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민 상대로 테러" 박 대통령 모교에 붙은 대자보

'민중총궐기 참가' 서강대생들, 공권력 폭력 비판

등록 2015.11.25 15:02수정 2015.11.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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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구 학생회관 신축공사장 벽에 붙은 대자보들 ⓒ 이가현


지난 1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노동개악 저지, 국정교과서 반대'를 필두로 한 민중총궐기가 열렸다. 시위가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아직도 시위대와 공권력의 폭력성을 두고 뜨겁게 논쟁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던 학생 10여 명이 11월 24일 학교의 신축 건물을 짓는 공사장 벽에 일제히 대자보를 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복면을 쓴 시위대를 가리켜 'IS도 그렇게 하지 않느냐'면서 시위대를 IS에 비유해 큰 물의를 빚고 있다(관련 기사 : "복면시위 못하게 해야... IS도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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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학생이 쓴 대자보 ⓒ 이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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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생이 쓴 대자보 ⓒ 이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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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생이 쓴 대자보 ⓒ 이가현


민중총궐기 서강대본부 금동운(23) 학생은 대자보를 붙인 이유에 대해 "민중총궐기에서 국가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폭력을 목격했다"며 "시위의 폭력성과 합법성을 따지는 매스컴의 보도 때문에 정작 그 시위에서 사람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가려지고 있었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던 농민 백남기씨는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 뇌출혈로 응급수술을 받았고, 열흘째 서울대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 회의에 참석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에게 공식 사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강대에 붙은 한 익명의 대자보는 "폭력과 공권력의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국민의 동의입니다. 그런데 누가 이 폭력에 동의했습니까? 동의를 구하고 물대포를 쏘아 뇌출혈에 빠뜨렸다는 것입니까?"라며 "11월 14일 가해진 공권력에는 아무런 명분도 없습니다. 그 날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저질렀습니다"라고 국가 폭력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이다운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다음과 같이 합법이라는 프레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개악, 국정화 등등의 것을 법으로 제정하고 나면 '합법의 부당함'에 맞서려는 자들은 또다시 범법자가 되고 맙니다. 정규직을 얻기 위해 지금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이전에 비정규직을 합법적으로 양산하는 법이 통과되서였습니다. 더 힘들지 않기 위해, 법자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바로잡기 위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제정된 법 아래 폭력이 자행된다면, 그 법을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안은 노동자들과 시민의 사정을 더 어렵게 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일반해고 요건 완화, 파견 대상 업종 확대,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구직급여 하한액 80%에서 90%로 인하 등 비정규 불안정 일자리를 확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자보를 쓴 서강대 학생들은 정부의 '합법폭력'을 비판하며 12월 1일 합법폭력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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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폭력 합법폭력;프리토킹 ⓒ 이가현



○ 편집ㅣ홍현진 기자

#민중총궐기 #서강대 #대자보 #합법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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