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없는 트리하우스 만들기

뒷마당에 만든 아이들 나무집

등록 2016.01.19 16:53수정 2016.01.19 16:5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느 봄날이었다.  불현듯 트리하우스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그들만의 놀이공간을 만들어주고도 싶었던 것도 같고, 또 내 스스로 뭔가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서이기도 했던 것 같다. 전에 한 번도 해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든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뭔가 잘못돼도 크게 지장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트리하우스를 짓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한 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보통 트리하우스는 나무 위에 지어야 하는데, 마땅히 집을 올릴만한 큰 나무가 우리 뒷마당에는 없었다. 하지만 이내 이것은 집의 바닥을 3피트(약 1m) 정도로 만들기로 함으로써 해결했다. 이 때문에 나무가 없는 트리하우스가 됐다.

먼저 크기를 결정했다. 바닥의 너비는 가로 6피트(약 1.8m)에 세로 8피트(약 2.4m), 바닥의 높이는 지면에서 3피트(약 1m). 그리고 바닥으로 부터 지붕까지는 약 6피트로 결정했다. 성인이 허리를 펴고 서 있을 수 있고, 아이들 2명이 부모와 잘 정도의 면적을 기대했지만, 벽의 두께 등으로 인해 바닥 면적인 3명 정도가 잘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집짓기는 일반적으로 설계, 기초공사, 건물 건축 순서여야 하겠지만, 크기 만을 정함으로써 설계를 대신했고, 다행히도 이미 깔려 있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기초공사를 대신했다. 첫단계는 근처 목재소에서 일단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나무와 못 등을 사와 네 기둥을 세우고 지상에서 1m 정도에 바닥 구조를 만들었다.

a

트리하우스 기둥과 바닥 박스 만들기 트리하우스 기둥과 바닥 박스 만들기 ⓒ Baisub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가지 색깔의 나무가 사용되었는데, 붉은 빛이 나는 나무는 화학 처리되어 물이나 병충해를 겪지않는 나무였다. 적어도 주요 구조에는 모두 이 나무를 사용하도록 노력하였다. 이런 화학 처리된 나무를 쓰면 못이나 나사등도 특수 코팅(galvanized) 이 되어 부식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 기초 구조를 만드는 데 주의해야 할 점은 각각의 기둥이 수평을 유지하게 만드는 일인데, 이는 같은 길이의 나무 등으로 구조의 형태를 잡아놓음으로써 해결했다.

a

나무를 이용해 기본 모양을 잡은 기초 구조 ⓒ Baisub


다음으로 바닥과 뒷 벽면을 완성하였다. 통으로 된 합판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개인 차량으로 목재를 날라야 했기에 차에 들어갈 정도의 사이즈로 잘라서 옮긴 후에 이를 이어 붙여야만 했다.

a

바닥과 뒷 벽면 만들기 ⓒ Baisub


다음으로는 양쪽 옆면을 만들었는데 문은 사이즈가 딱 맞는 것을 찾을 수 없어서,  조금 큰 것을 사서 잘라 사용하였다.

a

문 만들기 ⓒ Baisub


문을 만든 후에는 창틀을 포함한 전면 부를 만들었다.

a

창틀 만들기 ⓒ Baisub


다음으로는 창을 설치하였다. 보온을 고려해 이중 유리로 되어있는 유리창을 설치하였다.

a

유리창 설치 ⓒ Baisub


이후 일단 지붕이 완성되기 전에 가끔 올지도 모르는 비를 대비하여 비닐로 지붕을 대신하였다.

a

임시지붕 ⓒ Baisub


다음으로는 이 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부분일 수 있는 하드우드(hardwood) 바닥을 깔았다. 하드우드 바닥 재로는 다른 공사에서 쓰다가 남은 재료를 활용하였다.

a

나무 바닥 깔기 ⓒ Baisub


이 후로 지붕을 덮었는데,  지붕을 올리기 전에 약간은 치장을 하였다.

a

지붕 치장 ⓒ Baisub


다음으로는 외벽을 완성하고, 페인트를 칠하였다. 나중에 한 가지 덧붙이것은 트리하우스를 쉽게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초록색 페인트로 마무리했다.

a

페인트 칠하기 ⓒ Baisub


a

완성된 실내 ⓒ Baisub


이렇게 약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만든 트리 없는 트리 하우스는 우리 집 뒷 뜰에 한켠에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가족끼리 간이 캠핑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고, 아이들 친구들이 놀러 오면 놀이 방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나는 특히 빗소리를 들으며 트리하우스에서 잠드는 걸 좋아했다. 실제로 이 트리하우스가 실익이 있는 프로젝트 였는지는 자신 없다. 하지만,  다만 이런 일련의 경험이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와의 좋은 기억 중 하나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트리하우스 #전원주택 #집짓기 #삼시세끼 #아이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