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500' 관련 진술은 없었다"... 檢, 정황 재검증

등록 2015.05.03 18:10수정 2015.05.03 18:10
2
원고료로 응원
(전성훈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전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정황 복원에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일부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성 전 회장에게 3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관련된 진술이 일부 바뀌자 당시 정황을 꼼꼼하게 검증하고 있다.

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는 지난주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총리에게 전달됐다는 3천만 원이 든 '비타 500 상자'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한 언론에는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께 충남 부여·청양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 전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직접 방문했고, 돈이 든 비타 500 상자를 테이블에 놓고 왔다는 내용이 실려 '비타500' 상자가 화제가 됐다.

그러나 금씨뿐 아니라 그동안 검찰 조사를 받은 성 전 회장 측 관계자들 누구도 '비타 500' 상자와 관련된 진술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가 본격화하자 이 전 총리 측에서 관련자들의 회유한 것 아닌지 의심하면서도 돈 전달의 수단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돈 전달 방법과 관련된 진술이 흔들리면 이 전 총리를 기소하더라도 법정에서 유죄를 이끌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주 초 이 전 총리 측에서 받은 당시 일정도 성 전 회장 측 일정과 사뭇 다른 것으로 확인돼 검찰은 세밀하게 정황을 복원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하다 보면 처음에는 확신했던 것이 애매해지고, 애매했던 것이 점차 핵심이 되는 때도 있다. 정밀하고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0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공여자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법정에서 계속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결국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여자 없이 주변 인물의 진술을 토대로 정황 증거의 그물망을 짜야 하는 현 상황이 당시 한 전 총리 수사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수사팀도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기초 지반 다지기'를 충실히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이 "성 전 회장의 동선과 일정 복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특정 인물의 진술이 흔들릴 때를 대비해 증거력을 다지고 있다는 뜻이다.

1억 원 수수 의혹을 받는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 수사는 주변 인물의 진술이 비교적 일치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2)씨를 소환해 돈을 주고받은 당시의 정황을 비교적 소상히 파악했다. 윤씨는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그동안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주 홍 지사를 소환하고 이후 이 전 총리를 불러 조사하는 시간표를 짜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성완종 #이완구 #비타500 #홍준표 #곽영욱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