주를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 없다. 4시 50분 출발하여 통영대전고속도로 고성공룡나라휴게소와 금산인삼래드휴게소에 들른 관광버스가 8시 20분경 출발장소였던 상당공원 옆에 도착하며 섬 산행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변종만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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