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새누리당 의원, 징계없이 탈당 처리

새누리당의 '안이한 대처'... 심학봉 의원 "당에 부담주지 않으려고"

등록 2015.08.03 14:41수정 2015.08.03 21:43
26
원고료로 응원
a

새누리당 심학봉 의원. 사진은 지난 2012년 10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3일 오후 3시 45분]

4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이 3일 탈당했다. 새누리당은 성폭행 의혹에 휘말린 심 의원을 "비호할 이유가 없다"라며 파문 차단에 나섰지만, 당 차원의 징계 조치는 취하지 않아 '안이한 대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심 의원은 이날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 주민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모든 것이 저의 부주의와 불찰로 일어난 일이기에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새누리당을 떠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곧바로 탈당 신고서를 제출했고 새누리당은 이를 접수해 처리했다. 정당법상 탈당 신고서는 접수된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심 의원은 새누리당 당적을 잃게 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160석에서 159석으로 줄었다.

경찰 '피의자' 신분 조사 앞둔 심학봉, 탈당... 당 차원 징계는 '밍기적'

대구지방경찰청은 심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심 의원이 피해자에게 "성관계가 강제는 아니었다"라고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이미지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 당국의 법 집행에 누구도 성역이 될 수 없다"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은 (심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징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지나치게 안이한 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현역 의원이 성폭행 혐의에 연루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원직 결격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 새누리당이 경찰 수사를 핑계로 선제 대응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심 의원은 국회 회기 중 소속 상임위원회 회의가 열리던 시간에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심 의원은 새누리당 경북도당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경찰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라며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고, 그 사이 심 의원은 당을 떠나겠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야당 "새누리당 성 추문은 연중행사"... 여당도 "중징계 불가피"

야당은 또다시 불거진 새누리당의 성 추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캐디 성희롱과 강용석 전 의원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등을 언급하면서 "여당의 성 추문은 연중행사처럼 치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데 여당 내부 단속도 못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법적으로 무혐의가 나더라도 정치·도의적 측면이 있다"라며 "성폭행 없이 단순 성관계 정도만 있었더라도 국민의 상식에 따라 출당 등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학봉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특혜 의심' 해병대 전 사단장, 사령관으로 영전하나
  2. 2 "윤 대통령, 달라지지 않을 것... 한동훈은 곧 돌아온다"
  3. 3 왜 유독 부산·경남 1위 예측 조사, 안 맞았나
  4. 4 '파란 점퍼' 바꿔 입은 정치인들의 '처참한' 성적표
  5. 5 창녀에서 루이15세의 여자가 된 여인... 끝은 잔혹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