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만 가득한 금강, 되돌리는 방법

[주장] 녹조강에서 비단강으로 돌아가야 한다

등록 2015.06.22 20:12수정 2015.06.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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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만 가득한 금강의 모습 ⓒ 김용복


7~8월은 모든 사람들이 맑은 강, 시원한 계곡으로 휴가를 떠나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젠 강으로 휴가를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더 이상 강은 예전의 맑은 강이 아닌 녹조 강으로 변해버렸기기 때문이다.

녹조는 이제 귀에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렸고, 강에 녹조가 핀다는 것을 전 국민이 다 알게 됐다. 그리고 녹조의 독성도 알게 됐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고 올해도 어김없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녹조문제가 여름철 해프닝처럼 변해가고 있다.

녹조문제는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니다. 강이 죽어가고 있으니 살려달라고 보내는 하나의 신호라고 봐야한다. 금강의 녹조는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만들어진 후 담수와 유속감소로 인해 금강 전체에 피어나게 됐다.

금강의 녹조는 언제부터 피었을까?

녹조발생은 환경부의 조류경보제와 수질예보제(4대강 사업때 만듬)를 통해 알 수 있다. 조류경보제는 호소를 측정, 수질예보제는 강(유속이 있는)을 측정하는 데 사용한다. 수질예보제는 조류경보제보다 매우 완화된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조류경보제 발령 기준 수질오염경보의 종류별 경보단계 및 그 단계별 발령-해제 기준. ⓒ 김성중


수질예보제 발령 기준 수질관리 단계 및 발령 절차. ⓒ 김성중


환경부가 공개한 2012~2015년 수질예보제 관심단계(클로로필-a 농도 35㎎/㎥ 초과, 남조류 세포수 10,000/ml 이상) 발령현황을 보면, 녹조 최초발생 시기는 5월에서 4월로 앞당겨지고 최종시기는 10월에서 11월로 늘어나고 있다.

금강 녹조 발령기간을 보면 2012년 44일, 2013년 48일, 2014년 64일, 2015년 5월까지 31일 발생을 했다. 2015년의 경우 대규모 발생시기인 7~8월을 포함한다면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이전은 수질예보제 기록이 없다.


2012~2015년 수질예보제 발령 현황 4대강 사업 후 만들어 현재 강에서 녹조측정을 하는 수질예보제. 2012~2015년 금강 수질예보제 발령 현황. ⓒ 환경부


금강은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로 인해 담수가 되면서 유속이 느려졌다. 2014년 국토환경연구소에서 금강 중류지역 유속을 측정한 결과 백제보 상류 0.02㎧, 공주보 상류는 제로수준으로 측정됐다. 0.02㎧는 초당 2cm로 흐른다는 의미로 거의 멈춰있다는 것이다. 즉, 금강은 호소기준인 조류경보제로 녹조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2~2015 수질예보제-조류경보제 발령 일수 비교 표 금강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조류+수질 측정자료 확인 결과, 녹조 발령일이 조류경보제로 대입했을 경우 10일 이상 차이를 보임. 남조류 세포수 기록이 누락되어 발령일은 더 많을 것. ⓒ 김성중


조류경보제 분석표를 보면 2013년 수질예보제 발령 48일, 조류경보제 발령 60일임을 알 수 있다. 2014~2105년 수치 확인결과 8월 9월 남조류 세포수가 0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 많았다. 측정하지 않았거나 기록하지 않은 것이다. 제대로 기록된 수치로 확인을 한다면 녹조 체류일수는 제시된 것보다 더 많을 것이다.

녹조강에서 비단강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이 고였으니 당연히 여름엔 (녹조가) 생기지, 안 생기면 이상한 거지... 고인 물이 썩는 건 애기들도 다 알어, 물 흘려보내면 해결될 것인데..."

매번 여름철 녹조 조사를 할 때면 지역주민들에게서 듣는 말이다. 녹조는 유속으로 해결한다. 유속은 막힌 것을 뚫으면 해결이 된다. 얼마 전 재밌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16일 낙동강 조류경보가 발령되어 강정고령보 등 4개보에서 펄스형 방류를 했다. 수문개방으로 녹조가 사라졌지만 수문을 닫으니 다시 녹조가 생겼다.

금강 녹조에 따른 보 운영을 자원공사에 문의한 결과 담당자는 "금강의 수질 및 생태관리 등 환경보전과 오염방지는 환경부에서 수행하고 있기에 관여대상이 아니다"라며 "단, 보 관리자로서 환경부와 협조·지원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 버블기, Water-Health 시범적용으로 영양염류저감 노력을 하고 있으며, 지난주 댐·보연계운영협의회를 통해 수질예보제 관심단계 발령 후 5일째 되는 날에 펄스형 방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버블이나 펄스형 방류는 모두 기술적으로 유속을 일으키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위적인 유속을 일으킬 필요 없이 보 수문을 상시개방하면 녹조는 해결된다. 원인이 명확한데 원인제거는 안하고 상황에 따른 해결책만 제시하는 것은 태만이다. 더 이상 강을 가두지 말고 흐를 수 있도록 수문을 열어야 할 것이다.
#금강 #녹조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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