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정치의 '현재' 기회가 없었는가, 능력이 없었는가

[주장] 이인영, 우상호, 임종석... 86의 시작으로 돌아가야 '산다'

등록 2016.01.01 17:40수정 2016.01.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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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세대' 한국 정치계를 강타한 적이 있던 단어이자, 정치적 세력이다. 60년대 출신이며, 80년대 학번을 가지고 있는 30대를 지칭하던 말이다. 한국 민주화 항쟁 역사의 중추였으며, 현재의 민주주의 체제를 만드는 데 큰 공이 있는 세대였다.

이들은 빠르면 2000년의 16대, 많은 경우에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였다. 그들은 DJ의 전폭적 지지 아래에서 전략공천 등으로 당내 거물들을 이겨냈고, 한나라당 중진들을 무너뜨렸다. 386 정치인들은 '개혁'을 상징하는 단어였다.

2000년으로부터 16년의 세월이 지났다. 4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고, 3번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당시 정치를 지배하던 거물들의 시대는 끝이 났다. 누군가는 이제 생을 다해 우리 곁에 없고, 또 다른 누군가들은 또 다른 개혁의 대상이 되어 여의도를 떠났다. 지금 386 정치인들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 386 정치인들은 구태의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나 급격하게 위치가 바뀐 정치 세력이 있었나 할 정도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과거에 갇혀있는 '꼰대'이며, 장-노년 층에게는 운동권 근성을 못 버린 무능력자들이다. 결론적으로 486을 넘어 586, 이제는 86이라는 약칭으로 변화된 86 정치 세력은 지칭하는 이름만 바꾸었지, 그들이 상징하던 '개혁'과는 전혀 다른 구태 세력이 되었음을 비판하는 여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노위 등, 특정 주제에서 힘을 발휘하기는 하지만 여의도에서도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난 2015년의 2.8 전당대회에서 이인영 의원이 얻은 13%가 당내에서의 86 정치인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변명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근태 작고와 임종석 전 의원의 삼화저축 은행 비리건으로 인한 '리더'의 부재가 이런 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그 대표적 대응이다. 리더들의 급작스러운 부재가 당내 권력을 쥘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본인들이 변화를 만들어 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일견 옳은 말이다. 당내 권력을 누가 쥐는지 여부에 따라서 당직이 크게 좌우하는 민주당 계 정당의 특성상 현실적인 부분을 잘 짚어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당내 86 정치인들의 여의도 입성 시기와 선 수를 보면 무책임한 변명에 가깝다.

86 정치인들의 현직 대표주자로 볼 수 있는 이인영, 우상호 의원의 경우 2000년에 첫 출마를 했고, 2004년에 처음 당선 되었다. 여의도 정치를 시작한 것은 16년 차이고, 의원 경력으로만 본다면 18대 총선을 제외하더라도 8년을 여의도에 있었다. 원외 86 대표로 볼 수 있는 임종석 전 의원을 보았을 때, 2000년 16대에 처음 당선 되었고, 2008년 18대 총선 낙선 이후 8년을 제외하면 여의도 정치와 국회의원 경력은 전자와 마찬가지로 16년과 8년이다.

아무리 리더가 없었고, 당권을 가진 적이 없었음에도 여의도 정치, 즉 실질 정치에 뛰어든지 약 20년이 지났음에도 이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분명한 변명이다. 매번 선거 때마다 구태와 무능을 갈아엎자는 반응이 여의도를 향해 가는데, 리더가 없다는 이유로 20년의 시간을 변명하는 것은 분명한 '무능'이라고 받아들여진다.

'개혁'을 외치던 86 정치인들이 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지금의 대한민국은 OECD 기준 연간 평균 노동시간 2079 시간으로 전체 2등이고, 노인빈곤율 45%로 1등, 국민 전체 빈곤율 6등, 전체 자살율 2등, 노인자살률 1등, 임금불평등 지수 2~3등, 저임금 노동자 비율 1~2등에 위치해있다. GDP 대비 복지예산 최하위 수준이며 조세의 소득 불평등 역시 최하위권이며 생활의 질적 차원을 보면, 평균 수면시간 최하위, 자녀와 같이 보내는 시간 최하위, 국민행복지수 최하위, 아동 삶의 만족도 최하위, 출산율 최하위이다.

2015년에 가장 많은 울림을 주었던 단어가 '수저 계급론'과 '헬조선'이 될 때 까지 86 정치인들은 어떤 일들을 해왔는가. 다시 한번 물어보자면 86 정치인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그들은 정의로웠지만, 지독히도 무능했다.

2016년이 시작 되었다. 그리고 20대 총선의 막이 열렸다. 그리고 2015년 혁신위원회에서는 중진들의 험지출마를 요구했다. 이동학 위원이 이인영 의원에게 충주 출마를 요구했고, 이인영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같은 86 세대 정치계 인사인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읽으면서 아주 화가 났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임종석 전 의원은 서울 은평을 지역을 '험지'로 규정하고 출마를 선언했지만, 은평을은 민주당 계 정당의 날림 공천이 이재오라는 5선 의원을 만든 것이지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절대 험지가 아니다 (참조기사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70183). 이들의 보신 정치가 목적대로 당선으로 이어질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역풍이 되어 낙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분석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20대 총선 정국이 열릴 것이다. 86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86 정치인들이 살아남으려면 이번 선거에서 86 정치인들이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대의를 향한 투신이 필요하다. 자신의 당선만을 위한 보신 정치가 아닌, 가짜 험지 출마론이 아닌 강남구에서 새로 생길 지역구나 인물론을 통해서 당선이 가능한 수도권 및 지역 험지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 낸 86 세대에게 우리는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의 정의로웠던 모습에 우리는 열광했고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도록 여의도로 보냈다. 그러나 그들은 무능했고, 지금은 그들이 엎었던 옛날 '판'에 있던 그 정치인들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그들이 당권과 대권을 얻기 위해서는 그들이 처음에 성공했던 '그것'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본인들에게도 승리의 길이며, 야권 전체의 살길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고 시작한 2016, 2017, 2018 세번의 선거. 그 시작은 86 정치인들의 제2의 민주화 투신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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