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비밀TF, 왜 청와대 가까운 곳에 뒀나

드러난 비밀사무소, 세 가지 의문점

등록 2015.10.26 11:40수정 2015.10.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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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선조직 사무실을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유기홍, 김태년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자, 이들이 사무실 내 불을 끄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 유성호


지난 10월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의 교육부 국정감사.

박주선 위원장 : "국정교과서 계획이 교육부 내에, 더 나아가 정부 내에 확정됐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국정감사를 마친 후에 여러 여야 의원님 말씀을 듣고 포함해서, 마지막으로 그 후에 결정해서 고시하겠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절차가 있다. 이건 장관 전결 또는 차관 전결인데, 결재 단계에서 결재하거나 그런 게 없다."

황우여 장관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황우여 장관의 거짓말도 들통 났다.

교육부는 지난 5일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고 해명했다.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9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개적으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준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태스크포스팀 구성·운영계획(안)에 따르면, 'BH(청와대) 일일 점검회의'를 지원하는 직원을 뒀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청와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관여하지 않은 것처럼 밝혔지만, 결국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태스크포스팀을 둘러싼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①] 업무가 증가해 인력을 보강했다?

교육부는 태스크포스팀을 두고 단순한 인력 보강이라고 밝혔다. 해명 자료에서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과 관련해 국회의 자료 요구와 언론 보도 증가로 업무가 증가함에 따라 현행 역사교육지원팀 인력을 보강해 한시적으로 관련 업무에 대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현행 팀 인력을 보강해 10월 5일부터 한시적으로 국립국제교육원에 사무실을 마련했다"라고 지적했다.

태스크포스팀 단장은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이다. 공식적으로 발령받지 않은 채, 근무지인 충북대를 이탈해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공무원법 56조(성실 의무)와 58조(직장이탈 금지)의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파견이나 출장 형태라면, 출장명령 등 관련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태스크포스팀 인원 21명 중에서 기존 역사교육지원팀 직원은 5명"이라면서 "나머지 16명을 보강 인력이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논란②] 정말 한시적으로 운영하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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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작업을 하기 위해 교육부 내 전담팀과 별개로 비공개(TF)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 내 비공개 사무실 앞에 출동한 경찰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유성호


교육부는 태스크포스팀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려 했을까. 교육부 내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다루는 곳은 역사교육지원팀이다. 사무실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 있다. 교육부는 행정예고 의견 제출처를 정부세종청사 내 역사교육지원팀으로 밝힌 바 있다.

한시적으로 역사교육지원팀을 보강하는 차원이라면, 정부세종청사 내 역사교육지원팀이나 인근 청사 사무실에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게 합리적이다. 서울에 별도의 사무실을 둘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왜 한시적 태스크포스팀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에 뒀을까. 국립국제교육원은 청와대에서 가깝다. 또한 정부청사와 달리, 국민과 언론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야당 의원들이 태스크포스팀을 역사교육지원팀을 보강하는 한시적인 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논란③] 왜 행정절차법 위반하면서까지...

태스크포스팀의 존재는 행정절차법 위반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2일 교육부는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단행했다. 행정예고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다. 이후 11월 5일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를 발표한다.

교육부는 고시를 통해 국정화가 확정되기 전인 행정예고 기간에 국정화를 준비한 것이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행정절차법을 무시했다"면서 "국민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는 오만에 빠졌다"라고 비판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행정예고가 끝나고 일(역사교과서 국정화)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이전에 추진하는 것은 행정예고 기간에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아니라 정부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의심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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