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날, 야권 모두 '민생' 한 목소리

대통령 거부권 등 정쟁 이슈에서 한 발 물러서 '민생 입법'으로 출발

등록 2016.05.30 18:54수정 2016.05.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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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개원 제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오전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마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20대 국회 첫날인 30일, 야 3당은 모두 '민생 의제'에 집중한 행보와 법안 발의에 열을 올렸다. 각 당이 모두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재의를 요구(거부권)하며 발생한 논란에서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야권 일부에서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정치권 이슈와 민생 현안을 확실히 분리시키려는 모습이 이어졌다.

'가습기, 세월호, 보육대란 해결' 내세운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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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치 세비 모아 2525명 빚 없애준 더민주 제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김종인 비대위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제윤경 의원 등 123명 의원들이 이틀치 세비 8천179만5천원을 모아 주빌리은행에 전달, 2천525명의 부실채권 123억원어치를 사들여 소각해 빚을 탕감해줬다. ⓒ 권우성


20대 국회에서 원내 1당에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입법과제를 점검하고 지도부가 보육현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정당'의 면모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또 각종 민생현안 관련된 입법을 통해 국회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의 의원 세비를 모아 서민들의 부실채권을 구입해 소각하기로 하고, 채권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의총에서 "정치 쟁점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약속한 대로 민생에 충실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며 '민생정당'을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오직 국민의 민생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라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당이라는 방향을 잃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두 지도부는 이날 의총에 앞서 어린이집연합회와 간담회를 열고, 당의 보육정책을 논의했다.

더민주는 입법활동에서도 민생을 강조했다. 변재일 정책위 의장은 지난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보육 대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간 보장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긴급현안 3대 법안'은 6월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더민주는 지난 총선에서 공약한 청년 일자리, 건강보험료 개편 등 '8대 공약' 법안 처리에 집중할 전망이다.

의원입법 1호 법안도 더민주의 차지였다. 박정 의원은 이날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20대 전체 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또 이찬열 의원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칼퇴근 패키지법'(근로기준법·고용정책기본법·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전체 세 번째로 발의했다.

박지원 "민생-정치 현안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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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배지 달아주는 안철수 "항상 자신을 되돌아보며 의정활동해 달라" 제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오전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초선 의원들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천정배 공동대표, 김수민 의원, 안철수 공동대표, 손금주 의원, 채이배 의원, 박지원 원내대표) 이날 안 공동대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에 등원하는 초선의원들에게 꼭 배지를 달고 항상 업무에 임하라고 당부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가치와 정신에 맞게 항상 자기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다는 각오를 상징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오늘 초선의원들께 다시 한 번 그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유성호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민생 의제를 강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안철수 상임대표는 이날 20대 국회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분열과 대결을 선택했다. 또다시 국회와 정부 간의 편 가르기에 나섰다"라며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단순히 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가 아니라 총선 민의에 대한 거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과거에는 국민들이 국회가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다고 했는데 이제 대통령께서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고 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민생보다 더 큰 정치는 없기 때문에 민생 현안과 정치 현안을 투트랙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귀국하시면 대통령께서 즉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노력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의 입법 활동은 김성식 정책위 의장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기본정책 방향에 기초해서 분야별 중점 정책과제를 선정하고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종합적 접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중점 정책과제별로 유효한 정책 수단을 묶어서 패키지로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호법안'식의 단편적인 접근은 하지 않겠다"라며 ▲ 공정성장과 질적성장 ▲ 일자리 개선과 비정규직 대책 ▲ 불평등 및 격차해소 ▲중부담 중복지 ▲ 민주주의 및 인권 증진과 기득권 카르텔 해체 ▲ 튼튼한 안보 위에 평화기반 강화 등 6대 기본정책방향에 맞는 정책 수단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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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20대 국회 개원 기자회견 제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30일 오전 국회에서 정의당 의원들이 20대국회 개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대, 이정미, 심상정, 노회찬, 윤소하, 추혜선. ⓒ 권우성


한편, 정의당은 이날 국회 청소노동자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하며 노동과 인권 문제 해결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최근 노조 사무실에서 퇴거당할 위기에 있는 노동자들을 향해 "비록 맡은 바 업무가 차이가 있지만, 국민을 위해서 한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의식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노조 공간이 잘 유지되도록 노력하고, 혹 잘 안되면 우리 사무실을 같이 씁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상무회의에서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은 노동권 보호와 명실상부한 경제 민주화를 추진해서 불평등 해소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매진해 나가겠다"라며 "이를 위해 선거제도 전면 개혁, 교섭단체 요건 완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습기 #국회 #더민주 #국민의당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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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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