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일으킨 컬러링북, 길고양이 덕분이다

[인터뷰] 컬러링북 <세상의 모든 선물> 출간한 신예 아티스트 송지혜

등록 2015.12.31 18:26수정 2015.12.3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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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웹진 <북DB>는 송지혜 작가와 12월 16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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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 남경호


"'자, 시간이 없어. 오늘 밤, 별이 지기 전에 달의 정원으로 가야 해. 거기서 별빛 도장을 받아야 우린 행복한 진짜 선물이 될 수 있어!' 
방 한가운데 서 있던 호두까기 인형이 크게 소리쳤어요. 
호두까기 인형이 상자 하나를 열어 마차를 꺼내놓았어요. 
쿵쿵거리는 곰인형의 구령에 맞춰 웅성거리던 장난감들과 선물 상자들이 우르르 마차에 올라타기 시작했어요. 소녀는 겁이 나 방문을 닫으려 했지만 고양이 뵈뵈를 두고 떠날 수는 없었어요. 
이런! 뵈뵈가 소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훌쩍 마차에 올라타는 게 아니겠어요! 
'뵈뵈!'  
소녀는 엉겁결에 마차에 뛰어들었어요." 
- <세상의 모든 선물> 5~6쪽


불과 1년 사이 혜성처럼 등장해 한류 컬러링북의 열풍을 일으킨 신예 아티스트 송지혜. 2014년 12월 출간한 데뷔작 <시간의 정원>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5개국에서 출간 계약을 맺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길고양이 '뵈뵈'가 집에 온 지 1년이 되는 날, 진짜 선물이 되기 위해 '달의 정원'으로 떠나는 소녀와 뵈뵈의 여정을 그린 <세상의 모든 선물>은 국내 최초로 스토리텔링 컬러링북을 시도한 송지혜 작가의 세 번째 컬러링북이다. 단순한 패턴의 나열로 이루어져 있던 컬러링북의 공식을 깨트린 그녀의 책은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완성되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료시켰고,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 컬러링북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그녀는 또 다른 여정을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선물> 속 소녀가 '진짜 선물'이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과 같이 '세상의 선물'이 되기 위한 재능 나눔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책의 인세 전액과 판매 수익금 일부를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하고, 다양한 클래스를 통해 재능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막 첫 장을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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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 남경호



우연히 찾아온 길고양이 한 마리가 <세상의 모든 선물> 모티브 

- 국내 최초로 스토리텔링 컬러링북을 시도하면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패턴이나 그림의 나열에서 확장돼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느낌을 주는 책이에요. 스토리텔링을 어떤 계기로 시도하게 되신 건가요? 
"원래 저는 조형예술을 전공한 작가예요. 작품에도 동화적인 세계를 추구하다 보니 언젠가는 동화책을 내고 싶다는 꿈이 생기더라고요. 늘 그런 마음으로 스케치나 스토리를 모아서 쌓아두고 있었어요. 어느 정도 그런 콘텐츠가 쌓여갈 때쯤 교수님의 소개로 지금의 출판사 실장님을 만나게 되면서 출간을 하게 됐어요. 외국의 컬러링북을 보면서 늘 아쉬웠던 게 패턴 위주의 그림들이었거든요. 자칫하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동화를 완성하고 싶다는 마음과 기존 컬러링북을 보완하려고 했던 부분들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 사실 처음부터 동화책을 출간할 수도 있었는데 컬러링북을 시도한 것이 조금 의외네요. 
"아무래도 전공 분야와 달랐던 이유가 커요. 그리고 끊임없이 개인 블로그에 스케치를 올려뒀거든요. 동화를 완성하고 싶은 마음에 스토리와 스케치를 끊임없이 올렸어요. 그게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됐고 책도 기존의 자료를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출간될 수 있었던 거예요. 타이밍이 좋았어요. 사실 저도 우리나라에서 컬러링북이 유행이기 때문에 시작한 건데, 그게 저에게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 무엇보다 컬러링북이 지닌 힐링 코드가 많은 사람들을 이끄는 것 같은데, 작가님은 컬러링북의 매력을 어디에서 찾으시나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솔직히 색의 조합이 예쁘지 않아도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요즘에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돼 있잖아요. 손에 쥔 연필보다 스마트폰이 익숙한 시대인데, 몇 시간 동안 연필이나 색연필을 잡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요즘 흐름과는 반대되잖아요. 그런 감성이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쉽게 뭔가를 할 수 있게끔 가이드라인을 쳐주는 것이 컬러링북의 매력이고 최대 장점 아닐까 해요."

-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지만 해외 독자들의 반응도 굉장히 뜨겁습니다. 특히 해외 출판사에서 계약을 하기 위해 국내 출판사를 찾는다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요. 감회가 어떠신가요? 
"1년이 다 돼가는 데도 실감이 잘 안 나요. 제 일상은 똑같거든요.(웃음) 요즘은 SNS를 통해서도 해외 독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나라마다 반응도 조금씩 다르고 그게 저에게는 공부가 되기도 하고요. 외국에서는 주로 검증된 작가들 위주로 책을 출간한다고 하더라고요. 신인작가들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훨씬 적은 편이죠. 그래서 보통은 이름 있는 공모전에서 데뷔를 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보니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요. 저도 전에 1년 정도 준비했던 공모전에 떨어져봤기 때문에 그 경쟁률을 잘 알고 있어요.(웃음) 지금의 컬러링북 스토리와 비슷한 것으로 준비를 했는데 떨어져서 굉장히 낙담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이슈가 생기니까 역으로 해외에 제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되네요."

- 기억에 남는 피드백 있으신가요? 
"좋은 피드백도 있고 나쁜 피드백도 있는데, 사실 좋은 이야기만 듣다가도 나쁜 의견을 하나 들으면 그게 그렇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작품 속 등장인물을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하시는 분을 보면서 충격받은 적도 있어요. '아, 그렇게 해석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가 많이 됐어요. 좋았던 피드백은 '기존의 컬러링북과는 다른 개성이 있다', '나만의 것이 있다'라는 의견들이죠."

- <세상의 모든 선물>은 발표되기 전부터 해외에서 굉장히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국 출판사는 직접 계약을 하기 위해 출판사를 찾았고 홍콩의 한 백화점에서는 출간되지도 않은 신작의 콘셉트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요. 작가님의 작품이 유난히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스토리의 접목'만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중국이나 대만, 홍콩에서는 한류의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홍콩에 가보니 한국의 모든 것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한국어로 인사만 해도 정말 반갑게 맞아주세요. 또 하나는 제가 어릴 때 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작품 속에 깃든 감성이 온전히 한국의 감성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해외와 국내의 감성이 조금 섞여 있었기 때문에 해외 독자들도 작품을 더 좋아해주시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어느 쪽으로도 많이 치우치지 않은 감성이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컬러링북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작품 속의 동심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이런 독자들의 마음을 조금 더 움직인 것 같아요."

- 유년기를 외국에서 보냈나요? 그때의 추억이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줬을 수도 있겠네요. 
"초등학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어요. 아버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주재원으로 계셨기 때문에 가족들이 함께 그곳에서 생활했는데, 그곳 어린이들은 공부하는 시간이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적거든요. 어른들도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더 있는 편이고요. 그래서 아버지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로드트립'처럼 큰돈 들이지 않고 갈 수 있는 여행을 다녔어요. 여행을 통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감성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게 아닐까 해요."

- 이번 신작 <세상의 모든 선물>은 길고양이인 줄만 알았던 마법고양이 '뵈뵈'와 함께 달빛 정원으로 떠나는 모험이 그려졌습니다. 동물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 더 아기자기하게 느껴졌어요.
"이번 작품은 저의 진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상했어요. 제가 이번에 작업 스튜디오를 옮겼는데 그곳에 찾아온 고양이 한 마리가 모델이 돼줬죠. 이름도 작품 속 고양이와 똑같이 '뵈뵈'예요. 스튜디오 전 주인이 밥을 주던 고양이였는데, 주인이 바뀐 줄도 모르고 스튜디오를 찾아온 거예요. 그런데 정말 당연하게 들어와서 밥 달라는 듯이 행동하더라고요.(웃음) 그전까지는 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큰일로 다가왔어요. 함께할수록 그 아이가 정말 재미있고 매력이 있어서 컬러링북 주제로 잡아도 괜찮겠다 싶은 마음에 처음으로 동물을 함께 등장시켜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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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 남경호



"예술가에게도 융통성 필요하다는 생각...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 <세상의 모든 선물>의 인세 전액과 판매 수익금 일부가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에 기부된다고 들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재능 나눔 활동에 적극적이신 것 같아요. 평소 사회 공헌에도 관심이 많으신가요? 
"2014년에 우연한 기회에 '세이브 더 칠드런'과 작업을 했어요. 사회 공헌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는데 내가 그린 그림으로도 기부활동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사실 2015년 초에 책을 내면서 조금 지쳐 있었기 때문에 올해 더 이상의 책은 출간할 계획이 없었는데, 제가 기부 쪽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아시고 출판사에서 제안해주셨어요. 작년에 제 책이 갑자기 많이 알려지면서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거든요. 올해는 제가 그 선물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주고 싶었어요.

이번 책 <세상의 모든 선물>은 주인공인 여자 아이가 자신이 진짜 선물이 되기 위해 고양이 뵈뵈와 함께하는 여정을 담고 있거든요. 자신이 가진 것을 세상에 하나씩 나눠주는 거예요. 이 책의 역할도 스토리를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주인공 소녀가 세상에 선물을 나눠주듯 책의 수익금은 기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어요."

- 순수예술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컬러링북을 출간한다고 했을 때 주변 분들도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그럼요. 심지어는 아직도 컬러링북이 뭔지 모르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도 본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전시를 한 번 보면 끝인데 이건 직접 참여해서 뭔가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있잖아요. 워낙 독창적인 컬러 매치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참고할 때도 있어요. "이거 참고해도 될까요?" 하고 직접 묻기도 하고요.(웃음)"

- 상업적인 활동을 '불합리한 타협'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맞아요.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 굉장히 많죠. 제가 책을 내는 것도 상업적인 활동이잖아요. 한 번은 그런 이야기도 들었어요. 책을 내더니 그림체가 바뀌어서 아쉽다고요. 하지만 모든 걸 다 가져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림에서 변화가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예술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제가 추구하는 것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 순수예술가뿐만 아니라 상업작가들에게도 활동영역이나 시장은 보장된 것이 아닙니다. 이건 재능만의 문제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는데요, 그분들의 열악한 처우나 환경에 대해 작가님께서도 생각하시는 바가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순수예술도 했고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했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상업작가로 활동하기도 했어요. 모든 걸 다 겪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은, 다른 것을 떠나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적어도 '견딜 수는' 있다는 거예요. 정말 제 주변 사람들만 봐도 어려워도 끝까지 남는 분들이 있어요. 왜냐면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없으니까요. 미미할지라도 조금씩 반응을 얻고 그 시기를 버텨나가면 당장에 아주 큰 결과가 아니더라도 발전을 하게 되더라고요. 정확히 말하자면, 포기할 수 없는 뭔가가 내 안에 생겨나요. '이걸 그만두면 안 되겠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거죠.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참 어렵죠, 그게. 저도 참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무조건 순수예술만 고집하는 편은 아니었고 생업이었기 때문에 강의도 했고 상업적 작업도 했었죠. 융통성 있는 활동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선순환이 된다면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상업활동으로 얻은 자금으로 다시 순수예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식의 순환 말이에요.
"그럼요. '난 이것만 할 거야'라는 마음보다 내가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서 달려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죠. 그래도 저는 나름의 철학을 담은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지금의 컬러링북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분야든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한 것 같아요."

- 중학교 특강도 나가고 있으시죠? 
"계원예술중학교에서 5년째 강사로 재직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그림에서 영감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아무래도 저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보다 소통하는 게 중요한 이유가 그거 때문이에요. 전에는 먹고살기 위해 가르쳤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배우고 얻는 게 훨씬 많아서 강의를 나가고 있는 거죠. 그 친구들의 에너지가 정말 좋아요. 본인들은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순수한 면이 있거든요."

- 컬러링북 출간에 대해 제자들도 많이 좋아하겠네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우리 선생님 별 볼일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그러는 것 같아요.(웃음)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기르게 하는 드로잉과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예술에 특화된 학교이기 때문에 입시 미술을 배우는 과정에서 창의력보다 정형화된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있어요. 속에 숨은 창의력을 들춰주기 위한 수업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제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더라고요. 왜냐면 아이들의 것은 조금 어설프고, 제가 알려주는 대로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선생님이 가지고 온 대로 하면 더 예쁜 결과물이 나올 거야." 어느 순간 이런 저를 발견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 작품이 아니라 제 작품처럼 보이는 거예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커리큘럼을 바꿨죠. 아무래도 아이들은 조금 어설프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작품들이 완성돼요. 그런 작품들을 보며 전 영감을 받고요. 아이들로부터 받는 영향도 상당한 것 같아요."

- 앞으로도 조형예술이나 섬유예술 활동을 계속할 계획은 있으신가요? 
"컬러링북 활동을 어느 정도 한 뒤에 다시 조형예술이나 섬유예술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에요. 순수예술을 통해서 컬러링북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거고요. 사실 예전에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혼자서만 하다 보니 외로웠는데 지금은 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오다 보니까 재미있어요."

- 꼭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지금 다루는 작품들은 모두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어요. 소녀가 행복을 찾아서 어디로든 가는 내용들이거든요. 큰 그림은 소녀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인 거죠. 나중에는 이 여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서 동화책을 만들고 싶어요. 컬러링북이 아니라 저만의 색으로 표현한 온전한 동화책으로요. 어찌 보면 컬러링북은 굉장히 트렌디 한 건데 동화책은 오랜 시간 동안 두고두고 볼 수 있는 거니까요."

- 얼마 전 허영만 작가님을 인터뷰했는데, 허 작가님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지면을 만들면 그만한 대가를 받고 성공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겨주고 싶다는 말이었는데요, 작가님께서도 이런 목표 하나쯤 갖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그림에 있어서만큼은 아주 사소한 것도 타협하지 않는 편이고요. 작은 선 하나라도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그대로 넘기지 않아요. 그래서 조금 까다롭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좋은 퀄리티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목표예요.

사실 저는 상업적으로는 계산을 잘 못하는 편이거든요.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나눔'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큰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재능 나눔을 통해 저만의 목표를 이루고 싶었는데 컬러링북을 통해 그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늘 진실성이 담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표현하는 그림 속의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면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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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혜 ⓒ 남경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터파크도서 웹진 <북DB>(www.bookdb.co.kr)에도 게재됐습니다.

세상의 모든 선물 - 감성 동화 아티스트 컬러링북

송지혜 지음,
앵글북스, 2015


#인터파크 북DB #송지혜 #세상의 모든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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