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 진짜 밥 먹게 해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

[인터뷰] 최성 고양시장

등록 2016.01.08 13:48수정 2016.01.0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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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 ⓒ 권우성


최성 고양시장은 2016년을 맞이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밥'을 꼽았다. 밥 먹여주는 시장, 즉 '일자리 창출'에 무게중심을 두고 시정운영을 하겠다는 게 최 시장의 2016년 목표다. 고양시가 2016년에 '신한류 문화도시 고양'을 주요정책으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신한류, 문화, 예술, 관광이 일자리로 이어지면 고양경제는 살아날 것이고, 그러면 최 시장이 추진해온 '고양형 지방자치'는 고양시민들에게 '밥'을 먹여주게 된다는 것이 최 시장의 주장이다.

2016년을 이틀 앞둔 2015년 12월 30일, 새해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최 시장을 고양시 시정연수원에서 만났다. 한강 철책선이 내려다보이는 시정연수원은 2010년 취임한 최 시장이 새로 단장해서 고양시 싱크탱크로 거듭 나게 만든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고양시 공무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회의가 진행된다. 그 중심에는 최 시장이 있다.

이날 최 시장은 '위안부 사과'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 논란이 불거지자 최 시장은 12월 29일, 페이스북에 "소녀상이 철거된다면 고양시 전역에 더 많은 소녀상을 세우고, 국내와 해외에 소녀상 건립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일본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 아베 총리가 사과한 날, 그의 아내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소녀상 철거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소녀상을 방문해서 참회의 눈물은 못 흘리더라도 한 번이라도 어루만져야 한다."

최 시장은 "그들은 반인륜적, 반인도적인 행위로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걸 몇 푼의 돈을 받고 협상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최 시장과 한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2015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인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메르스 사태 때 전국에서 최초로 재난대책본부를 출범시켜 '청정도시 고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일이다. 삼성병원에서 고양시 거주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고양시는 메르스 없는 청정도시를 만들었다.

두 번째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다.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서 현황을 설명하고, 통행료 인하 확답을 받아낼 수 있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과분하게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게 통행료 인하 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는 고양시의 인사시스템인 '희망보직제'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것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최고의 인사혁신시스템으로 고양시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안전행정부에서 전국의 인사담당자를 모아놓고 우리의 '희망보직제'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최 시장이 2010년 7월, 민선 5기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추진한 '희망보직제'는 2015년에 인사혁신처 주관으로 열린 '정부 인사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최 시장은 재선된 이후에도 계속 '희망보직제'를 추진해왔고, 2015년은 그 결과를 인정받은 한 해였다.

최 시장은 "여러 곳에서 인사와 관련해 압력과 청탁이 들어오면서 '희망보직제'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정착시킬 수 있었다"며 "100%까지는 아니지만 90% 이상 공정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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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 ⓒ 권우성


- 2016년을 맞이하면서 '문화관광'에 무게중심을 두고 '신한류문화도시 고양'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일자리 창출이다. 지방자치가 밥을 먹여준다는 말을 하는데, 밥을 먹여준다는 말을 하는 건 관념으로 그치는 것이다. 진짜 밥을 먹게 해줘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신한류문화도시'는 신한류, 문화, 예술, 관광 활성화를 통해서 일자리를 창출해 고양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2015년 2월에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K-컬처밸리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신한류 문화관광벨트' 사업을 통해 '고양시만의 맞춤형 관광전략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고양 킨텍스와 한류월드, 호수공원, 원마운트, 라페스타, 아람누리 일대 3.94km구간을 '고양 관광특구'로 지정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 시장은 2015년이 참으로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설명한다. 호수공원에서 사계절동안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문화관광'에 방점을 찍고 관광객 유치를 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취임한 뒤 추진해왔던 주민 주도형 마을축제가 한 때는 예산낭비니 뭐니 해서 오해와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 '고양시 주민주도형 마을축제'로 상을 받았다.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을 받은 것 같다. 그게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본이 되면서 '신한류문화도시 고양'이 2016년에는 탄력을 받아서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 2016년에 추진하는 중점 사업이 또 있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인사혁신시스템인 희망보직제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고양형 시민참여 자치시스템과 결합하는 거다. 이게 작동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방자치 시스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2015년은 고양시 캐릭터인 '고양'이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한 해였다. 고양시의 캐릭터 전략이 전국적인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고양이 캐릭터 성공을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로 갈 수 있게 하는 게 최종목표다. 고양이가 캐릭터로 그치지 않고 산업으로 이어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자리를 잡으면 그게 성공이다. 그런 면에서 담당자들과 심각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캐릭터 성공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최 시장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회생, 한반도 평화정착은 우리 자치단체의 힘만 갖고 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가 지방자치를 제대로 해줘야 지방자치가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특히 최 시장은 고양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평화통일특별시'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평화지향적인 정책을 펼쳐야 우리가 준비하는 평화통일특별시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 2016년을 맞이하는 소감은?
"대한민국이 위기다. 안보 상황도 그렇고, 국정과 여의도 정치 상황도 그렇다. 한때 국회에 몸담았던 입장에서는 참혹하리만치 처참해 보인다. 분노와 함께 답답함을 느낀다. 제가 지금 할 일은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 여의도 정치가 하지 못하는 일을 성실하게 메우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위안부를 위한 평화, 남북 교류협력을 위한 착실한 준비,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찾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고양시민만은 덜 불행하고, 덜 눈물 흘리고, 더 많은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 전망이 암울하다. 그러나 최 시장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때가 오면 우리가 했던 노력이 빛을 발하지 않겠어요? 그런 날을 차분히 준비하면서 2016년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에는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내실화를 다지면서 102만 고양시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는 고양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성 #고양시장 #신한류문화도시 #고양시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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