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혐의 밝혀지면 사퇴... 대통령 안색 정상아냐"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 의혹 부인

등록 2015.05.01 22:09수정 2015.05.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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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질의를 받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국회 운영위원회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 남긴 메모에 이름을 올렸던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1일 개최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 실장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즉각 사퇴를 촉구했고, 여당은 성완종 전 회장이 참여정부에서 두 차례 받은 특별사면을 다시 거론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 실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의 진위를 떠나 "이름을 올린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가 필요하면 나갈 용의가 있고 혐의가 밝혀지면 사퇴하겠다"라고 밝혔다.

"성완종 30년 알았지만 금품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아니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제 이름이 진위 여부를 떠나 오르내리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가 더 깨끗하고 투명한 나라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며 "저를 비롯한 비서실 전 직원들은 마음가짐과 자세를 다시 가다듬고 국정 운영이 당초 의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업무에 매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퇴 요구에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고 사퇴에 대해 여기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며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에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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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연루된 이병기 비서실장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 남소연


그는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안 지 30년이 되는 사이"라며 "오래 알았기 때문에 조언도 부탁해오고 했지만, 금전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는 절대로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당시 두 번 특별사면을 받은 문제를 또 다시 제기했다. 김제식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지난 2004년 항소 제기한 지 3일만에 항소를 취하했는데, 8·15 광복절 특사를 기대하고 청와대 실세와 교감 하에 취하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면복권도 도마에 올랐다. 같은 당 심학봉 의원은 "이석기가 2003년 8월 가석방이 됐는데 가석방이 되려면 형기를 반 채워야 하는데 이건 굉장한 특혜였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새누리당의 '특사 특혜 의혹' 제기에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성완종 게이트의 핵심은 대통령 측근들인데 과거 사면 문제를 들고 나온 건 견강부회도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라며 "그럼 단군 이래 전 정권에 대해 다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이 물어봤고, 금전관계 없다고 답했다"

여야는 최근 해외자원외교 수사 등 사정정국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회의 출석 문제로도 공방을 벌였다.

안규백 의원은 "우리 당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참석을 여러 차례 요청한 바 있다"라며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여러 의혹과 의문을 해소하려면 이 분이 참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우 민정수석이 만약 국회에 나와 답변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발언을 했다고 치면 아마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할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경위를 직접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비서실장은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이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이 뭐라고 했느냐"라고 묻자,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정도로 물으셨고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름이 나왔지만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은 믿겠다고 하고 끝났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언제 마지막으로 대통령을 봤냐"라는 질문에 "어제였다,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성완종 #이병기 #박근혜 #리스트 #경남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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