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35번 환자 인격 살인하고 국민 공포 증폭"

[박정호의 팟수다] 박원순 서울시장 검찰 고발한 최대집 의혁투 공동대표

등록 2015.06.17 08:27수정 2015.06.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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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 ⓒ 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원회 공동대표 페이스북


지난 5일 의료혁신투쟁위원회(아래 의혁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검찰에 박 시장을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4일 이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메르스는 잡지 않고 박원순을 잡으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정책단체라는 의혁투는 왜 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을까.

<오마이뉴스>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최대집 의혁투 공동대표를 만나 이유를 들어봤다.

최 공동대표는 지난 4일 박 시장이 "35번 메르스 환자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의 공포심을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35번 환자에게 전화했으면 적극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했을 텐데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바로 그것을 사실로 확정짓고 발표를 해버렸다는 얘기죠. 박 시장의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5일 "35번 환자와 관련한 모든 기록과 정보는 전적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에 근거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치, 이념 문제 아니라 진실과 인권의 문제"


이어 최 공동대표는 박 시장의 기자회견으로 인해 "35번 환자가 인격 살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마치 본인이 병을 인지하고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500여 명이 참석한 재건축조합 행사에) 간 것처럼 도덕적 악인을 만들어 버렸어요. 낙인을 찍어 버렸어요. 의사로서의 인격, 명예, 인권을 철저히 말살해 버렸어요."

하지만 설령 증상 발현 전이라는 35번 환자의 주장이 맞다고 해도 이 환자가 감염 의심 상태에서 많은 사람이 참석한 행사에 참석하는 등 외부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행여 지난 기자회견에서 시의 의도와는 달리 메르스 전염이 의사와 병원의 부주의 탓이라는 오해가 야기되었을 수 있다"며 "그 일이 당사자와 의료진들의 마음의 상처가 되었을지 모른다, 심심한 유감의 말씀과 함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공동대표는 "아마 이번 주 안에는 검찰에서 연락이 올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고발인 조사를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 시장 검찰 고발에 정치적인 배후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건 정치, 이념 문제가 아니라 진실과 정의, 인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만약 박 시장이 제 정치적 견해와 다른 입장이라고 해서 문제 제기를 했으면 예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문제 제기를 했을 겁니다. 저는 사회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가만히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대표로 있는 자유개척청년단은 공개적인 행동을 했고 과감한 행동을 하는 단체였습니다."

"박 시장 문제 제기 방식, 지금도 이해 못하겠다"

최 공동대표는 지난 2004년 보수시민단체인 자유개척청년단을 결성해 맥아더 동상 철거 저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등 각종 보수집회에서 활동했다.

특히 그는 박 시장의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정부의 '비밀주의'를 깨는 전환점이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 "잘못된 수단에 의해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옳은 수단에 의해서, 옳은 방법에 의해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수적인 효과로 그런 게 있을 수도 있겠죠. 박 시장이 (정부의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때 왜 그런 방식을 취했는지 지금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보건복지부로부터 들은 정보를 얘기했다고 하는데 남한테 전가하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면 안 됩니다. 의학적 소견을 들어야죠. 의학적 소견에 의하면 5월 30일 35번 환자가 보인 증상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 전파력이 없었습니다. 1565명이 자가 격리될 이유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다 증명됐지 않습니까. 14일 간의 격리 기간이 지나면서 단 한 명의 환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최 공동대표는 정부의 메르스 사태 초기 대응은 비판하면서도 '메르스 확산의 최대 숙주'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해서는 "제일 먼저 메르스 환자 확진을 하는 등 의학적으로 대단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제일 먼저 메르스 환자 확진을 했어요. 의학적으로 대단한 성과이고 방역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굉장한 성과입니다. 의료계에서는 대단한 학문적인 성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 관련 공무원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습니다. 언론에 보도됐지만, '메르스가 아니면 병원이 책임지라'는 발언까지 했어요. 우리는 '해당 공무원을 직무유기로 고발할까'라고 고려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에 대해서 매서운 비판을 가하되 반드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 정부 불신을 지나치게 초래하게 하는 것은 이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는 메르스 사태 해결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박 시장에 대한 검찰 고발로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용히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박 시장이) 법적인 도덕적인 응분의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면서 "이게 왜 사회에서 커다란 이슈가 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라고 밝혔다.

최 공동대표는 의혁투가 '선 박원순 고발, 후 발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의혁투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만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이미 5월부터 단체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고 행사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발족식만 6월 14일에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의혁투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서는 "14일에 검찰의 수사 방침이 밝혀진 뒤로 접속자 수가 갑자기 폭증한 가운데 회원 명단DB에 접근하려는 해킹이 의심되는 시도까지 있었다"며 "보안성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일단 잠정 폐쇄했고, 보안성을 강화시킨 다음에 이번 주나 다음 주에 다시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공동대표는 "최근 내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협박성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병원과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두 사람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까지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회나 기자회견 등의 합법적인 수단으로 한다든지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든지 해야죠. 거기도 모욕적이거나 명예훼손적인 표현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요. 의사 표현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서로를 위해서 좋지 않다, 자제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회창 무소속 후보 캠프에서 대외협력팀 특보로 활동했다는 최 공동대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지난 15일 <오마이뉴스> 기자의 의혁투 검찰 고발 관련 질문에 "저는 메르스 치료, 메르스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죠"라며 메르스 대응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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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유진 기자

#박원순 #검찰 고발 #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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