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북한 핵실험 사실을 한국에 안 알렸을까

[주장] 줄줄 세는 세금, 남북이 화해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

등록 2016.02.01 11:23수정 2016.02.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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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극비리에 운영 중인 RQ-180 무인기 모습 . ⓒ '에비에이션위크(AW) 갈무리


미국 NBC 방송이 지난달 6일(현지 시각) 미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하기 2주 전에 이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관해 사전에 다 파악하고 있었지만, 한국 정부에는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NBC 방송은 해당 기사에서 "미군 고위 관계자는 2주 전에 실험을 알고 있었으며, 핵실험장 인근에서 기준치가 될 공기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무인기(drone)를 띄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6일 핵실험 후 채취한 공기 시료를 앞서 채취한 시료와 비교해 공기 중에 삼중수소(tritium) 흔적을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북한이 일반적인 핵실험 이상의 실험을 했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미국이 북핵 실험 등에 관한 정보 사항을 이미 무인기를 통해 전부 꿰뚫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이러한 보도가 나가자, "미국 무인기는 북한 영공을 들어갈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첨단 비밀 무인기 자체가 남의 나라 영공을 무단으로 들어가기 위해 개발된 기초적 상식도 잊어버린 모양이다.

최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북한 영공을 매일 밥 먹듯 오가는 이 무인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무인기의 정체는 미국이 특히, 북한의 정찰에 사용되는 최첨단 비밀 무인기로 이에 관한 내용은 거의 미 중앙정보국(CIA)이 관할하는 1급 군사기밀에 속한다. 하지만 그 비밀의 일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12월, 평택에 있는 미 7공군사령부에서 당시만 해도 베일에 싸여 있던 미군 무인정찰기 'RQ-170 센티널'이 모습을 드러내며 이륙했다. 이 무인기는 평양에서 군사무기를 싣고 이륙하던 그루지야 소속의 수송기에 근접해 수송기 내부를 특수 전자카메라로 스캔한 다음 그 정보를 그대로 7공군사령부로 전송했고 이는 바로 미군 태평양사령부로 전송되었다.

해당 수송기가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것을 밝혀냈고, 이 수송기는 결국 태국에 강제 불시착했다. 북한의 극비 무기 수출이 미국의 최첨단 도감청 실력으로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이 작전에 관해서는 당시 아무도 알지 못했다. 주한미군 사령관도 미 7공군 산하에 특수 비밀작전을 관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 CIA가 관할하던 이 비밀 정찰을 담당하던 무인기는 지난 2011년 12월 이란 영공에서 정탐 활동을 벌이다 이란에 나포되고 말았다.


고스란히 이란의 수중에 들어간 이 무인기의 첨단 기술이 그대로 다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바보가 아닌 미국은 이때부터 최고의 최첨단 기술을 가진 RQ-180 무인기를 개발해 다시 이란과 북한에 대한 정찰 활동을 이어 갔다.

미국 최첨단 기밀 자산인 RQ-180 무인기에 관해서는 밝혀진 사실이 하나도 없다. 다만 지난 2013년 12월 미국의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위크(AW)'가 최신 비밀 무인기의 실체에 관한 내용을 일부 보도했을 뿐이다.

AW는 당시 미국 방산업체인 노스럽 그루만사가 제작한 이 최신 무인기가 날개 길이만 130피트(39.62m)가 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미국의 기존 무인기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막강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무인기가 이란이나 북한의 핵사찰 활동에 이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 CIA가 운영하는 국가 군사비밀 1급에 해당하는 '무인기 대북정찰 활동'이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이제 다시 미 NBC 방송의 보도를 복기해보자.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둘렀나 미국의 대북 정찰 활동 정황이 더욱 분명해진다. 

이렇게 상황 파악을 하고 있던 미국은 정확히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기 10분 전에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서 정찰기 'RC135V'를 이륙시켰다. 2013년 북한의 핵실험 때도 가동되었던 고도의 감청 기능을 가진 이 정찰기는 북한 핵실험 전후 상황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6시간 후에 기지로 복귀했다.

한국 정부 "주한미군 사령관 답변만 맹신... 미국도 몰랐다?"

결국, 비밀 무인기가 매일 북한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핵실험 당일에는 고도의 정찰기까지 띄우면서 미국은 북한을 손바닥 보듯 다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미국은 이 같은 정보를 한국에 알려주지 않았을까?

우선 그보다도 왜 한국 정부는 정말 "미국도 몰랐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일까? 북한이 느닷없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이에 놀란 한국 국방부 최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 최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다. 주한미군 최고위 관계자도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답한 것이 이 사단(?)의 발단이다.

아마 이 주한미군 최고위 관계자도 북한의 핵실험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등 정찰 활동은 미국 CIA가 주관하고 있는데 극비상황이기 때문에 리르 관할하는 미 태평양 사령부 최고위급 관계자도 모를 수 있다.
북한 관련 중요 정보는 미 CIA가 총괄하며 이 관련은 미 태평양 사령부 정보 관련 부서를 통하거나, 아니면 바로 미 NSC(국가안보위원회)를 통해 취합되고 중요한 사항만 대통령에게 직보된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최고위 관계자의 순박한(?) 말만 믿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 미국은 왜 이러한 정보를 한국에 알려주지 않았을까?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미국은 북한의 극비 정보 사항을 한국에 알려준 의무도 없고 알려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전까지 북핵 실험은 북한이 먼저 알아서 강대국인 중국이나 미국에 통보했을 뿐이다.

3차 핵실험에 관한 북한의 통보(?)를 받은 미국이 한국 정부에 이를 통보했는지는 모르나, 3차 핵실험 이전의 정보를 얼마만큼 한국 정부에 통보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두 번째로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북한 핵실험에 관한 최고급 정보를 알려줄 이유는 전무하다. 중국을 압박하면서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유지해야 하는 미국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일컬어지는 북한의 도발(?)을 그 누구보다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그 말도 많은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는 자동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제는 한미일 삼각동맹마저 카펫이 깔릴 전망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사전에 북핵 실험을 저지하거나, 이를 한국 정부에 알려준다는 것은 국제관계를 너무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다.

"북한의 도발이 필요한 미국, 돈은 누가 충당하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기본이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통해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는 경제 침체로 인해 줄어드는 미 국방비 예산의 절감을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하다.

일본의 재무장화를 인정하면서 일본 돈으로 한미일 삼각동맹에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미국이 한반도 긴장이 강화된다면, 이젠 한국 돈으로 동북아시아 패권을 이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조 원이 드는 사드 배치를 한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미 군산복합체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쾌재를 부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이런 일에 세금을 퍼부어야 할까.

60여 년간 휴전 상태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재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은 현재 미국 최대 무기 수입국이다. 매년 10조 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을 미국산 무기 구입에 충당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해 이제 또 수조 원에 이르는 사드 도입은 자동으로 된 꼴이다. 북한이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 군산복합체는 또 수조 원에 이르는 방어 무기를 구매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간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 우리는 재주를 부리는 그 곰을 비난하고 있다. 곰이 과도하게(?) 재주를 부리는 이유를 "자신이 살 길이 이것뿐"이라고 떠들고 있다. 그런데 곰이 재주를 부릴수록 '되놈'이 가져가는 돈의 액수가 커지고 있다.

그 돈은 먹고살기도 힘든 재주 부리는 곰에서 나올 리가 만무하다. 그 곰과 똑같이 생긴 친척 곰은 자기 돈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이 광경을 즐기고 있다. "저 곰이 나를 해칠지도 모르니 좀 잡아 주세요" 하면서 '되놈'에게 하소연한다. 하지만 '되놈'은 들은 체도 않고 돈을 챙겨 가기에 바쁘다.

북쪽 곰과 남쪽 곰이 화합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쪽 곰의 정권은 "북쪽 곰은 곧 죽는다"는 '되놈'의 말만 신봉하고 자기 곰들의 주머니에서 돈이 얼마나 나가는지도 관심이 없다. 오직 북쪽 곰이 과도하게 재주를 부리면 "우리를 잡아먹으려 한다"고 남쪽 곰들에게 강조할 뿐이다.

그 한 마디에 모든 남쪽 곰들은 얼어붙고 자신들의 지갑을 꺼낸다. 북쪽 곰은 남쪽 곰 지갑을 털기 위해서 한 재주도 아닌데, 몸부림치며 벗어나고자 했던 '되놈'이 남쪽 동족 곰들의 지갑을 터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다.

#북한 핵실험 #무인기 #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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