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뺨 때린 노인, 4년전 박원순 시장도 폭행

[단독] "난 빨갱이 사냥꾼" 야당 정치인 상습 폭행... 유족 "상가 와서 상주 모욕한 셈"

등록 2015.07.30 21:14수정 2015.07.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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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운명이 그것 뿐인데..." 유족 뺨 때린 행인 29일 안산 분향소에서 한 유족의 뺨을 때려 경찰에 입건된 60대 여성 박아무개씨(가운데 왼쪽)가 3년 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을 폭행해 수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유가족 제공


경기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의 뺨을 때려 경찰에 입건된 60대 여성 박아무개씨(66)가 4년 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을 폭행,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오마이뉴스> 제보 취재를 통해서 처음 알려진 사실이다. 피해 유족의 부상은 경미한 편이나, 가해자 박씨가 폭행 시도를 반복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 처분이 주목된다.  

30일 안산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29일 오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 뺨을 때려 물의를 빚은 66세 여성 박씨는 지난 2011년 11월 박원순 시장을 폭행한 이와 동일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당시 서울 시청역 지하철에서 민방위 훈련을 참관 중인 박 시장에게 "빨갱이 물러가라"고 외치며 뒤통수와 목을 가격해 그 자리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박씨는 그 외에도 2011년 8월 천정배 당시 민주당 의원(안산 단원갑) 사무실에 찾아가 "나는 빨갱이 사냥꾼"이라면서 보좌관을 때리고, 같은 달 '반값등록금' 행사에 참석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에게 욕설을 뱉으며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야당 정치인을 상대로 한 상습 폭행이 계속되자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1개월 치료감호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박씨는 치료감호가 끝난 직후인 2011년 12월 말,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도 소란을 피워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약 3년 반 만인 지난 29일 박씨는 세월호 유가족을 폭행한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모두 빨갱이"... 극단적 발언으로 적대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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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의 뺨을 때려 경찰에 입건된 60대 박아무개씨가 3년 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을 폭행, 수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011년 11월 13일 '한미FTA 저지,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1 전국노동자대회' 당시 박씨의 모습. 당시 박씨는 주최측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 권우성


정부 비판적 인사들에 대한 박씨의 상습 폭행과 폭언은 그의 '반공주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월 5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박씨는 "김대중·노무현은 모두 빨갱이고 추모하는 사람들도 다 빨갱이"라면서 "평화통일을 하려면 빨갱이를 모조리 죽여야 한다, 토막 쳐서 북한에 보내버려야 한다"라는 등 극단적인 발언으로 적대감을 표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박씨는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집회에 종종 참석한다며 "난 남의 돈 안 받고 아들 용돈 받아서 혼자 활동한다, 배후단체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1971년 대선 때 동네 할머니가 말해줘서 김대중이 빨갱이인 것을 알게 됐다" "노무현 묘소에 절한 박원순도 빨갱이다, 나는 애국정신으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9일 박씨에게 봉변을 당한 유가족은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실 제가 맞은 건 별로 큰 문제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내 그는 낮은 목소리로 "하지만 상갓집에 와서 상중인 가족들에게 '애들이 죽을 때가 돼서 죽은 건데 왜 국가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는 게 참…"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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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운명이 그뿐, 왜 정부 욕해" 유족 뺨 때린 행인

○ 편집ㅣ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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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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