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30명이 소녀 집단 성폭행... 브라질 '분노'

오프·온라인서 강력 규탄... 유엔도 철저한 수사 촉구

등록 2016.05.29 11:49수정 2016.05.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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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여성들의 집단 성폭행 규탄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브라질의 16세 소녀가 30여 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면서 브라질 사회의 분노가 폭발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에서는 발가벗겨진 채로 정신을 잃고 침대에서 쓰러진 소녀의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동영상을 촬영한 남성들이 이 소녀를 조롱하는 목소리도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현재 삭제됐으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브라질 사회의 공분을 일으켰다. 올림픽 개막을 앞둔 브라질 정부는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했고, 유엔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까지 발표하며 국제사회로 퍼지고 있다.

브라질 사회 '발칵'... 유엔도 규탄

공식 수사에 나선 브라질 경찰은 28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여성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16세 소녀이며, 지난 21일 남자친구의 집에 놀러 갔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소녀의 남자친구를 포함해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 4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또한 범죄에 가담한 남성이 최소 30명에서 36명까지 달할 수도 있다며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를 입은 소녀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면서 의식을 잃었고,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났을 때는 벌거벗은 상태로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고 밝혔다.


가해 남성들은 성폭행을 넘어 이 소녀를 촬영한 40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잔혹한 범죄가 알려지자 성폭행이 만연한 브라질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개혁과 각성을 촉구하는 시민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브라질 여성들 "우리 모두의 문제"

브라질 집단 성폭행 사건을 규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 트위터




이날 수백 명의 브라질 여성은 리우데자네이루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붉은색으로 물든 옷을 입고 '우리 모두 피를 흘리고 있다'는 구호를 외치며 이번 성폭행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소셜미디어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누리꾼들은 피해 소녀를 위로하며 아픔을 공유하는 글과 그림을 올리면서 "성폭행은 여러 형태의 고문", "이번 사건은 30대 1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 대행은 성명을 통해 "21세기에 아직도 우리가 이처럼 야만적인 범죄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터무니가 없다"라며 철저한 수사와 무거운 처벌을 약속했다.

피해 소녀는 "내가 매도당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지지해줘서 감사하다"라며 "나는 몸이 아닌 영혼의 상처를 입었고, 아직도 수많은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브라질 #성혹행 #여성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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