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 한 알> 표지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르네

[한권의 그림책이 나오기까지 ③] 데이터화 하기-디자인 하기

등록 2016.05.02 14:43수정 2016.05.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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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커피 한 잔보다 빨리 읽히는 그림책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음식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지요. 책 만드는 과정도 알게 되면 그림책이 또 다르게 보일 거예요.

 그래서 창작 그림책 제작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사실 책의 제작은 작가마다, 출판사마다, 책마다 다 경우가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키는 건 쉽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말

6. 데이터화 하기


작가(그림 작가)는 이 과정에서부터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출판사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바빠지게 되죠. 작가가 거듭되는 '수정'이라는 고난과 인내의 시간을 끝내고, 최종 원화를 완성하면 이 그림을 디지털 데이터화 시켜야 합니다. 원화가 원래 디지털 작업이었다면 이 과정은 생략되겠죠.

원화는 스캔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캔엔 드럼 스캔과 평판 스캔이 있는데, 웹 용이 아닌 인쇄용 데이터는 픽셀당 300dpi 이상의 고해상 파일이 필요하므로 드럼 스캔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스캐너는 수용할 수 있는 사이즈에 제한이 있죠.

만약에 큰 캔버스에 그린 작업이 원화라면 이런 작업은 스캐너로 스캔을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텍스처가 살아있는 그림, 콜라주 작업, 입체 작업의 경우도 스캔은 적합하지 않죠. 그럴 때는 사진으로 찍어야 합니다. 백희나의 일련의 작업들이 대표적이죠. 이런 경우는 사진 작업 또한 작업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디자인하기

그림책에서 디자인은 그 중요성에 비해 저평가 될 때가 많죠. 평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이 그림책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자체를 잘 알지 못 합니다.


그림책 디자이너 : "이번에 저 그림책 내가 디자인했어."
친구 : "아, 네가 저 그림 그린 거야?"


이런 대화가 오갈 때마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흑흑). 그림책 디자이너는 작가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디자인(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합니다. 좋은 디자인이라면 그렇듯, 책의 내용을 최대한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디자인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야겠죠.

그림책의 편집 디자인은 다른 디자인보다 작가의 의견이 많이 수용되는 편입니다. 그림책의 특성상 그림을 그릴 때부터 레이아웃이나 타이포그래피를 생각해서 작업하는 작가들도 많기 때문이죠. 디자인 소프트웨어는 어도비(Adobe) 사에서 나온 인디자인(InDesign)을 주로 씁니다. 인디자인이 상용화되기 전엔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로 주로 디자인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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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의 표지 디자인 좌(후보), 우(최종 결정). ⓒ 이야기꽃


표지 디자인이 어떠냐에 따라 책이 품고 있는 내용이 달라 보입니다. 위에 있는 대추 한 알의 표지를 보면 왼쪽의 경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견딘, 대추로 상징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읽힙니다.

직접적이고 강렬하지요. 그리고 어린이보다는 성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으로 결정된 표지는 그에 비해 좀 더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대추 자체를 강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이려고 한 것이지요.

디자인 후 인쇄와 제본, 유통 등의 이야기는 다음 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추 한 알

장석주 글, 유리 그림,
이야기꽃, 2015


#그림책제작과정 #그림책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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