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던 공무원, 2년 있다 가버리면 뭐하나?"

전남도 '가고 싶은 섬' 사업이 성공하려면...

등록 2015.05.20 17:30수정 2015.05.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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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섬 박지도와 함께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신안군 반월도. 주민들은 "가장 먼저 우리 사는 모습부터 보여주고 싶다"며 기대하고 있다. ⓒ 이주빈


관 주도가 아닌 주민참여, 토목개발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친환경 생태사업을 내세운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이 화제다. 전남도는 각 시군의 신청을 받아 지난 2월 26일, 진도군 관매도, 완도군 소안도, 강진군 가우도, 여수시 낭도, 고흥군 연흥도, 신안군 반월·박지도 등을 1차 사업후보지로 선정했다.

전남도는 이 사업을 추진할 책임자로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기획자로 유명한 윤미숙 씨를 '섬 가꾸기 전문위원'으로 공채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또 지난 7일에는 6개 섬 주민 114명을 '가고 싶은 섬 추진협의위원'으로 위촉하며 주민참여 기반을 미리 닦았다.

특히 전남도는 산림생태(오영상 숲 전문가), 해양생태(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어촌문화(김준 전남발전연구원 연구원), 걷는 길(윤정준 '한국의 길과 문화' 이사), 인문 스토리텔링(강제윤 시인), 지역경제(윤미숙 전문위원) 등 분야별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자문기획단(TF)을 꾸렸다.

이들은 4월 6일부터 5월 20일까지 7주에 걸쳐 6개 섬별 자원조사 및 주요 콘텐츠 점검, 주민간담회를 마무리했다. 7주 동안 자문기획단이 만난 주민만 약 1000명에 달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자문기획단은 오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평가를 실시한 다음 7월에 6개 섬별 '가고 싶은 섬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가고 싶은 섬 주민학교'를 개설해 마을기업 운용실무와 자금운용 실무 등 24개 강좌를 열어 주민 역량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윤미숙 전문위원은 "'가고 싶은 섬' 사업에 대해 섬 주민들과 해당 시군이 방향과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하고, 또 현장의 주민들이 실제로 바라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를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7주에 걸쳐 6개 섬을 답사한 목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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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숙 전문위원이 19일 저녁 반월도 경로당에서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대해서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이주빈


윤 전문위원은 "가장 큰 성과는 주민들과 해당 공무원들이 이제야 '가고 싶은 섬' 사업의 취지와 방향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업의 로드맵이 제시되면 가고 싶은 섬이 아니라 가기 싫은 섬이 되기에 십상인데 이를 예방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상심 전남도 섬 가꾸기 계장은 "전남도가 '가고 싶은 섬' 사업의 용역을 위해 한 섬당 약 8천만 원의 용역비를 계상하고 있었는데 전문가들이 기본 조사를 실시해 약 2천만 원으로 외주 용역을 주게 됐다"라며 "한 섬당 약 6천만 원씩, 총 약 3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실질적으로 내게 됐다"라고 기뻐했다.

전문가들의 사전 답사 및 조사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 역시 긍정적이다. 장종언 신안군 반월도 이장은 "기존에는 관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주민은 따라가는 방식이거나 아니면 관은 서류만 완벽하면 돈만 내주고 끝이었다"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주민참여를 우선한다며 직접 찾아와 조사하고 교육도 함께하자고 하니 이후 사업도 잘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라는 것이 중론이다. 윤 전문위원은 "100% 성공해야 한다는 조바심을 내면서 보여주기식 사업을 하기보다는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개발에 대한 공무원들의 이해를 높이는 실무역량 교육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주민들 또한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 공무원들과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종언 이장은 "함께 부대끼던 공무원이 한 2년 일하고 다른 부서로 가버리고 새 직원이 오면 다시 그만큼 햇수를 허송세월로 보내게 되는 일이 반복될 것 아니냐"고 우려하며 "공무원들도 적어도 한 분야에서 5년 이상은 일하게 해서 전문가처럼 양성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홍선기 교수는 "'가고 싶은 섬' 사업의 목적이 새로운 관광지를 만들기보다는 주민들이 협력해서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소득 증대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해줄 테니 하세요'가 아니라 '하고 싶으니 도와주세요'라는 주민공동체의 요구가 먼저 나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도지사 취임과 함께 전남도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고 싶은 섬' 사업. 이 사업이 생태자원과 자연경관, 주민협력과 추억이 깃들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는 새로운 섬 발전사업으로 자리 잡아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눈들이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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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도 주민들이 19일 저녁 윤미숙 전문위원에게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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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전남도 '가고 싶은 섬' 자문기획단 소속 위원들이 반월도의 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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