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보다는 모바일, '다음' 흔적 지우는 '카카오'

[그래픽] 임지훈 대표 체제·사명 개정으로 '백도어 상장' 마무리

등록 2015.09.01 16:03수정 2015.09.02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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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에서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가 'daumkakako' 로고를 선보였다. ⓒ 권우성


'다음카카오'가 '카카오'로 바뀐다.

다음카카오는 1일 '카카오'로 회사 이름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합병으로 다음카카오가 출범한 지 11개월 만이다.

다음카카오 11개월 만에 '카카오'로, "모바일 브랜드 경쟁력 강화"

다음카카오는 이날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을 대표하는 기업 이름으로 '카카오'를 전면에 내세워 모바일 시대의 주역이 되겠다는 기업 정체성을 확고히 한 것"이라면서 "모바일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본격 성장하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포털 서비스 '다음',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웹과 모바일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다음카카오' 사명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도 존재해 왔다"면서 "이에 모바일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명 변경 이유로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지향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다는 점, ▲최근 카카오택시의 성공과 함께 모바일 생활 플랫폼 브랜드로 의미 있는 확장을 하고 있다는 점, ▲합병 이후 진정한 통합과 모바일 정체성을 강화해 향후 기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을 꼽았다.

결국 카카오 입장에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로 이어지는 모바일 브랜드 확장에 '다음카카오'란 회사명이 걸림돌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또 기존 다음 임직원들과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어느 정도 마무리 수순이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달 10일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부터 감지됐다. 각각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 구 체제를 상징하는 최세훈-이석우 공동대표 체제를 끝내고 사실상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친정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관련기사: 카톡 가치 알아본 30대 사장, 다음카카오 수장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400여 명에 이르는 제주 본사 핵심 인력을 오는 2017년까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으로 순차적으로 옮기기로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 쪽은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미디어본부 등 인력이 빠져나가면 '무늬만 본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관련기사:  "박근혜도 다녀갔는데..." 다음카카오 제주 인력 철수 논란 )

새 술은 새 부대에? 다음 전 임직원-누리꾼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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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출범 선언 지난 2014년 5월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대표가 '다음카카오'로 합병을 선언했다. ⓒ 권우성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임지훈 신임 대표 선임과 사명 변경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셈이다. '다음'은 PC 포털, 다음 모바일 앱 등 서비스 브랜드로 계속 명맥을 유지될 예정이지만, '다음'이란 회사 이름은 1995년 이재웅 창업자가 설립한 이후 20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다음카카오 사명 변경에 한때 다음에 몸담았던 임직원들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 서비스지원본부장을 지낸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거시(유산...편집자 주)인 '다음'을 버리고 모바일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듯"이라면서도 "이해는 가지만 다음 출신으로 아쉽기도, 진짜 굿바이 다음"이라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누리꾼들도 20년 가까이 익숙했던 '다음' 브랜드가 사라지는 데 아쉬워하면서도 '백도어 상장(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을 인수해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 특성상 이미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 6월 말 서비스를 종료한 '마이피플'을 비롯해 '다음뮤직', '다음클라우드' 등 기존 다음 서비스들이 잇따라 사라지면서 다음 종료 서비스는 '다음'이란 말도 회자됐을 정도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전 회사명을 단순히 이어 붙인 임시적인 이름이어서 브랜드로 어색했다"면서 "제3의 브랜드보다는 카카오가 모바일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가 있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에는 현재 자회사 포함해 32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합병 발표 당시까지 다음커뮤니케이션 직원이 2600여 명인 반면, 카카오 직원은 600여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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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서비스 발자취 ⓒ 봉주영


#다음카카오 #카카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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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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