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김종인 셀프공천에 호남 선거 망쳤다"

호남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지도부 성토 이어져, "문재인 신임 투표로 만들었다"

등록 2016.04.28 18:05수정 2016.04.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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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김성주 의원이 발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신정훈 강기정 김성주 의원. ⓒ 남소연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호남 총선에 참패 원인에 대해 "친노패권, 반문재인 정서, 호남 홀대론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라며 "이번 선거는 정확하게 필리버스터로 기세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비례대표) 셀프 공천 때문에 망했다"라고 진단했다. 국민의당과 경쟁에서 참패한 호남 총선 결과에 지도부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 한 것이다.

강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에서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과정에서 더민주의 호남 지지율이 급등한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 셀프공천과 광주지역 전략공천이 있었던 3월 넷째 주에 급격히 하락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부분에 반성 없이 1당이 되니까 호남 패배에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건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호남 민심을 회복하는 방안에서도 "지도부는 상층연대로 풀 것 같다, 시도당을 강화하고 인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데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호남 시도당으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정치적 모색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더민주 호남 참패의 원인으로 야당으로 '정체성 상실', '호남 홀대론', '반문정서에 치밀하지 못한 대응' 등이 주로 거론됐지만, 강 의원을 비롯해 김성주 의원, 신정훈 의원, 이개호 의원 등 호남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 역시 강하게 제기됐다.

이개호 의원은 "전현 지도부 누구를 특정해 말할 수는 없지만 화도 나고 분풀이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당이 후보를 도와줘야 하는데 계속 방해하는 모습만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 지도부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라며 김종인 대표를 겨냥해 "국보위 전력에 셀프공천, 또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로 올라와 서로 만나는 모습까지, 호남에서 선거기간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호남 방문, 도발하는 모양새 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는 더민주의 호남 참패 원인으로 '반문 정서' 대응 미흡과, '정체성 문제'를 꼽았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해 "방문 자체는 할 수도 있었지만 메시지가 문제였다"라며 "'호남 홀대론'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고 했지만, '사실이 이러니 오해하지 말라. 그럼에도 나를 지지해주지 않으면 정계 은퇴할 수 있다'고 도발하는 모양새가 돼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때문에 현역 물갈이, 야권 분열 등 다른 주요 이슈가 묻히고 호남의 선거구도가 '문재인 신임투표'로 전환돼 버렸다"라며 "광주 광산을, 나주·화순, 순천 등 경합우세지역들이 경합열세로 돌아섰고 끝내 국민의당 후보와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라고 분석했다.

또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체제에서 시작해 김종인 체제에서 극대화된 더민주의 정당 노선은 기존 호남 정치의 전통적 가치와 상당 부분 충돌했다"라며 "더민주 비대위원장으로 국보위 출신 김종인을 영입한 행위는 5·18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분배'라는 진보적 가치에 익숙한 호남 유권자들에게는 보수정당에서나 주창하던 '소득주도성장론'은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특히 햇볕정책 폐기와 대북강경 노선 등 외교·안보노선의 우클릭은 정통 야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김종인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대표 시절부터 존재하던 문제"라며 "전통적 호남 유권자들은 더민주에 대해 더 이상 '우리 당'이란 인식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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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총선 평가 토론회에서 김성주 의원이 발제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신정훈 강기정 김성주 의원,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 이개호 의원. ⓒ 남소연


#김종인 #문재인 #강기정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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