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결말, 시작은 '선거구 획정'

[분석-20대 총선] 수도권 등 도시 선거구 증가로 더민주 '이득', 새누리 '손해'

등록 2016.04.14 20:15수정 2016.04.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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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치는 더민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제 20대 총선이 여소야대 정국의 개막으로 끝났다. 애초에 대승이 예견되던 새누리당은 수도권 참패와 대구·부산 내 더민주 후보들의 약진으로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야권연대 없는 독자 출마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던 더민주(더불어민주당)는 수도권 싹쓸이에 나서며 123석을 획득해 1당이 되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표를 상당수 획득하면서 제3당의 존재감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호남 석권에 성공하며 든든한 실력을 보여줬다.

앞서 지난 2월 28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이 제출된 바 있다. 이 선거구획정안은 지난 2014년 10월 30일 헌법재판소가 선거구 사이의 인구 편차가 2대 1을 넘지 못하도록 결정한 데에 따른 개정안이었다. 이에 따라 인구 비례를 조정하기 위해 농·어촌 지역구가 통·폐합되고 수도권 선거구가 늘어났다. 이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치러진 제 20대 총선은 과연 누구에게 유리했을까(관련기사: '수도권 격전' 예고하는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선거구 변경, 더민주에 크게 '유리'

전체적으로는 변경된 선거구가 더민주에 크게 유리한 지형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반면 새누리당은 손해를 봤다. 지난 선거구 획정 때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수도권 선거구 증대'였다. 서울 1곳, 인천 1곳, 경기 8곳으로 수도권에서 전체 지역구가 10곳이나 증가했다. 대전과 충남에서도 1석씩 증가한 반면 호남과 경북에서는 2곳이 감소했다. 강원은 1곳이 감소했다. 양당의 균형을 위해서 호남과 경북의 의석수를 줄인 것이었지만 더민주가 지지기반을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면서 오히려 손해는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이 보게 되었다.

각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서울에서 강남이 분구되면서 지역구가 재조정된 덕을 더민주 전현희 후보가 톡톡히 득을 봤다. 기존 강남을 선거구에서 대치동이 빠져나가면서 더민주에 유리한 지형이 형성됐고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서 상대였던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꺾은 것이다. 인천에서는 연수구에서 분구된 연수갑에서 더민주 박찬대 후보가 승리하면서 20년 보수 정당 당선의 종지부를 찍었다. 기존 연수구의 5선 의원이자 교육부 총리를 지낸 황우여 의원은 기존 지역구인 연수구에서 서구을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더민주 신동근 전 부시장에게 패하고 말았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남양주, 화성, 군포, 용인, 김포, 광주에서 1개씩 선거구가 추가됐다. 수원은 갑·을·병·정·무를 더민주가 모두 싹쓸이해갔고, 남양주에서는 불출마하게 된 더민주 최재성·박기춘 후보의 빈 자리를 더민주 조응천·김한정 후보와 새누리당 주광덕 후보가 나눠가졌다. 화성병에서는 더민주 권칠승 전 경기도 의원이 50%가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 더민주 이학영 의원이 자리했던 군포는 갑·을로 분할되면서 갑에서는 더민주 김정우 세종대 교수가 원내 진입에 성공했고 을에서는 이학영 의원이 재선으로 발돋움했다.

갑·을·병·정 네 곳의 지역구를 갖게 된 용인에서도 더민주가 한 석을 더 따게 됐다. 갑·을·병에서는 모두 기존 현역 의원인 새누리당 이우현, 더민주 김민기, 새누리당 한선교 후보가 각각 당선되었으나, 새로 추가된 용인 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김포에서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의 아픔을 겪었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김포갑에서 당선됐다. 기존 현역인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은 김포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 현역으로 있던 경기도 광주에서는 갑과 을에서 모두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갑에서는 더민주 소병훈 후보가 3%p차이로 새누리당 정진섭 후보를 꺾었고, 현역인 노철래 의원은 을에서 출마했으나 더민주 임종성 후보에 패했다.

대전에서는 유성구에서 분구된 지역구인 유성 갑·을에서 더민주 조승래 후보와 이상민 후보가 상대 후보를 약 15%p, 20%p 차이로 수월하게 따돌리고 당선했다. 갑·을로 나뉘게 된 아산에서는 새누리당 이명수, 더민주 강훈식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경남에서는 양산이 갑·을로 나뉘면서 을에서 더민주의 영입인사이자 전략공천자인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기존 강세 지역인 강원도와 경북에서 의석수 3곳이 감소했다. 전남에서는 장흥·강진·영암, 고흥·보성, 무안·신안 3개 지역이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영암·무안·신안으로 통합되어 1곳이 사라졌고, 전북에서는 남원·순창, 정읍, 진안·무주·장수·임실, 김제·완주, 고창·부안이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완주·진안·무주·장수, 김제·부안으로 변경되면서 1석이 줄면서 이전 선거구에 비해 국민의당이 얻어야 할 의석이 2석 감소했다.

새누리, 강원경북서 3곳 줄어... 더민주 손해 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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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리 뜨는 강봉균 선대위원장 지난 13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제20대 총선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굳은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 발표 생방송을 지켜보던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 먼저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에서 대승하고 호남과 경북에서는 미약한 결과를 보인 더민주는 선거구 획정안으로 인해 손해본 것이 없다. 오히려 경기도에서 지역구가 늘면서 분구 지역에서 당선자가 늘어났다. 더민주가 국민의당을 호남에서 밀어내지 못하고 서울과 경기도 대도시를 지지기반으로 한다면 농·어촌 선거구가 인구 부족으로 없어질수록 이득이다. 각 지역 거점 도시를 위주로 선거 운동을 해도 의석을 쉽게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새누리당은 전통적인 지지세력인 강원과 경북에서 지역구가 1곳, 2곳씩 감소해 의석수가 줄어들었다. 전통적인 농촌 세몰이가 전보다 위력이 약해진 셈이다. 정의당은 지역구 변동에 따른 의석 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민주당계 정당이 가지고 있던 호남과 수도권의 연합이라는 정치적 구획은 국민의당의 등장으로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수도권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선거구가 증가하면 더민주로서는 해볼 만한 지형이 된다. 앞으로도 더민주가 대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선거구 획정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지, 이러한 지형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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