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에 항의하다 뺨 맞은 시민 "모멸감 느껴"

[인터뷰] 새누리 부대변인, 5.18 전야제에서 시민 폭행

등록 2015.05.22 20:38수정 2015.05.2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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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나가라" 항의하다 뺨 맞은 시민 지난 17일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항의하던 시민이 새누리당 관계자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있는 장면. ⓒ SBS 영상 갈무리


"모멸감을 느꼈다."

지난 17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 참석에 항의하다 새누리당 관계자에게 폭행을 당한 김동규(20, 재수생)씨가 "(가해자) 고소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5.18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김무성 대표가 왔다'는 말을 들었고, 이어 5.18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뜨는 걸 보고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래서 김 대표 근처로 다가가 야유를 보냈고, 김 대표가 자리를 뜨자 나도 따라나섰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난 17일 오후 7시, 김 대표가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35주년 전야제 현장에 나타났다. 김 대표가 차에서 내려 이동할 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하라"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관계자와 경찰의 엄호 속에 자리를 잡고 앉은 김 대표를 향해서도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물 세례에도 자리를 지키던 김 대표는 결국 오후 7시 30분께 자리를 떴다(관련기사 : 5.18 전야제, 환영받지 못한 김무성·문재인).

이때 사고가 발생했다. 김 대표가 시민들의 항의를 피해 광주 동구 금남로의 한 중고 서점 앞을 지날 즈음, 김 대표를 엄호하던 새누리당 관계자가 김씨의 얼굴을 때린 것. 이 장면은 <SBS>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민중의소리>는 김씨를 때린 관계자가 박창원 새누리당 부대변인이라고 보도했다.

"양분된 기념식... 5.18은 현재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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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전야제 참석했다 쫓겨난 김무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 쫓겨나고 있다. ⓒ 남소연


영상(바로가기)을 보면, 박 대변인은 김 대표를 따라가며 항의하던 김씨를 왼손으로 한 번 위협한 뒤, 곧바로 오른손으로 뺨을 때린다. 박 대변인의 위협에 움찔한 김씨는 뺨을 맞은 뒤 바닥 쪽으로 밀려 화면에서 사라진다. 

김씨는 "(맞고 난 직후) 굉장히 당황했다. 안경이 땅에 떨어지고 흠집이 났다"며 "맞자마자 안경을 줍고 바로 항의하려 했으나 사람이 워낙 많고, 소음이 커서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본 사람에게 맞을 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맞게 돼) 굉장히 모멸감을 느꼈다"며 "(가해자가 나를) 굉장히 낮은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표는 (본인이 전야제에 참석하면) 당연히 시민들이 항의할 것을 예상했을 것이다"라며 "시민들과의 충돌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김 대표의 불순한 의도를 느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래는 김씨와 나눈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다. 김씨는 현재 재수를 준비하며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 머물고 있다.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기가 어려워 메신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5.18 전야제에 참석한 이유는?
"광주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5.18을 많이 접했고, 5.18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기념식이 양분되는 것을 보며, 5.18은 현재 진행형의 역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수 중이고, 기숙학원에 머물고 있지만 잠시 나와서 참여하게 됐다.

- 기숙학원에 머물고 있는데, 이날만 특별히 나온 건가.
"요새 슬럼프라 잠시 나갔다 온다고 했더니 (학원에서) 허락해주더라. 사실 5.18 기간이어서 나가고 싶었는데 직접 말할 순 없었다."

- 폭행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5.18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앞에서 고성이 오가는 걸 보고 무슨 일인지 궁금해 보러 갔다. 김 대표 근처로 다가가 야유를 보냈고, 김 대표가 자리를 뜨자 나도 따라나섰다. 그런데 양팔을 벌리고 김 대표를 보호하던 사람이 뺨을 때렸다.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시끄럽다'고 하며 때렸던 것 같다. 욕도 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라는 확신이 들었으나 (때린 사람) 신상을 알지 못해 바로 대처하지 못했다."

- 김 대표의 5.18 전야제 참석에 항의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김 대표의 참석에 항의한 이유는.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 국가 폭력 가해자의 정치적 후예들로 인해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 하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했다."

- 김 대표의 5.18 전야제 참석을 두고 "자극적인 충돌을 언론에 내보여 정치적 이익을 얻을 불순한 의도일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어떤 의미인가?
"김 대표는 (본인이 전야제에 참석하면) 당연히 시민들이 항의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날 전야제에 참여해서도 20분 정도 거센 항의를 받았지만, 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예상대로 언론은 '김 대표 물세례' 등 아주 잠시 일어난 일로 자극적인 기사를 내놨다." 

- 지난 21일 윤장현 광주 시장은 김 대표가 5.18 전야제에서 쫓겨난 것을 '옥에 티'라고 표현했다(관련기사 : 뜬금없는 광주시장 메시지... "김무성에 보낸 사과문"). 어떻게 생각하나.
"광주 시민의 뜻을 왜곡했다. 귀한 손님이 왔으니 접대를 하란 것도 아니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5.18 #전야제 #김무성 #새누리당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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