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이틀 만에 현장 간 대통령, '선거의 여왕' 행보?

'도시락 강행군' 펼치며 충북·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야당 "선거개입 중단" 비판

등록 2016.04.08 15:25수정 2016.04.0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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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일진복합소재 윤영길 임원으로부터 CNG저장용 복합재료 고압용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용기를 들어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8일 오후 4시]

박근혜 대통령이 20대 총선을 닷새 앞둔 8일 충북·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면서 선거개입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도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은 선거개입 논란을 빚었다. 특히 지난 3월 10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 지원'이란 뒷말을 낳기도 했다. 특히 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박 대통령 대구 방문 이후 공천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 이 같은 추측을 기정사실화 했다. (관련 기사 : 박 대통령 또 '총선개입' 행보, 이번엔 부산행)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현장 행보가 6박 8일 간의 해외 순방 뒤 7일 단 하루만 쉬고 떠난 '강행군'인 셈이다. 또 현재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임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의 현장 행보 자체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대구·부산 방문 당시에도 지적됐던 박 대통령의 '동선' 문제 역시 그대로 재현됐다.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한 청주에서는 4개 지역구 중 3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CJB청주방송과 청주·충주MBC가 지난 7일 발표한 '리서치앤리서치'의 조사 결과, 청주 청원의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33.9%)와 더민주 변재일 후보(29.8%)는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었다. 청주 서원의 새누리당 최현호 후보(37.7%)와 더민주 오제세 후보(35.8%), 흥덕의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31.4%)와 더민주 도종환 후보(30.0%)는 각각 1.6%p, 1.4%p의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위치한 전주 완산구도 새누리당 후보의 '분전'이 돋보이는 곳이다. <연합뉴스>와 KBS가 6일 발표한 '코리아리서치' 조사 결과, 전주을의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28.4%)는 최형재 더불어민주당 후보(27.9%)와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24.8%)를 각각 0.5%p차, 3.6%p차 앞서고 있다.(이상의 여론조사 관련 세부사항은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


결국 모두 민감한 '선거 지역'인 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성공기업 간담회에서는 "앞으로는 정말 창업이나 이런데 도움이 되는 법안들은 좀 지체 없이 빨리 빨리 통과시켜주는, 그래서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많이 주는 (국회), 이번에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20대 국회는 그렇게 확 변모되는 국회가 되길 여러분과 같이 기원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크라우딩펀딩 입법 당시 야당의 반대를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즉, 행정부의 입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주문한 셈이다.

"다시 '선거의 여왕'에 등극하기 위한 비겁한 면모"

당장, 야당은 이를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지금은 각 당의 선거운동이 가장 치열할 때다, 이런 때에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박 대통령은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지방 순회 행사를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도 "사전투표의 시작 일정에 딱 맞춰 진행하는 혁신센터 방문은 다시 '선거의 여왕'에 등극하기 위한 비겁한 면모"라면서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자리이지, 특정 정당과 기득권 세력을 위해 선거를 기획하는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오해를 살만 하다"라며 "특히 여당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부당한 선거개입으로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라고 질타했다. 또 "대통령이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이야말로 구태 중의 구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오해'라고 강변하고 있다. 지난 2월 대전부터 시작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점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행보의 일환이란 설명이다.

대개 하루에 한 곳의 혁신센터만 방문했던 전례와 달리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면서까지 두 곳의 혁신센터를 방문하는 강행군을 편 것에 대해서도 '거리가 가깝다'는 설명을 내놨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북센터는 청주와 거리도 그렇게 멀지 않고 1년이 넘은 혁신센터"라며 "전북센터를 방문하게 되면 오늘 현재 1년이 된 혁신센터 대부분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선거개입 #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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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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