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국방부는 육사부, 문민 국방장관 나와야"

[국회 대정부질문] "미국은 문민장관 법제화, '군 출신 국방장관' 촌스러워"

등록 2015.10.14 14:58수정 2015.10.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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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정두언 의원. ⓒ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방개혁을 하려면 문민 국방장관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민 국방장관'론은 노무현 정부 시절 논의가 있었으나 실현되지 못했고, 그 이후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사안이다. 새누리당 쪽에서 이 같은 요구가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정 의원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 중에 "개혁이란 기득권 구조를 바꾸는 것이 관건인데, 그 기득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안에서 개혁을 한다고 하니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나온 국방부 간부와 산하 기관장 43명 중 사관학교 출신이 33명이었고 이 중 30명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었다"는 일화를 소개한 뒤 "이건 국방부가 아니라 '육방부', '육사부'이다. 이래놓고 국방개혁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의 창조국방 담당자도 육사 출신인데, 이 사람이 기득권 구조 깰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계속해서 "선진국은 다 문민이고, 미국은 법제화까지 돼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군 출신 국방장관은 촌스럽다. 그래서 우리 군은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군인의 군대'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문민국방장관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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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문 출석한 황교안 총리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황교안 국무총리가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황 총리가 "인사는 출신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총리도 사석에서는 동의한다고 하실 텐데 답변이 실망스럽다"며 "사석과 공석의 답변이 똑같아야 책임총리이지 그렇지 않으면 의전총리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미국이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등 4대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해 난관에 봉착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 대해서는 "18조 원(개발 비용 8조6700억 원과 양산비용 9조6000억 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이 실패하면 거의 국가적 재앙"이라며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 중에 미국과 핵심기술 협의가 실패할 경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KF-X 4대 핵심기술 이전 문제 한미당국 간 협의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기술 강국들조차 20~30년 걸린 전투기 개발 사업을,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10년 만에 마치겠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 방사청, 공군, 국방과학연구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은 공통적으로 '문제는 있으나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들은 사업을 추진해온 주체들이라는 점에서 '사업 전면 재검토'는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죽으나 사나, '가능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대통령과 총리가 책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이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 (한미) 국방당국 간 그 부분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속속 터져 나오고 있는 방위산업 비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제 방위사업청이 그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방위사업청을 폐지하고 국방부에 획득차관제를 신설하여 이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방위사업청을 그대로 두고 부분적으로 손을 보는 정도로는 안 된다는 게 국방위 소속 의원들 다수의 의견"이라며 "그런데 그 부패한 군에 다시 이 업무를 맡기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아니라 대통령과 총리가 나서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에 대해 "국민께 걱정 끼치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 보완하기 위한 검토를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의원님이 말씀하신 부분도 같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회 대정부질문 #정두언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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