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행 교수 뜻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현장] 고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 마지막 개역판 출판기념회

등록 2015.11.21 14:14수정 2015.11.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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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출판기념회 ⓒ 정대망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 경제학자 고 김수행(1942~2015)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번역한<자본론> 2015년 개역판 출판기념회가 20일 오후 6시 반부터 9시 20분까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개역판 서문에서 그는 이 책이 "...자본론의 내용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필요성 때문에... 정의감에 넘치는, 연애도 결혼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활기찬 젊은층에 호소하기 위해 쉬운 우리글이 되도록 노력했다"라고 썼다.


본 기자도 지난 9월부터 그가 번역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고 있지만, 마르크스도 책에서 어렵다고 말했다시피 1장을 넘기는데 무척이나 힘겨워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필자같은 사람들을 위해 고 김수행 교수는 <자본론>을 일상적인 용어로 쉽게 번역하려고 늘 노력했다.

정통 번역에서는 바꾸지 않는 화폐 단위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친숙하도록 '원'으로 표기하는 등 이번 개역판에서는 기존 번역본의 오역·오탈자를 수정함은 물론, 한자식·영어식 표현도 전부 우리말로 바꿔 일반 독자도 쉽게 <자본론>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공역자이자 김수행 교수가 돌아가신 후부터 혼자서 마무리 작업을 맡은 서울대 강성윤 박사는 "작업 과정에서 견해차가 있으면 상호 토론을 통해 풀었지만 김 교수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최대한 고인의 뜻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며 "이 개역판이 완벽한 최종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제까지 한국에 소개된 어떤 번역본보다 낫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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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출판기념회 2부 ⓒ 정대망


이번 행사는 1부와 2부 그리고 3부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1부에선 김수행 교수님의 사모님 김인자씨의 인사말에 이어 <자본론>을 출간한 비봉출판사 박기봉 대표의 번역회고와 공역자인 강성윤 서울대 강사의 경과 보고가 있었다. 그리고 '21세기 한국에서 <자본론>읽기'라는 주제로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한 <자본>의 번역자 강신준 교수를 비롯한 네 분의 교수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학술세미나가 있었다.

목표대학교 경제학과 장시복 교수는 그동안 1980년대 이후부터 다뤄지던 <자본론>에 대한 연구를 일제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1946년 해방정국에서 <자본론>이 서울출판사에서 가장 먼저 출판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많은 이들이 1980년대 중후반에 처음 <자본론>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고 알고 있던 것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밝힘으로써 현장의 참가자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부에서는 김수행 교수의 추모 동영상 상영과 2015년 개역판 <자본론> 역자서문 낭독에 이어서 '<자본론>의 대중화를 위하여'란 주제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 임승수 작가를 비롯해 네 분 연사들의 발언이 있었다.

2부가 끝나고 근처 호프집에서 3부 행사인 뒷풀이가 이어졌다. 늦은 시간까지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을 가득 채웠던 이들의 열기가 지하의 커다란 호프집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여름 갑자기 세상을 떠난 고 김수행 교수를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이 함께 모여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던 그 곳에서 수많은 김수행 교수의 모습이 보였다.

[세트] 자본론 1~3, 부록 - 전6권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2015


#자본론 #김수행 #김수행교수 #자본론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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