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위 외국인들의 '유쾌한' 한국어 배우기

캄보디아·세네갈·가나 등 다국적 학생 참여... 외국인 노동자 인권·복지 지킴이 역할까지

등록 2016.04.20 21:53수정 2016.04.2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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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한글교실 지난 14일 수업이 끝난 후 기념촬영에 응해준 외국인 한글교실 캄보디아 학생들과 관계자들 ⓒ 방관식


"아는 아버지, 어는 어머니."

서툰 발음으로 한 단어씩을 말해보고는 웃는다. 어색하지만 재미있기 때문이다.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서산YMCA사무실에서 열리는 수업 광경이다. 4월부터 문을 연 외국인 근로자 한글교실에는 총 14명의 외국인들이 참여해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목요일반과 일요일반은 조금씩 사연이 다르다.

목요일반의 학생들은 코리아 드림을 안고 한국에 온 캄보디아 외국인 근로자들로 현재 지역의 난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저녁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한마디로 주경야독하는 사람들이다.

여기까지는 매스컴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일요일반 학생들은 사연이 더 기구하다. 일요일반은 세네갈, 우간다, 봉고, 가나, 키르기스스탄 등 다국적 학생들로 구성돼 있는데 체육비자를 받은 인원을 빼놓고는 대부분 난민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원래 한글교실은 '빵 만드는 목사'로 유명한 대화성결교회 배정규 목사가 4년 전부터 해오던 것을 4월부터 YMCA가 좋은 취지에 공감, 사무실을 교실로 제공하면서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여기에 박상언 사무총장이 한국어 교육이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를 물색하던 중 난민지위를 가지고 한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곳의 한글교실은 한국말과 글을 배운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현재 국가적인 정책이
다문화이주여성 위주로 구성돼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배려는 뒷전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곳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힘든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할 수 있는 상담창구의 역할은 물론 인권과 경제적 권리 등의 법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기도 한다. 여기에 팍팍한 일상에서나마 잠시 찾아와 수다를 떨며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은 보너스다.

YMCA 박상언 사무총장은 "한글교실은 다문화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의 하나"라며 "의사표현을 위한 언어습득이 성공적인 한국에서의 삶을 좌우하는 만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인 3색 현장 토크] 배정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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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규 목사 배정규 목사 ⓒ 방관식


"언어를 통해 한국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 한글교실과의 인연은?
"10여 년 전 대산지역 공장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빵을 나눠주다가 우연하게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돼 빵을 나눠주는 날마다 한글교실을 열었다. 그리고 현재의 친구들은 3년 전 다문화지원센터에서 요청이 들어와 근로자들이 일하는 현장을 찾아가 한글을 가르치게 됐다."

- 이제 YMCA에서 공부하게 됐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예전에는 혼자 가르쳐야 했지만 이제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까지 가세해 좀 더 다양하게 교육을 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좋아하는 눈치다. 언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글교실을 통해서 한국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

-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체험을 실시하려고 한다. 기존에도 빵 만들기 체험,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장보기 체험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는데 더욱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서산시민 여러분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한다."

[3인 3색 현장 토크] GH노인복지상담소장 이인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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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강사 이인수 강사 ⓒ 방관식


"한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갖도록 노력"

- 학생들의 수업태도는?
"열정적이다. 특히 담당하고 있는 일요일반의 경우는 각자의 나라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수업태도가 좋고, 학습능력도 뛰어나다.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과거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외국에 나가서 이렇게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찡하기도 한다."

- 수업 시간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음악,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갖게 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기를 바란다. 일단 수업은 재미있어야 한다, 외국인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직은 이런 혜택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너무나 적은 편이다. 서산지역에도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는 만큼 공식적인 지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글교실은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리 수 있는 좋은 기회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3인 3색 현장 토크] 캄보디아 학생 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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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 외국인 근로자 최윤 씨 ⓒ 방관식


- 언제 한국에 왔는지?
"4년 전 한국에 왔고, 난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말과 한글도 배우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좋다. 발음을 따라 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열심히 배워 한국말을 능통하게 하고 싶다. 10개월 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시험을 봐서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

- 가족들이 보고 싶을 텐데?
"16살과 13살의 딸들이 있는데 항상 보고 싶다. 2년 전 고향에 가서 보고 왔는데 그동안 많이 컸다.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지만 선생님들이 가족처럼 잘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벌어 고향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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