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사무실 여전히 '잠금'
"일상적 업무면 왜 문 못 여나"

[4신] 경찰, 전날밤부터 교대로 지켜... 야당 "의정 활동 방해"

등록 2015.10.25 21:37수정 2015.10.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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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팀
취재 : 윤근혁, 강민수, 유성애, 조혜지
사진 : 유성호, 이희훈
편집 : 장지혜, 김지현,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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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공개(TF)팀과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부에서 TF 관계자가 취재진의 눈을 피해 가방을 들고 2층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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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공개(TF)팀과의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건물 앞에서 야당 의원실 관계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밤샘 비상 대기하고 있다. ⓒ 유성호


[4신 : 26일 낮 12시 5분]
티에프팀 밤새 '잠금 상태'... 야당 의원들 "의정 활동 방해"

25일 오후 8시부터 굳게 닫힌 교육부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팀' 사무실의 문은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열리지 않았다.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비밀 티에프팀 팀원 서너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혜화동 국제교육원 외국인 장학생회관 앞은 경찰 병력 80여 명이 전날 밤부터 교대로 지키고 섰다.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 30분께 티에프 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네 사람이 서류를 옮기는 모습이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26일 오전 9시께에도 팀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문 인식기를 누르고 사무실로 들어가 서류 가방을 들고 2층으로 뛰어 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야당 교문위 위원들이 건물 직원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지문 인식기는 원래 건물에 없던 것으로, 지난주께 설치된 것이다.

밤새 현장을 지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야당 위원들과 보좌진, 취재진은 담요로 몸을 감싸고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이기도 했다. 교대로 회관 앞을 지킨 김태년, 유은혜, 정진후, 안민석 등 야당 교문위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시작 전 어버이연합 등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현장을 찾아 발언을 준비하는 의원을 향해 "저 의원들 다 빨갱이들이다"라는 등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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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어버이 연합 회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려다 경찰에게 저지 당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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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어버이 연합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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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어버이 연합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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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교문위 소속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오전 9시 15분께 현장에 도착한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 기간 때도 그렇고, 지금 상황도 마찬가지로, 굉장히 큰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민을 대신한 의정 활동을 원천적으로 무력화한 것이며,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이 무리하게 진입 시도와 대치를 벌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 국민이 신변을 보호해 달라고 하면 이렇게 많은 병력을 투입하나"라면서 "이 많은 경찰 병력을 누가, 왜 요청을 했는지 확인할 것이며 교문위 야당 의원의 의정 활동을 방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이 26일 해당 건물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평소 건물을 관리·운영해왔던 직원 모두 비밀 티에프팀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기자회견에서 "(현장 직원에 따르면) 추석 전 교육부로부터 전화로 이 건물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황우여 장관과 오전에 나눈 통화 내용을 함께 전했다. 김 의원은 "교육부가 해명한 내용과 동일하게 일상적인 교육부 업무를 했다고 하는데, 일상적 업무를 했으면 문을 열지 못할 이유가 있냐"면서 "정당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이는 관계 법령에도 위배 된다"고 주장했다.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비밀 티에프팀의 구성원과 역할이 적힌 제보 문건을 설명하면서 "사실상 당 대표부터 (교육부 국감 당시) 교문위 국감 비서 실장, 여당 발언자 모두 이 티에프팀이 제공한 논리를 통해 국정화 추진의 정당성을 설파해온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정부와 여당이) 현 검·인정 교과서가 굉장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한 내용들의 증거이며,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행정 예고 기간에 여론 조작까지 한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은혜 의원은 기자 회견 말미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교육부의 고위 책임자가 와서 티에프팀을 왜, 누가 설치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장관에게 요청한 상태다, 답변을 기다리며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 회원들, 야당 교문위원 향해 "못 빠져 나가게 막아"

한편 기자회견 후 우측 국립국제교육원 건물로 이동하던 야당 교문위 위원을 향해 앞서 대기하고 있던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이 욕설을 하며 길을 막아서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이들은 20분가량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후 오전 12시께 비밀 티에프팀 팀원이 있다고 추정되는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 정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빨강, 파랑 플라스틱 의자를 3열로 맞춰 앉은 50여 명의 시위자들은 "새민련 의원 나와라, 끝장 토론하자" "국정 교과서 강력히 지지한다"고 외쳤다.

"못 빠져 나가게 막어."
"자자 자리 이동합시다."

이들은 30분 후 의자를 들고 야당 교문위원들이 있는 오른편 건물로 다시 이동했다. 마이크를 잡은 시위자는 "점심을 먹더라도 30명의 특공대는 남아서 저 놈들 못 나가게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3신 : 26일 오전 2시 10분]
"답변한다던 교육부, 지금껏 답 없어"... 교육부 긴급 해명 "한시적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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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을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자, 이들이 사무실 창문을 걸어 잠그며 손으로 가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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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선조직 사무실을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자, 이들이 사무실 내 불을 끄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유성호


야당 의원들이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 면담을 촉구했지만, 교육부는 끝내 이를 거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BH(청와대) 일일 점검 회의 지원' '언론 동향 관리' 등을 맡아 운영 중인 비밀 티에프팀의 내부 문서를 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결국 답변을 듣지 못했다.

도종환 의원은 26일 오전 1시 10분 서울 종로구 혜화동 국제교육원 외국인장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가 앞서 답변을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지금껏 아무 답변이 없다"라면서 "면담을 촉구하는 것인데 무슨 (경찰과) 대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단 가고 내일(아침에) 다시 오겠다"라고 말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교문위 소속)도 "우리는 단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면담을 촉구 중인데, 교육부가 이를 모두 거부하고 아무런 답변도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부 해명대로 이것이 필요한 티에프팀이었다면 왜 이런 식으로 경찰을 불러 감추려고 하는 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측은 이날 오전 0시 30분께 긴급 해명자료를 내고 "효율적 업무 추진을 위해 현행 역사교육지원팀의 인력을 보강한 것"이라며 "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과 관련해 국회 자료 요구 등 업무가 증가, 지난 5일부터 (이 팀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의 해명을 두고 "언제 발족했든지 일단 사실관계를 확인해줘야 할 것 아닌가" "떳떳하다면 왜 (건물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자료 제출도 거부하는가"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면담 상황을 위해 최소 인원만을 남긴 뒤, 26일 오전 9시께 다시 와서 이 팀의 구체적인 업무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장학생회관 내부에는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등 관계자 서너 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전 1시 50분 현재 경찰 80여 명이 건물의 정문과 옆문 등을 둘러싸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다. 새벽까지 대치가 길어지면서, 건물 내부에서 티에프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무실 불을 켰다 끌 때마다 취재진이 몰려드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오마이TV는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 외국인장학생회관 앞에서 '긴급 생중계'를 이어가고 있다(생중계 보러가기).

[2신 보강 : 26일 오전 1시 32분]
야당 의원들, 밤샘 대치 각오... "떳떳하면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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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꾸려진 정부의 역사교과서 비공개(TF) 사무실 출입이 통제되자 관계자들에게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야당 의원들과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태스크포스(TF)팀과의 대치가 세 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밤샘 대치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의 비밀스러운 국정화 작업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되고 있다.

25일 오후 11시 현재, 비밀 사무소가 차려진 것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의 불은 꺼져 있다. 전체 3층 건물에 1층 사무실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은 국비 장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 머무는 숙소로 사용된다.

경찰 병력이 건물의 정문과 후문을 가로 막아 야당의원과 취재진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티에프팀 공무원으로 보이는 직원 서너 명이 건물 안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전체 조직은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도종환·김태년·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나와서 하고 있는 일을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과 일문일답 전문이다.

도종환 의원: "오늘 오후 8시경에, 이곳 국제교육원 장학생 회관 건물에 왔다. 지금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국민들 의견을 듣고 다음달 5일, 행정 절차를 확정하도록 돼 있다. 아직 확정 전인데도, 정부는 국정화 작업을 지난 9월 말부터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작업은 청와대에 일일보고가 되면서 진행됐다.

국정화 작업은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 건물에서 정부 공무원 21명이 비밀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도대체 일을 어떻게 추진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찾아왔지만 안에서 직원들이 불을 끄고 나오지 않고 있다. 저희는 계속 만나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다."

- 건물 안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태년 의원 : "직원들이 떳떳하다면 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나와서 정당하게 절차를 밟아서 했다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문을 걸어 잠그고, 불까지 껐다. 떳떳하지 않은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 도착했을 때에 실랑이가 있었나.
도종환 의원 : "직원 2명이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더니 지금까지 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

- 일요일 한밤중에 나오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도종환 의원 : "휴일에도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소관 업무이기도 하고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일이다. 이런 일을 일요일에도 하고 있다고 해서 몇몇 의원들과 같이 왔다."

- 이와 관련해 황우여 교육부장관에게 연락을 해봤나?
김태년 의원 : "교육부 장관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교육부 기조실장에게도 연락을 취하지만 받지 않았다."

- 경찰은 왜 출동한 것인가.
도종환 의원 : "듣기로는 누군가에게 신고를 받았다고 한다. 누구로부터 신고를 받았는지 확인이 안 된다."

- 안에 몇 명이 있는지 확인이 되나.
정진후 의원 : "서너 명이 있는 것으로 안다."

- 국정화 티에프팀의 활동이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나?
김태년 의원 : "여론은 객관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 티에프팀에서 칼럼자까지 언론 섭외를 했는데, 이것은 국민여론을 조작하겠다는 것이다. 정당하지 못하다."

-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나?
도종환 의원 : "충분히 여론을 듣고 확정한 다음에 국정화 관련 된 일을 하게 돼 있다. 행정절차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직제상 근거가 없는 기구를 만든 것이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가.
유은혜 의원 : "오늘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서 온 것이다. 안에서 불도 끄고 문도 걸어 서 저희가 안에 있는 분을 만날 수 있도록 강구중이다.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1신 : 25일 오후 9시 37분]
교육부, 언론사 관리 등 위한 비밀사무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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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가 단독촬영한 '국정교과서 비밀 TF' 문건 [단독] 오마이TV가 촬영한 '국정교과서 TF 비밀 사무실' 내부. 문건에는 '향후 대응 방향 및 전략',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 '협조 요청 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다. ⓒ 오마이TV


국정교과서를 강행하고 있는 교육부가 BH(청와대) 일일점검회의와 언론사 패널 관리 등을 위한 비밀 사무실을 9월 말부터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교과서에서 발을 빼온 것처럼 행동한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문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개입 정황 문서로 첫 확인

25일 오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교육부 문서 "T/F 구성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른바 국정교과서 추진단을 21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었다.

교육부 추진단은 서울 혜화동 국제교육원의 외국인장학생회관 1층에 사무실을 비밀리에 차려놓고 국정제 추진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이날 오후 8시에 확인됐다.

도 의원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유기홍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4명은 이날 오후 8시 5분쯤 이 사무실을 급습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9시 현재 추진단은 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내린 채 버티고 있다. 전등도 끈 상태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교육부 관계자가 밖에서 문을 열려고 하고 있다'는 신고를 해와 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건물 안쪽에는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과 오석환 추진단장 등 3, 4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의원들은 "정당한 근무라면 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느냐. 떳떳하게 밖으로 나와라. 왜 근무 중에 불을 끄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도종환 의원은 "정부가 국정교과서 비밀 조직을 만들고 청와대에 비밀리에 일일점검을 받은 것은 청와대의 개입을 보여주는 확실한 근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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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꾸려진 정부의 역사교과서 비공개(TF) 사무실을 찾아 출동한 경찰에게 건물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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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꾸려진 정부의 역사교과서 비공개(TF) 사무실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자, 사무실 내 관계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교육부의 T/F 구성운영 계획 문서를 보면 국정제 추진단은 기획팀, 상황관리팀, 홍보팀 등 3개의 팀을 운영했다. 기획팀장은 국정감사 기관 중 새누리당에 '친북 몰이 문서'를 건넨 것으로 지적된 역사교육지원팀의 김연석 팀장이 맡았다.

상황관리팀은 'BH일일점검 회의 지원'과 '언론동향 관리'를 맡아왔다. 청와대가 국정교과서 문제를 놓고 일일 점검회의를 벌이는 등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문서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청와대 수석 등이 국정교과서 일일점검회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홍보팀은 '패널 발굴과 관리', '온라인 동향파악' 등을 맡았다. 교육부가 패널을 관리한 것은 특정 언론사의 토론에 개입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추진단이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연수 자료 가운데 색깔론을 펼칠 만한 내용을 찾아 특정 언론사에 26일쯤 제공하려고 한다"면서 "기존 <한국사> 교과서 필진에 대해서도 이전 세미나 자료 등을 수집해 친북성향이 있는지 분석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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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서 카메라 기자들이 창문 넘어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 유성호


"색깔론 준비, 국정화 지지 발표자 추진단이 챙겨"

또한 이 관계자는 "오는 26일 오후 2시 110여 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국정화 지지 선언을 하는데 발표자를 이 추진단이 챙기고 있다"면서 A, B, C, D 대학교 등 4명의 총장이 발표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 의원은 "해당 관계자 발언과 비슷한 증언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해 국정제를 위한 비밀조직이 가동된 사실이 드러난 이상 야당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교육부 대변인실과 역사교육지원팀 중견관리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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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교육부 문서 'T/F 구성운영 계획(안)' ⓒ 도종환 의원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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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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