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없어도 먹을 만한 일본식 찌개

등록 2015.11.07 16:38수정 2015.11.0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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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아는 사람들이 함께 저녁밥을 먹기 위해서 일본 친구 집에 여러 명이 모였습니다. 점점 날씨가 추워지면 따뜻한 국물을 찾게 됩니다. 일본 친구는 여러 명이 같이 먹을 수 있는 찌개를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찌개하면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일반적입니다. 김치나 고추장 따위 매운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일본 사람들은 찌개를 어떻게 만들까요?


일본식 찌개를 먹으면서 유일한 반찬은 시금치나물이었습니다. 시금치나물과 처음 먹은 찌개입니다. ⓒ 박현국


일본 친구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찌개거리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찌개는 역시 국물 맛입니다. 친구는 여러 명이 먹을 만큼 찌개 국물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찌개 국물은 다시마와 가다랭이 생선을 주로 사용합니다. 취향에 따라서 물을 끓이면서 다시마와 가다랭이를 넣기도 하고 물을 끓인 다음 다시마와 가다랭이를 넣고 식히기도 합니다. 국물 간은 소금 보다는 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그리고 국물에 넣어서 먹을 푸성귀로는 배추, 파, 미즈나(水), 버섯 따위를 준비하고 두부나 닭고기, 생선을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닭고기는 살코기를 잘라서 넣기도 하고, 닭고기를 갈아서 깨소금이나 부추 따위를 넣어서 버무려 덩어리로 끓인 물에 넣어서 익혀 먹기도 합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서 끓인 물에 대쳐서 먹기도 하지만 역시 값이 싸고 먹기 편한 닭고기가 일반적입니다. 생선도 끓인 물에 넣어서 먹기도 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생선을 넙치처럼 횟감으로 그다지 먹지 않는 것을 찌개용으로 사용합니다.   

간 닭고기에 양념을 넘어서 맛을 내고 뜨거운 국물에 떼어 넣어서 먹습니다. 겉에 보이는 푸른색 야채가 미즈나입니다. ⓒ 박현국


끓인 물에 푸성귀나 두부, 닭고기나 생선을 넣어서 여러 사람이 먹으면 국물이 줄어듭니다. 이 때 준비해둔 국물을 계속 부여서 보충하면서 먹습니다. 마지막 국물이 남으면 메밀국수나 밥을 넣어서 비벼서 먹기도 합니다. 이때에도 푸성귀를 넣어서 먹습니다.

겨울철 교토 사람들은 배추나 무보다는 미즈나를 많이 먹습니다. 미즈나는 겨자과 야채로 뜨거운 여름철보다는 가을부터 겨울철에 걸쳐서 잘 자랍니다. 배추나 무에 비해서 값도 싸고 손질하기도 쉽습니다.


가끔 미즈나로 김치를 담았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김치도 담을 수 있지만 푸성귀 이름 미즈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물이 많이 나오는 푸성귀입니다. 일본식 찌개를 먹으면서 김치나 고추장 없이도 찌개를 끓여서 먹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본식 찌개 #메밀국수 #밥 #푸성귀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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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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