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람들은 언제부터 불고기를 먹었지?

교토 야키니쿠 전문점 난잔을 찾아서

등록 2016.07.12 11:23수정 2016.07.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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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녁 교토 기타오지에 있는 난잔(南山, 1971년, 손시영 창립)이라는 불고기 집에 다녀왔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불고기를 야키니쿠(焼き肉)라고 합니다. 불에 구워서 먹는 고기를 말합니다. 대부분 가스 불에 구워서 먹습니다. 식탁 중앙에 불을 붙여서 고기를 구워먹는 탁자가 있고, 둘레에 앉아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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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잔 불고기집에서 파는 모둠 소고기입니다. 갈비, 등심, 안심, 우둔살 따위 여러 가지입니다. 들깨 잎처럼 보이는 잎은 차조기입니다. 같은 꿀풀과이지만 맛과 향이 조금 다릅니다. ⓒ 박현국


일본 사람들은 고기, 특히 소고기를 먹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식당이나 정육점에서는 소고기의 경우 뿔과 가죽을 빼고 거의 대부분을 먹습니다. 그리고 요리법이나 보관, 처리방법까지 대부분 잘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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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잔 불고기 식당에서 맛본 김치와 샐러드입니다. 오이김치와 배추김치가 섞여있고, 샐러드에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다랭이 부스러기가 얹어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먹거리가 부족하고, 농사에 필요한 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평민들이 고기 먹는 것을 법으로 금해왔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평민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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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고기와 미즈나 샐러드입니다. 미즈나(水菜, 배추과)는 일본에서 언제나 맛 볼 수 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 불고기집은 대부분 재일교포들이나 그들의 후손들이 경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아마도 고기를 다루거나 요리하는 기술이 일본 사람들보다 앞섰기 때문입니다. 교토 기타오지에 있는 불고기 식당 난잔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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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창자, 작은창자, 혀, 간 따위 소 내장과 구운 모습입니다. ⓒ 박현국


일본에서도 고기의 특정 부위만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주문하는 것이 귀찮고 불편하여 여러 가지 고기가 섞여있는 것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다만 고기와 내장은 구분해서 먹습니다. 내장 역시 양념을 해서 구워 먹습니다. 소고기 내장 고기는 큰창자나 작은창자, 간, 혀, 밥통, 염통, 허파 따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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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와 소 내장탕입니다. 소 내장을 넣고 두부와 버섯 고춧가루 따위를 넣어서 끓여 위에 부추를 얹었습니다. ⓒ 박현국


불고기 식당 난잔에서는 시가현에서 자란 오우미쿠(近江牛, 黒毛和種)를 비롯해서 교탄고로 등 세 곳에서 나는 소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식당 담당자에 따르면 안전하고,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고기라고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소를 키울 때부터 어미젖을 먹고 들판의 자연 환경 속에서 풀을 먹고 자란 소라고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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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잔 식당 건물은 시가현 에엔지 댐이 지어지면서 수몰 위기에 있는 200 년 전 지은 집을 옮겨온 것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석쇠를 갈 때 사용하는 서랍식 석쇠 운반 그릇입니다. 뜨겁지 않고 안전해 보였습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야키니쿠 전문점 난잔, http://www.nanzan-net.com/, 2016.7.11.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야키니쿠 전문점 난잔 #소고기 #내장 #김치 #불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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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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