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5060세대 제외하니 "경찰 과잉진압 맞다" 우세

[한국갤럽] '시위 방식 과격' 동의한 응답자 중 41%도 경찰의 과잉진압 인정

등록 2015.11.20 11:32수정 2015.11.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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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발생에도 계속되는 물대포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경찰 차벽앞에서 69세 농민 백남기씨가 강한 수압으로 발사한 경찰 물대포를 맞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시민들이 구조하려하자 경찰은 부상자와 구조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도 한동안 물대포를 조준발사했다. ⓒ 이희훈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한 농민 백남기(69)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아 1주일째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경찰이 당시 집회 참가자들을 과잉진압했다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는 의견보다 앞섰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번 집회(민중총궐기대회)에 대해 경찰이 과잉 진압했다고 보시나, 그렇지 않았다고 보나"라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가 '과잉진압했다'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41%였고, 나머지 10%의 응답자들은 의견을 유보했다.

지역별 응답을 살펴보면, 대구·경북 지역과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표본수가 부족한 강원, 제주 제외)에서 '과잉진압'이란 응답이 높았다. 집회가 열렸던 서울의 경우, 응답자의 56%가 과잉진압이라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36%)보다 20%p나 높은 셈이다. 인천·경기(54%), 대전·충청·세종(52%), 광주·전라(58%)에서도 '과잉진압'이란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답변보다 18%p~27%p 이상 높았다.

세대별 시각차도 컸다. 20·30·40대에서는 '과잉진압'이라는 의견이 크게 우세했던 반면, 50·60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구체적으로 20대 응답자 중 67%, 30대 응답자 중 69%, 40대 응답자 중 60%가 '과잉진압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50대 응답자 중 56%, 60대 응답자의 65%는 과잉진압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번 조사에서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를 묻는 질문보다 먼저 물어본 "시위방식이 과격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긍정을 표한 이들도 경찰의 과잉진압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응답자 중 67%는 "이번 집회의 시위 방식이 과격했다고 보시나, 그렇지 않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과격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시위방식이 과격했다'라고 답한 응답자 중 41%는 "경찰이 과잉진압했다"라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즉, "불법·폭력집회에 대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정부·여당의 주장과 달리,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의 대응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집회·시위와 관련한 경찰의 대응 방식을 묻는 다른 질문에도 "정당한 의사표현이므로 안전에 신경 쓰고 강경 진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47%)이 "도로 점거나 폭력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45%)보다 2%p 앞섰다. 


박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했지만... 부정평가 이유로 '시위 강경 진압' 추가

이 같은 여론은 이번 조사의 박근혜 대통령 직무 평가에도 미미하게 반영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p 상승한 42%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변화 없이 48%를 유지했다.

눈에 띄는 것은 부정평가 이유다. 지난 주까지 5주 연속 부정평가 이유 1순위였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지적은 전주 대비 10%p 떨어진 16%를 기록한 반면, '소통 미흡/너무 비공개/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전주 대비 9%p 상승한 23%를 기록, 1순위로 올라섰다. 또 '시위 강경 진압(1%)'이 소수 의견으로 새로 추가됐다. 즉,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비판여론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은 해외 순방 효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출국해 G20정상회의·APEC·ASEAN+3개국 정상회의 등을 이어가고 있다. 긍정평가 이유로도 '외교/국제관계'가 전주 대비 6%p 상승한 23%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민중총궐기대회 #과잉진압 #백남기 #박근혜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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