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트리스' '보글보글'... 되살아난 고전 오락실

[팟짱 인터뷰] 설재우씨 "용 오락실의 추억 되살리고 싶었다"

등록 2015.05.28 16:51수정 2015.05.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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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영상] '뽀글뽀글, 워류겐~' 동네 오락실의 부활 서촌, 이색적인 카페가 즐비한 그 거리 한복판. 그곳에 어릴 적 바로 그 '동네 오락실'이 부활했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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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라이프' 발행인 설재우씨가 종로구 옥인동 서촌마을의 마지막 오락실인 '용오락실'(2011년 폐업)자리에 추억의 게임기를 들여 놓고 '옥인오락실'을 개업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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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가 튀어나오길 기다리는 설재우씨. ⓒ 권우성


"기성세대 시각에서 오락실은 퇴페적이고 폭력적인, 불법적이고 불안정해 보이는 공간이었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갤러리형으로, 오픈형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도 (안을) 볼 수 있는 오락실을 만들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서촌에 '옥인 오락실'이 새로 문을 열었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오락실 내부는 매력적이었다. '테트리스' '보글보글' '스트리트 파이터' 등 추억의 게임 포스터와 생기 넘치는 29인치짜리 '크라운' 오락기 5대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시절 오락실에서 오락 좀 해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비주얼이었다. 옥인 오락실 주인 설재우(34)씨는 "(과거의) 지나간 세대와 고전 게임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며, "국내 최초의 갤러리형 오락실"이라고 자랑했다.

27일 오후, '뽀글뽀글' '삐용삐용' '띠요~옹' 16비트 전자음으로 가득 찬 '옥인 오락실'에서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락기 앞 박정호 기자와 마주앉은 설씨는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대세'인 2015년 서촌 거리에 오락실을 만든 이유로 '아쉬움'을 꼽았다.

옥인 오락실이 있던 그 자리에는 2011년까지 '용 오락실'이 있었다. 설씨는 "제가 알기로 88년, 호돌이 시절부터 해온 오래된, 역사적인 오락실이지만 (중략) 주인 할머니가 (여러 사정으로) 오락실을 그만두게 됐다"며 "아쉬운 마음에 (중략) 지역의 개성과 역사, 특성을 살리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싶어 (이 공간을) 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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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기위에 '용 오락실'을 운영한 할머니 사진이 붙어 있다. ⓒ 권우성


설씨는 용 오락실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다고 말했다. 주인인 할머니 덕분이었다. 설씨는 "할머니는 단순한 오락실 주인이 아니라 '동네 어르신'이었다"며 "동네에서 바른 소리 하시고, 불량 학생들 혼내고, (덕분에) 아이들이 편하게 오는 곳이었다"고 용 오락실을 추억했다. 설씨는 주인 할머니에게 새배하는 재미도 컸다며, "아이들이 '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하면, '오냐, 옛다' 하며 100원, 200원씩. 그럼 바로 오락실 들어가서 쓰고" 라며 웃었다.

설씨가 '용 오락실' 공간을 '옥인 오락실'로 재탄생 시키는데 4년이 걸렸다. 설씨는 "오락실을 (신규로) 허가 받는 게 쉽지 않았다. (중략) 소방안전, 전기안전 필증, 전기 접지(전기 누출을 막는 안전공사) 등 공사 비용도 생각보다 비쌌다"며 "현실적 부분에 조금 주저하다가 개인 사무실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설씨는 올해 소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고전 오락실의 부활'을 염원하는 후원자들을 모았고 그 결과 이달 초 '용 오락실'의 새 이름 '옥인 오락실'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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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 입구에 '오늘의 게임' 목록이 소개되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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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씨는 올해 소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고전 오락실의 부활'을 염원하는 후원자들을 모았고 그 결과 이달 초 '용 오락실'의 새 이름 '옥인 오락실'이 문을 열었다. ⓒ 권우성


설씨는 오락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꼽았다. 설씨는 "오락실에서는 모르는 사람과도 어깨를 맞대고 게임 한판 대결을 하고, (게임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희로애락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촌 주민들의 이야기와 문화를 전하는 매거진 <서촌라이프>의 발행인이기도 한 설씨는 옥인 오락실을 통해 서촌의 감성, '서촌의 사람'이 살아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설씨는 "지금 서촌은 사람보다 돈이라는 경제적, 금전적으로 부각"되지만 "사람에 기반하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단 말이다.

설씨는 이밖에 '옥인 오락실' 개장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 개장 후 손님들의 반응과 향후 계획 등을 전했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아이튠즈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오마이TV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팟빵에서 <장윤선의 팟짱> 듣기

○ 편집ㅣ장지혜 기자

#서촌 오락실 #용 오락실 #옥인 오락실 #서촌 명소 #서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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