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사로서 참담", 미산 스님 단식 농성 돌입

단식에 앞서 이사직 사퇴서 제출... "학교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 아냐"

등록 2015.11.30 15:41수정 2015.11.3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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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로서 참담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김건중 학생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내가 해온 수행이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느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 미산 스님이 단식을 시작했다. 앞서 지율·도철 스님 등이 각각 환경문제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두고 단식을 벌였지만, 동국대 이사이자 조계종 승려로서 종단 내부 문제를 이유로 단식하는 것은 미산 스님이 최초다.

동국대는 공적자산... 특정인·단체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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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이 30일 김건중 학생 살리기와교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 불교닷컴


미산 스님은 30일 김건중 부총학생회장 단식 천막이 있는 서울시 중구 동국대 본관 인근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로 47일째 단식 중이다. 미산 스님은 단식 시작에 앞서 법인사무처에 이사직 사퇴서를 제출했으며, 다음달 3일 이사회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은 스님의 이사직 임기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스님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을 만나 이사직 사퇴서와 호소문을 전달했다"며 "일면 스님은 내게 이사 신분으로 오는 3일 이사회에서 호소문의 내용을 밝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한 "단식을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사회가 열리는 다음달 3일이 김건중 학생의 단식 50일째 되는 날"이라며 "한 인간이 50일 굶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며 지금 단식을 중단하더라도 후유증이 우려된다, 김건중 학생을 살리기 위해 단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면 스님의 이사장 임기가 19일 남았다"며 "남은 기간 정상적으로 새 이사장을 뽑아야 한다, 직무대행 체제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학교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자산이 아닌 공적 자산"이라며 "학교 구성원 가운데 뜻이 다르다고 해서 배제하는 문화도 옳지 않고, 이런 갈등이 장기화 돼서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법인·금강 스님도 동조 단식 시작, "사람부터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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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은 "(김건중 학생을 지켜보기가) 이사로서 미안하고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 불교닷컴


스님은 "부처님 말씀대로 된다면 사회 갈등을 지혜와 자비로 해결할 수 있다"며 "<보현행원품>에는 중생을 부처처럼 섬기는 것이 불공이라고 한다, 중생을 살피는 것이 곧 부처를 살피는 길"이라고 전했다. <보현행원품>은 성철 스님이 법정 스님으로부터 이 시대 젊은이를 위한 단 한권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권한 책이 이다.

미산 스님의 단식에 이어 법인 스님(일지암 주지)과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도 단식에 돌입한다. 두 스님은 이날 오후 3시께 동국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을 시작하는 입장을 밝혔다.

법인 스님은 "김건중 학생의 단식이 47일이다, 김건중 학생이 잘못된다면 우리는 양심적으로 살 수가 없다"며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은 각각 탱화 절도 의혹과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 이사장 일면 스님은 지난 8월 "해당 탱화를 절도하였거나 절도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없다, 호법부 조사를 통하여서도 이미 확인되었다"고 반박했다.

총장 보광 스님 또한 지난 1월 논문 자기표절 및 짜깁기 논란에 대해 "자신의 연구 결과라고 해도 각주를 달아 인용표시를 한다, 논문 내용이 일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표절'이라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동국대 #일면 스님 #미산 스님 #김건중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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