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는 '애국가 4절까지 쓰기', 대학 맞아?

육군훈련소장 출신 한신대 강사 논란... "4.3은 폭동, 5.16은 군사 혁명" 발언도

등록 2015.11.02 17:36수정 2015.11.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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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해당 강의 제보글. ⓒ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육군훈련소장 출신의 예비역 장성인 강사 김정호씨가 한신대에서 "4.3 사건을 '4.3 제주 폭동', 5.16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 설명했다"는 학생들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지난 10월 30일 한신대 학생들의 페이스북 소통 페이지인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아래 한대전)에는 "이번 주 목요일 국가안보론 수업에서 강의 중에 피피티와 설명에서 4.3 제주 항쟁과 학살당한 것을 단순히 4.3 제주 폭동이라 설명하고 5.16 군사 쿠데타를 군사 혁명으로 설명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국가안보론 강의는 지난 8월 강의 개설 당시에도 국방백서를 사용하는 해당 강의가 한신대의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일부 한신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대전에선 해당 강의를 듣는 학생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저번에는 애국가를 외워오라는 과제가 있다고 했다"(실제로는 과제가 아닌 중간고사 1번 문제로 확인) 등의 제보를 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신대 학생들은 1일 "제주 4.3항쟁은 '폭동', 5.16군사쿠데타는 '군사혁명'이라고 가르치는 강사의 수업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대학 측에게 강의 중단과 해당 강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추가 제보에 따르면 이번 중간고사 문제 중 1번 문제는 애국가를 4절까지 써내는 것이었고, 거의 매번 학생 한 명이 '차렷, 경례' 구호를 외치고 인사하는 것으로 수업이 시작되고 끝난다고 했다"며 "국가에 의해 3만여 명이 넘게 학살된 4.3 항쟁을 폭동으로 왜곡하는 수업은 '국가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성명을 주도한 한신대학교 김진모 신학과 학생회 사회부 부장은 "(국가안보론 강의에서 학생들이) 거의 다들 수업을 안 듣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증언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강사가) 4.3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것을 들었다는 학생이 한 명 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성명에는 약 60여 명 정도의 학생들이 연서명에 참여한 상태다. 또한 익명의 한신대 학생에 따르면 한신대 사학과에서도 해당 강의에 대한 문제 제기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해당 강사는 "이 강의에서 <국가안보론>(조영갑 저)이라는 책을 쓰는데 이 책에 나온 대로 용어를 생각 없이 쓴 것 같다"며 "이 책이 어느 정권을 편들거나 하는 게 없이 굉장히 객관성이 있다. 용어는 중요한 것도 아니라서 제대로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겨레> 보도가 나간 직후 기자는 여러차례 해명을 듣기 위해 해당 강사의 연구실과 개인 휴대폰에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기는 등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5.16 #한신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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