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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후 충남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올바른 교과서'라고 명칭을 한 한국사 국정교과서 행정예고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이희훈
"주체적인 민족의식에 ○○하고 민족중흥의 의욕에 충만한 후세국민을 길러낸다는 관점에서 볼 때… " - 1973년 6월 9일 박정희 정부 청와대 비서실 보고서 <국사교과서의 국정화방안 보고(문교부)>
"역사 교육은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민족적 자긍심을 기르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줘야 한다." - 2015년 10월 12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 발표 기자회견
박근혜 정부는 12일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1973년 박정희 정부 때 국사 과목의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42년 만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2년 10월 장기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초헌법적인 유신을 선포했고, 이듬해 정권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포함한 국사 교육 강화를 추진했다.
<오마이뉴스>가 박정희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 보고서와 12일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발표 내용을 비교한 결과, 박정희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시대적 차이에도 서로 내세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리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희·박근혜 정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리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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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6월 박정희 정부 청와대 비서실 보고서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 보고(문교부)> ⓒ 국가기록원
황우여 장관은 12일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발표하면서 현행 검정교과서를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역사 교과서에는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많아, 역사 인식 이해에 혼란을 주고 국론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로 인해 근대 이후 산업화를 최단 시기에 달성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를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특정 이념으로 호도될 수 있다는 국민 우려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박정희 정부 청와대 보고서 역시 비슷한 논리를 보여준다. 국사교과서 국정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일본의 식민 정책이나 우리의 의타성에 의하여 다분히 왜곡되고 타율적인 이제까지의 역사관은 시급히 청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검정교과서 저자들이 현재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어렵다는 논리도 똑같이 등장한다. 황우여 장관은 "출판사와 집필진이 잘못된 내용을 근본적으로 고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국정교과서는) 정부가 직접 오류를 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의를 종식하고자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정부 청와대 보고서는 "민족중흥의 의욕에 충만한 후세국민을 길러낸다는 관점에서 볼 때 현행 국사교과서의 내용은 상당 부분의 개편이 필요한 바, 현재의 검정교과서(중·고교 각 11종) 저자들이 개별적으로 이러한 개편작업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박정희 정부 "권위를 높이겠다" - 박근혜 정부 "최고 품질 교과서"
국정교과서가 최고의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동일하다.
황우여 장관은 "국민이 걱정하는 이념 편향성을 불식시키고, 미래 주역인 청소년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키우기 위해 헌법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를 만들겠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검증된 사료에 따라 정확하게 기술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과학·예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 발전상을 공정하게 기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사편찬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최고의 집필진을 구성하고, 편찬심의위원회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하여 사실 오류가 없고 이념 편향성이 배제된 최고 품질의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정부 청와대 보고서에도 "사학자들의 폭넓은 참여에 의한 국사교과서의 단일화로 복잡다기한 주관적 학설을 지양하여 해방 이후 사학계가 쌓아온 역사연구의 업적과 성과를 보다 체계화하고 신빙도 높은 풍부한 사료에 입각한 민족사관의 통일과 객관화를 기함"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보고서는 또한 "새로운 가치관 확립을 위한 일관성 있는 교육을 위하여 현재 국정으로 되어 있는 도덕·국어과목과 함께 가치관 교육의 중핵이 되는 국사 과목도 국정화가 요청된다"고 밝혔다. 또한 "교과서의 국정화로 내용의 충실화를 기하고 권위를 높이겠다"고 했다.
박정희·박근혜 정부 모두 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선정에 어려움을 예상했고, 그 대안도 똑같다. 바로 국사편찬위원회를 활용하는 것이다. 박정희 정부 청와대 보고서는 집필진 선정이 어렵지만, 국사편찬위원회 및 국사교육강화위원회와 협의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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