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끈끈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김장

등록 2015.12.08 17:12수정 2015.12.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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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양념을 젓갈에 비벼 만든 소를 김장 배추에 묻히고 있다. ⓒ 임무택


김장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이뤄져 온 저장음식 풍습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한국인은 자연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 왔다. 따라서 김장은 한국의 자연적 주거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김장 준비는 매년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봄이면 새우, 멸치 등의 젓갈류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키고 여름에는 천일염을 구입하여 쓴맛이 빠지도록 하고 늦여름에는 빨간 고추를 말려서 가루로 빻아 두는 것이다.


그리고 늦가을이 되면 주부들은 김장에 알맞은 날짜를 결정하고 온가족이 모여 절여둔 배추에 갖은 양념을 비벼 김장을 하게 된다. 겨울에는 신선한 채소를 구할 수 없으니 초겨울에 김치를 많이 담가서 저장하는 풍습이 발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김치는 밥과 함께 매 끼니때마다 먹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저장성이 뛰어나며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 채소염장식품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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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모여 저장할 배추에 양념을 칠하며 비비고 있다. ⓒ 임무택


김장김치가 지방에 따라 다양한 맛을 보이는 것은 지방마다 기후와 젓갈과 양념 넣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함경도 평안도 등 추운 북쪽지방은 기온이 낮으므로 소금 간을 싱겁게 하고 양념도 담백하게 하여 채소의 신선미를 그대로 살리는 반면 따뜻한 남쪽지방은 소금 간을 세게 하고 빨갛고 진한 맛의 양념을 하며 국물을 적게 만든다.

지역적으로 김치의 맛과 담그는 방법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김장을 하는 특별한 방법은 세대를 통해 전승되는 중요한 가족 유산이다. 가장 전형적인 전승 방법은 재료 계량 및 저장법은 가족의 경험에 의존해 며느리가 시어머니로부터 구전으로 전수받는다. 가정마다 매년 김장 방법을 배우면서 새로 결혼한 며느리는 시댁의 전통에 문화적으로 적응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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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항아리에 저장하겠지만 요즘은 김치냉장고에 넣는 작은 통에 저장하는 김장김치 ⓒ 임무택


새로 결혼한 며느리가 김장을 잘 담그고 김치의 참맛을 아는 미각을 갖는 것은 가족문화와 생활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게 여겨진다. 때문에 지역 사회는 종종 외국인 주민으로 하여금 김장방법을 배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소속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김장을 하는 풍습은 한국인에게 인간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사는 것이 인간의 창조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일 것이다. 김장을 통해 많은 한국인들은 나눔의 정신을 깨닫고 실천하기도 한다.


김장철마다 지역사회 자원봉사 단체들은 대규모의 김장 행사를 조직하여 수천 명이 김치 담그는 데 참여한다. 여기에서 담근 김치는 모두 필요한 이들에게 기증되며 담근 김치를 나누는 풍습을 통하여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김장 #절임배추 #돼지고기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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