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르지만, 세계가 알아주는 가마터

부안 청자박물관을 찾아서

등록 2016.03.11 16:51수정 2016.03.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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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 오후 전라북도 서쪽 부안군에 있는 부안 청자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오래전 고려시대부터 상감청자나 백자를 굽던 유천리 가마터에 세운 청자박물관입니다. 이곳 유천리나 진서리 가마터는 사적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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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청자박물관 전경입니다. 설명서 사진을 다시 찍은 것입니다. ⓒ 박현국


영국에 있는 브리티시뮤지엄이나 미국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박물관에 있는 도자기 전시실에도 도자기를 소개하는 안내문에 손쉽게 유천리 가마터라는 말이 나옵니다. 일본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 누리집에서 한국 도자기 120여 개를 소개하면서 유천리에서 만들었다거나 유천리에서 나온 사금파리 조각에 이런 비슷한 것이 있다는 소개가 열 곳 이상 나옵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천리 가마터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지금도 일본 아리타 야키 도자기로 유명한 규슈 아리타에서는 직접 후손들이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가마터에서 도자기를 굽기도 합니다. 더구나 박물관에 가면 아리타에서 만든 유명한 도자기를 직접 유럽에서 구입하여 전시하기도 합니다.

유천리 가마터는 일제 강점기 1929년 일본사람들이 첫 발굴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나온 많은 도자기나 사금파리를 일본으로 가져갔습니다. 이후 이화여자대학이나 원광대학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새롭게 가마터나 도자기들이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으로 가져간 유천리 도자기는 일본 사람들에 의해서 세계 여러 곳으로 퍼졌는지도 모릅니다. 특히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있는 도자기는 대부분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 기증한 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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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기름병입니다. 왼쪽은 부안청자박물관 오른쪽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는 것입니다. 모양이나 무늬로 보아 같은 곳에서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 박현국


사람들은 지역에 따라서 오래전부터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이집트 왕족들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돌을 깎아서 만든 그릇을 사용했습니다. 유목민의 후손들은 금이나 은으로 그릇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일찍이 중국 왕족들은 옥돌로 그릇을 만들어 사용하고, 무덤 부장품으로 묻기도 했습니다.

그릇의 사용은 인류의 역사, 문명과 같이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용적이고, 돌처럼 단단하고, 옥처럼 아름다운 그릇을 만들려는 시도는 중국 도자기로 완성되었습니다. 중국의 여러 가마에서 만들어진 도자기는 세계시장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일본 아리타 도자기는 중국 명, 청 정권 교체기 정치적으로 불안한 틈을 이용하여 유럽시장에 소개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우리 도자기는 중국과 달리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흙으로 만든 그릇 겉을 파서 다른 흙으로 무늬를 내서 유약을 칠해서 구운 것이 상감청자입니다. 도자기 그릇은 흙의 성질이나 종류, 유약, 가마 따위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겉에 바르는 유약 역시 그릇에 여러 가지 무늬나 색깔을 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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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참외모양 주전자입니다. 왼쪽이 부안청자박물관, 오른쪽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는 것입니다. 거의 같은 작품입니다. ⓒ 박현국


특히 청화라고 부르는 도자기는 중동에서 수입한 코발트 안료로 파랑색을 무늬를 그리기도 합니다. 중국 도자기는 코발트를 듬뿍 사용하여 강력한 인상을 주는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도자기는 중국을 통해서 수입한 코발트가 비싸고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코발트 보다는 철사라고 하는 쇠나 구리 가루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전라남도 강진 가마터를 비롯하여 부안 유천리 가마터는 비교적 바다에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것은 가마에서 만든 도자기를 손쉽게 운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흙이 있고, 산에서 나무를 구하기 쉬워 가마에 불을 지피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고려청자나 조선 백자는 중국 도자기에 비해서 양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희소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처럼 도자기를 산업화시켜 유럽 시장을 개척하려는 열의가 없었지만 우리만의 개성과 고집이 있었습니다. 한반도의 독특한 문화 환경과 기후 속에서 멋진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는 한반도를 넘어서 세계적인 미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부안 유천리 부안청자박물관에서는 이곳에서 만든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으며 관람객이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의 생각이 바뀌어 이제 사라져버린 유천리 가마터에 청자박물관이 남아있어 위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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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와 백자 병입니다. 맨 왼쪽이 부안청자박물관에 있는 것이고 나머지는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과 교토박물관(맨 오른쪽)에 있는 것입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윤용이,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학고재, 1997,
참고 누리집> 부안청자박물관, http://www.buan.go.kr/buancela/, 2016.3.9,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http://www.moco.or.jp/ko/, 2016.3.9,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http://www.metmuseum.org/exhibitions/, 2016.3.9,

첨부자료 소개> 일본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을 비롯하여 일본 여러 박물관 누리집에 소개된 한국 도자기 관련 자료를 모아서 정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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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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