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대선 출마, 세 번째 '부시 대통령' 나올까

선거 로고에서 '부시' 빼... 히스패닉 문화와 친숙, 강점으로 꼽혀

등록 2015.06.16 14:11수정 2015.06.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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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대선 출마 선언을 보도하는 NBC 방송 갈무리. ⓒ NBC


'부시 가문'의 세 번째 미국 대통령 도전이 막을 올렸다.

CNN, NBC 등 미국 주요 방송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오는 2016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정치적 고향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데이드 칼리지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을 불러 "더 나은 미국을 위해 수도 워싱턴을 개혁하겠다"고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부시 전 주지사는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워싱턴의 엘리트 정치인들처럼 단지 최고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대통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워싱턴에 도전하고 개혁할 의지를 지닌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시 전 주지사는 플로리다주를 이끌었던 실무 경력과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주지사 시절 13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4.4 % 성장을 기록했다"며 "높은 가계 소득과 균형 예산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19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를 연간 4% 성장시킬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미국 경제를 증권 시장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대통령직을 또 민주당이 차지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존 케리 외교팀은 감당 못 할 위기와 적들을 만들었고 동맹국과의 관계도 망쳐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젭 부시, 선거 로고에 '부시' 뺀 이유는?

부시 전 주지사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41대)의 차남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43대)의 동생이다. 텍사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원으로 일했던 부시 전 주지사는 아버지와 형의 선거 운동을 도우며 자연스레 정치에 입문했다. 플로리다주 상무장관을 거쳐 1998년 주지사에 당선, 8년간 재임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부시 전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대선에서 맞붙어 24년 만에 다시 부시와 클린턴의 가문의 '리턴 매치'가 성사된다. 지난 1992년 대선에서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를 꺾은 바 있다.

미국 최고의 정치 명문가 배경은 부시 전 주지사에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아버지와 형이 쌓아온 지지층을 이어받을 수 있지만 이라크전쟁, 금융위기 등 그늘도 짙다. 여기에 "또 부시 가문이냐"는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

부시 전 주지사가 선거 로고를 '부시(Bush)'라는 성을 빼고 이름만 넣은 '젭! 2016(Jeb! 2016)'으로 발표한 것도 사실상 가문의 정치적 유산이 대권 도전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력, 계파, 연공서열, 가문의 힘으로 내세워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대선 출마는 완전히 공개된 무대에서 경쟁하고 시험받아야 한다"며 가문의 후광을 거부했다.

히스패닉계 지지 앞세워 대권 도전?

부시 전 주지사는 아버지나 형과 다른 독특한 개인 경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학창 시절 멕시코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때 만난 멕시코 여성과 결혼했고, 은행원으로 일할 때 베네수엘라 지점에서 근무해 히스패닉 문화에 친숙하다.

공화당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패한 주요 원인으로 백인 사회에 필적할 정도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히스패닉과 아시안 등 이민자 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을 꼽았다.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부시 전 주지사는 이날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와 아내 콜롬바 부시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어와 스페인어로 번갈아 연설하며 강점을 발휘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또 다른 잠룡으로서 부시 전 주지사의 최대 라이벌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서 히스패닉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건강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히스패닉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어 과연 부시 전 주지사가 경선에서 공화당 강경 보수층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낼 것이냐가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과연 부시 전 주지사가 아버지와 형의 그늘을 벗고 대권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젭 부시 #조지 부시 #미국 대선 #힐러리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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