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꿈, 보라빛 나르샤

소향 이영미 작가를 만나다

등록 2015.08.19 13:47수정 2015.08.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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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꿈 , 유미주

단발머리 소녀에게 붉은 입술이
붉디 붉은 야무진 그 입술이
무엇을 말하려다 꾹 다문다

세상을 삼킬 듯한 눈망울이
유난히도 새까만 두 눈망울이
무엇을 말하려다 울어 버렸다

어느새 붉은 입술 보랏빛 물들이고
흘러내린 눈물 자국 향기가 되어지니
새까만 눈망울은 꿈으로 피어난다

보랏빛 향기를 품에 안고서 여인은 그렇게 날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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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이영미 작가 ⓒ 이영미


'나르샤'란 '날아 오르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경상북도 의성군 한 작은 마을, 가슴에 꿈을 품은 단발머리 소녀가 있었다. 어떠한 순간에도 품은 꿈을 꺾지 않았던 야무진 소녀가 젊은 날을 지나 여인이 되었다.

꽃의 본질은 망울진 봉오리가 아니라 피어나는 것이다. 때가 되면 망울진 온몸을 자유롭게 펼치고 향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이다. 소녀의 가슴에 품었던 망울진 봉오리는 보랏빛 향기가 되어 사랑을 피워 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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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빛 나르샤 작약 ⓒ 이영미


이영미 작가의 '꽃'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놓아 물감으로 그려진 붉은 작약 앞에 코를 대어 보게 한다. 작품 앞에 서면 활짝 피어오른 꽃의 기운에 취해 어질할 정도라니 과연 그것은 꽃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기에 그런 것 같다.

여러 날을 살아오면서 여전히 꺾지 않았던 꿈과 사랑과 자유가 있었다. 향기 있는 삶을 살고자 늦게 붓을 잡았으나 향기는 없었다. 어느 날 창가에 앉아 햇살받은 꽃을 보다가 그렇게 찾던 자기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날 그 순간, 숨이 멈춰 버릴 것 같았다고 한다.

이영미 작가는 가슴속에 다이너마이트 같은 열정을 품은 사람이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꽃 망울을 터뜨리고 나서야 사그라진다. 수채화 작업만 10년이 넘었으니 종이 위에서 물이 흐르고 마르는 것을 잘 이용해야 원하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작업은 고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꽃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의 얼굴 속에 한 떨기 탐스런 작약이 보이니 이것을 뭐라 설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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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Open Art Fair 2015, Coex B Hall 이영미작가 ⓒ 이영미


꽃은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그 향기와 색깔로 보는 이의 기억속에 담겨져 간다. 자기 자신을 위해 피어나는 꽃, 아름답고 당당하게 자신의 향취를 뿜어내며 사랑하며 살고자 한다. 작가의 손에서 피어나는 꽃이 보는 이에게 소망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년의 꿈이 올해의 사랑이고 내년의 향기가 될 것을 믿는다.

'보랏빛 나르샤'는 이렇게 날아 오른다.

이영미 작가의 작품중에 한 작품이 7월 6일 '나혜석 미술대전 -  최우수상' 을 수상하였다.  보라빛 나르샤는 이렇게 멋지게 날아 올랐다. 우리 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꿈을 실어 날아 오르길 기원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도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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