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받는 임종석 "헤아릴 수 없는 아픔"

[현장] 세월호 유가족에 천막 제공했다고 '직무유기' 고발 당해

등록 2015.05.21 15:55수정 2015.05.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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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종석 정무부시장이 세월호 농성장 천막 지원 고발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21일 오후 서울 경운동 종로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민 안전 지키려 한 일로 이렇게 조사를 받게 되다니..."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경찰서 현관. 조사를 받기위해 도착한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어두운 얼굴로 착잡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임 부시장은 경찰로부터 지난 20일 오후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조율한 끝에 이날 나온 것이다.

그의 혐의는 직무유기. 작년 여름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광장에 친 천막을 방치했다는 한 보수단체의 고발에 따른 것이다.

그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천막과 의료, 물자 지원을 한 것은 시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든 공직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데, 그 의무를 다한 결과로 이렇게 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고 말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지난 19일 자청해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세월호 천막은 작년 7월 14일부터 유민아빠 김영오씨 등 세월호 유가족 5명이 광화문광장에서 특별법 제정요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지원한 것이다, 당시엔 정부도 장례지원단을 운영하며 유가족을 지원했고 국회도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등 범국가적 지원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실신하는 등 상황에서 그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천막을 지원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관련기사 : "세월호 천막 지원 경찰 출두? 너무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 담당 공무원이 6명이나 불려가거나 서면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정말 황당하다"며 "이런 일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각 종로경찰서 밖에는 엄마부대봉사단 소속 여성 회원 10여 명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는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세월호 사고가 난 지 1년이 넘도록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불법천막을 방치한 박원순 시장은 더 이상 자격이 없으니 당장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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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대봉사단 회원 10여명이 21일 오후 서울종로경찰서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천막을 제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규탄하고 있다. 이날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 김경년


#임종석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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