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남북정상회담 준비 때 '돈 주면 안 되겠나' 했다"

[한통속]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서 3년 9개월 통일비서관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의 회고

등록 2015.11.24 10:36수정 2015.11.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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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앞에서 거행된 제14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1993.2.25 ⓒ 연합뉴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94년 7월(25일~27일)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면 이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YS가 대통령에 취임할 때부터 3년9개월간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서 근무하면서, 남북정상회담 준비 실무책임을 맡았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 전 대통령은 김일성 주석과의 남북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돈 주면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며 "예정대로 7.27선언이 나왔다면, 그 내용은 대북 경제협력과 평화를 맞바꾸는 방향이 됐을 것이고, 김 전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4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당시 남한 경제는 승승장구할 때고 북한 경제는 마이너스성장기였기 때문에, 김일성 주석이 남한 경제를 이용해 북한 경제의 애로점을 푸는 기회로 정상회담을 활용하려 할 것으로 봤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전 장관은 "6.15선언과 10.4선언도, 이처럼 대북지원과 남북 안보협력을 교환하는 구조였다"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구조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사에 가정이 무의미함에도, '21년 전 YS 정부때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YS같은 대북강경파도 실제 남북정상회담에 나설 때는 그밖에 다른 길을 찾아내기는 어려웠다는 거다.

정 전 장관은 "그해 7월 9일 김일성 주석 급서 소식을 듣고 '우리 민족의 운명이 여기까지로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7.27선언이 나왔다면 김영삼 대통령의 힘이 막강했던 집권 2년 차였다는 점에서 이행이 잘 됐을 것이고 이것이 6.15와 10.4선언으로 이어져 갔을 경우 우리라고 독일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대통령도 하산 준비할 때, 이번 당국회담 성과내야"

정 전 장관은 오는 26일에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 실무접촉과 관련해서는 "본 회담이 성사되는 것이 중요하므로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에 대해 너무 빡빡하게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 9월과 10월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전통문을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통일전선부장)에게 보낸 바 있다. 반면 북한은 이에 대한 답신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보냈다. 이는 당국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13년 6월에도 북측은 조평통 서기국장을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내세우려 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아 회담을 무산시킨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박 대통령도 임기반환점(지난 8월 25일)을 지났다는 점에서 하산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임기 후반기에 핵문제 해결까지는 못 간다 해도, 이번 당국회담 기회를 잘 살려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첫발을 내딛는 조치까지는 끌어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기 대북정책과 최근 남북관계 현안을 짚어 본 <한통속> 70회, 72회 방송은 팟빵과 아이튠즈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편집ㅣ장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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