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키우는 온실' 가꾸는 부부

소중한 손님들이 모였습니다

등록 2015.06.24 13:32수정 2015.06.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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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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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프원의 서재에 모였던 사람들. 우측 권영미 한국벤쳐농업대학의 사무국장, 가운데 별빛농장 이현주 대표 ⓒ 이안수


지난 5월 중순, 여러 지인이 모티프원에 모였습니다. 

예술을 하는 분, 대학에서 건축을 가르치는 분, 미국에서 비즈니스 코디네이터를 하시는 분, 스페인에서 사업을 사시는 분, 그리고 두 분의 여성. 이제는 몇몇 지인만 만나도 이렇듯 유럽과 북미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삶을 펼치고 계신 분들이 함께하기 마련입니다. 이제는 한 나라가 아니라, 지구의 온 대륙이 한 생활권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두 분의 여성 중 한 분인 권영미선 생님은 한국벤쳐농업대학의 사무국장이자 교수라고 지인이 귀띔해주셨습니다.  

"이 대학은 영농법을 가르치기보다 농업을 첨단 비즈니스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농업인들의 아이디어들을 신기술과 어떻게 접목하고 어떻게 경영하고 마케팅할 것인지를 공부합니다. 지식 기반 사회에 있어서 농업 전략을 다루는 대학이에요."

권선생님은 제 의문에 구체적으로 답해주셨습니다.  2001년에 설립한 이 대학은 주말에 강의가 있습니다. 주중에는 열심히 각자의 일을 하다가 주말에 전국 각지에서 모여 공부를 합니다. 전용 캠퍼스가 없다가 동문 농업인이 제공한 충남 금산에 터를 잡았습니다.  

"농협, 삼성경제연구소, 농촌진흥청 등에 재직하던 분들의 농촌 봉사 활동으로 시작해서 지식나눔으로 농촌 정보화 교육을 시작한 것이 이 대학의 씨앗이 됐습니다." 


지식 기반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농업이어야한다는 '앞선 생각'과 그 생각을 봉사로 실천하는 '선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학의 산파가 된 만큼, 지금도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원들과 성공한 선배 벤처 농업인들이 주말에 강의실로 달려와 강의를 맡아주고 있습니다. 

이 대학의 태동에 함께했던 권영미 사무국장님은 현재 에이넷 디자인&마케팅 대표이자 농어촌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을 함께 맡고 있었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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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키우는 온실'을 짖고있는 가야산 별빛농장의 권오일, 이현주 부부. 농사는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이 바탕이고 자연은 조화로움 자체입니다. 상생을 생각하는 일 또한 이 신참 농사꾼 부부가 자연을 지극히 경외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 신정균


권영미 선생님과 각별한 사이로 보이는 다른 한 분은 합천에서 오신 별빛농장 이현주 사장님이셨습니다.  이현주선생님은 시골에서 태어나 대처에 나가 공부했습니다. 대처에서 결혼한 남편과 함께 농업관련 분야에서 함께 사업을 일구며 열심으로 젊음을 살았습니다.

문득 뒤돌아보니 부부도 은퇴 후를 생각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부부는 몇 해 전에 가야산 자락에 농장을 할 만한 땅을 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공부하며 흙을 일구며 보낼 노후를 준비했습니다. 지인들과 터키를 여행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늘 일에 매여 있었기 때문에 해외 여행할 기회가 통 없었습니다. 이 터키 여행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이 닿아있고, 성서의 이야기가 실재하고 그리스 신전이 저를 반겼습니다. 교과서 속에만 있는 것으로 믿었던 동서고금이 혼재하는 그곳을 이미 은퇴를 생각하는 제가 아니라 미래를 책임질 청년이 와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청년이 꿈꾸고 미래가 바뀔 수 있을 테니까요."

여행에서 돌아온 이현주선생님은 남편과 마주앉았습니다. 부부의 가야산 별빛농장에 1천 평의 온실을 짓고 그 온실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매년 청년들에게 해외 여행의 기회를 주자고 손가락을 걸었습니다. 그 온실은 결국 '사람을 키우는 온실'이 된 것입니다. 

며칠 전 모티프원에서 함께했던 몇몇이 별빛농장을 방문했습니다. 그 분들이 보내온 사진 속에는 방문객을 맞는 이현주선생님 부부가 있었고 그 부부의 뒤로는 사람을 키울 웅장한 온실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습니다.

한국벤쳐농업대학 권영미 선생님이 함께 책임을 지고 있는 '농어촌 청소년 육성재단'은 농어촌 청소년들의 꿈을 고무하고 그 꿈을 이룰 토대를 만들어주는 일이 제일 큰일입니다.  이현주 부부가 온실에서 땀을 흘려 거둔 수확은 이 재단에 맡겨져 청소년들의 꿈을 키울 거름으로 쓰이게 됩니다.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별빛농장 #이현주 #권오일 #한국벤쳐농업대학 #권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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