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지 2년 만에 학과 통폐합, 학생들에겐 '쉿'?

전남도립대, 한국의상과-피부미용과 일방적 통폐합 논란

등록 2015.11.24 17:44수정 2015.11.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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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에 위치한 전남도립대 정문. ⓒ 소중한


전남 담양에 위치한 전남도립대학교가 생긴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한국의상과의 통폐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해당 학과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이미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전남도립대 한국의상과-피부미용과의 통폐합' 사실을 지난 9월에서야 알게 된 한국의상과 학생들은 24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하루 아침에 다니던 학과가 없어지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남도립대 측은 "재학생들의 졸업까지는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학생들은 "교육부 승인까지 받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한마디 소통도 없었다는 걸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학생들 "폐과나 다름 없어"-학교 "소통 미진한 부분"

지난해 처음 생긴 전남도립대 한국의상과(2년제)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운영 중이다. 이 학과는 '한(韓) 스타일'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2010년부터 만들어진 한국음식과, 한옥건축과, 한국공연음악과 등에 이어 가장 나중에 생겼다.

전남도립대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의상과-피부미용과 통폐합 논의를 시작해, 올초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지난 5월 교육부 승인을 받았다. 통폐합된 학과 이름은 '뷰티아트과'로 정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물론, 한국의상과 학과장도 이 과정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전남도립대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학본부와 한국의상과 학과장 사이에 나름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전체 학생을 아우르지 못한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난 9월 처음 학과 통폐합 소식을 접한 한국의상과 학생들은 전남도립대 학생 200여 명에게 받은 통폐합 반대 서명과 의견서를 김왕복 전남도립대 총장에게 제출했다. 이날 전남도립대 인근에서 만난 한국의상과 학생 A씨는 "지난해 말부터 학교 차원에서 논의한 학과 통폐합 사실을 이제(지난 9월)야 알게 됐다"면서 "그것도 학교나 학과로부터 (통폐합 사실을) 들은 게 아니고, 다른 학과 학생으로부터 '(통폐합한다는) 소문이 있더라' 식의 이야기를 통해 사실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만난 다른 한국의상과 학생 B씨는 "(한국의상과는) 이제 생긴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고, 졸업생도 배출하지 않은 상태"라며 "(학과 통폐합과 관련해) 모든 게 싹 다 정해지고, 그 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은 걸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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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뷰티아트과(한국의상과-피부미용과 통폐합 학과 이름) 교과과정표(예정). 이 교과과정표에 따르면 뷰티아트과 수업 40여 개 중 한국의상과와 연관된 수업은 4개(색채 및 코디네이션, 의상 및 코디네이션 기초, 의상 및 코디네이션 실무, 패션 스타일 분석)에 불과하다. ⓒ 소중한


학생들은 "통폐합이 이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의상과는 폐과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2016학년도 뷰티아트과(한국의상과-피부미용과 통폐합 학과 이름) 교과과정표'를 내보였다.

이 교과과정표에 따르면 뷰티아트과 수업 40여 개 중 한국의상과와 연관된 수업은 4개(색채 및 코디네이션, 의상 및 코디네이션 기초, 의상 및 코디네이션 실무, 패션 스타일 분석)에 불과하다. A씨는 "그나마 한국의상과 관련된 과목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학과의 시간강사들도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립대 측은 "입시설명을 나가보면 의상보다는 피부미용과 관련된 수요가 많았고, 현재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발전지향적으로 (학과 통폐합을) 진행했다"며 "(한국의상과를 만들 당시) 시장 수요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했는데, 점점 교육부가 취업률을 경쟁력으로 삼으면서 통폐합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남도립대는 25일 오후 이 문제와 관련해 총장과 학생 간의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전남도립대 #한국의상과 #피부미용과 #통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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