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3당 원 구성 협상, 20대도 지각?

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지지부진, 새누리 "여당이 포기 못할 상임위를..."

등록 2016.05.30 18:54수정 2016.05.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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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 새누리당 김도읍(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 국민의당 김관영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이 30일 오후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28년 만에 법정시한에 맞춰 원 구성을 끝내겠다"던 3당의 공언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 셈이다.

주어진 시한은 이날부터 단 7일 뿐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총선 후 새로 구성된 국회는 임기 개시 후 7일 이내에 임시회를 실시하고 임시회 이후 3일 이내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총선 결과 '원내 2당'으로 주저앉으면서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뿐만 아니라 국회의장단 문제에서도 지지부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된 것은 없고 기일이 얼마 안 남았으니 각 지도부와 상의해서 내일(31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경우의 수가 많다, 각 당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라며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합의까지 멀지 않았단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부대표는 "(각자) 솔직한 입장을 들었기 때문에 밤새 논리를 (갖고) 투쟁하는 게 아니라 결단을 내리는 문제"라면서 "조금 더 빨리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고 이해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고성마저 흘러나온 협상... 국회의장·주요 상임위 놓고 팽팽

그러나 협상 분위기가 그리 화기애애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상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에게 안에서 주고받는 고성들이 일부 들릴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도읍 부대표는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시원시원하게 양보하겠다고 했는데 들어가 보니까 아무것도 없더라"라고 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 국회의장을 원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 같은 '신경전'은 협상 시작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원내 1당'으로 강자의 입장에 선 더민주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김도읍 부대표는 "20대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가진 야당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시원시원하게 양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새누리당에서 많은 기대를 걸고 이 자리에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달 7일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완주 부대표의 발언을 두고서도 "정말 반갑다, 여당은 2당이지만 여당의 입장을 고려해준다는 말로 들어도 되겠나"라고 첨언했다. 20대 국회 역시 '지각 출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3당의 협상은 크게 진전하지 못한 상태다. 원내 1당이 된 더민주에서 국회의장을 맡되 18개 상임위원장을 의석수에 따라 새누리당 8개, 더민주 8개, 국민의당 2개씩 배분한다는 윤곽만 잡혀 있다.

국회의장을 더민주에서 맡는다는 것도 확정적이지 않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회의장(자리)을 포기해선 안 된다, 우리가 포기한 적 없다"라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과반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두 야당이 동의해줘야 가능한 문제"라면서 이 문제가 원 구성 협상의 '카드'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민주가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중 하나를 맡고 야당에서 기획재정위와 정무위원회 중 하나를 맡는" 협상안을 내밀고 있는 것도 난제다. 새누리당은 이에 '원내 1당'으로 국회의장 자리를 더민주에서 맡겠다면 그만한 양보도 있어야 한다고 맞서는 중이다.

무엇보다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선 어느 상임위도 포기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법사위는 법안 처리의 마지막 관문이고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 기관으로 두고 있다. 나라 살림을 다루는 예결위와 정부의 경제정책 및 조세 부문을 다루는 기재위도 야당 몫으로 넘기기 부담스러운 상임위들이다.

그러나 더민주는 '새누리당이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답을 요구하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내달 7일 첫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부의장 선출하는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어떤 협상 카드를 가지고 오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답했다.

또 "협상카드는 어느 정도 다 주고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 새누리당은 실제 회의 테이블에서는 무엇을 양보하려고 하는지, 또 무엇을 요구하는지 구체적인 얘기를 안 하고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새누리당이 어떤 답변을 내놓느냐에 따라 원 구성 협상 속도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자리는 양보해도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몇 자리를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그런 것이 (협상카드)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가져가겠다는 얘기는 있는데 뭘 양보할지는 안 내놓고 있다, 가져가면 뭘 양보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더민주 "새누리 답해라" VS 새누리 "과하다" VS 국민의당 "우린 조정자"

새누리당은 '과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김도읍 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당으로서 도저히 양보 안 되는 상임위를 요구하고 있어서 각 정부부처 의견을 구하고 있고 그 취합 과정도 마무리되는데 참 난망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의장과 상임위 문제를 같이 해결하지 않으면 의석수에 밀려 의장직과 주요 상임위를 뺏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야당도 여당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해서 기존에 요구한 상임위 중 단 몇 개라도 통 크게 양보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서는 "지금 야당에서 '새누리당 내홍 때문에 협상이 안 된다'고 하는 점들이 아쉽다, 언론을 통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며 야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를 우선 배분받아야 할 상임위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원내 3당으로서 '조정자' 역할에 충실하겠단 것이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협상에 앞서 "1당과 2당 양보하겠다고 하는데 저희가 조정을 잘 해서 시간 내에 원 구성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잘하겠다"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은 자리를 하나 더 차지하기 위해서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원 구성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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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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