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패널, 여당 윤리위원장 되고 나니

"어제까지 방송에서 마음대로 얘기했지만 오늘부터 직책 맡았으니..."

등록 2016.07.20 19:34수정 2016.07.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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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윤리위원장 맡은 이진곤 국민일보 주필 출신인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게 중앙윤리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뒤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정말 밝혀야 될 것이. 대통령을 자기들이 호가호위한 것인지. 그러니까 대통령을 뒤에 두고 '대통령 뜻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만사를, 당무도 그렇게 봐 왔고 특히 공천과정에서도 그렇게 개입했다면 청와대 측에서 해명해야 한다."

새누리당 윤상현·최경환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청원 의원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대통령의 뜻'을 앞세워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던 것에 대한 한 종편 패널의 일침이다(19일 채널A <쾌도난마>).

이때만 하더라도 당과 무관한 외부인사의 시각인만큼 그리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이 종편 패널이 다음날 새누리당 중앙윤리위원장에 임명됐다. 이진곤 전 국민일보 주필(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이다.

비박(비박근혜) 측에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고, 그를 주도할 당내 기구로 윤리위를 지목하고 있는 만큼 이 위원장이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주목된다.

"오늘부터는 직책 맡았으니, 윤리위 판단만으로 가능할지 논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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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윤리위원장 임명장 받은 이진곤 국민일보 주필 출신인 이진곤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가운데)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게 중앙윤리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뒤 돌아서고 있다. 왼쪽은 박명재 사무총장. ⓒ 남소연


방송에 나온 이 위원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그는 "청와대가 해명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안 하면 대통령이 옴팡 뒤집어쓰게 됐다, 그러니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는지, 안 했는지 밝혀줘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윤 의원의 태도는) 거의 위협하듯이 '뒤에 캐낼 것 다 갖고 있어, 말 안 들으면 당시 날아가는거야' 이런 식"이라며 "정치가 아무리 살벌하다지만 사람 관계마저 막장으로 가서야 되겠나, 국민들이 공천·친박 이전에 그 인간관계에 대해 얼마나 실망하겠나"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에도 청와대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총선 당시 '대통령의 뜻'을 거론하며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녹취록이 추가 폭로된 상황이지만, 청와대는 20일 이를 '개인적 일탈'로 일축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나서서 진상조사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어제까지는 방송에 출연해 마음대로 얘기했는데 오늘부터는 직책을 맡아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공식 입장이 된다"라며 "오늘은 (윤리위원 간) 상견례만 하고 왔으니 곧 위원회를 소집해서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리위가 지도부에서 이관한 사안에 대해서만 다룰 것인지 아니면 이 문제를 포함해서 모든 문제에 대해 윤리위의 판단만으로 능동적으로 다룰 것인지 유권해석을 해보고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워낙 급히 소집이 되서 (윤리위원) 7명 중 4명밖에 시간을 못 맞췄다"며 "그 상황에서 구체적 결정을 내리기도 어려워서 곧 다시 소집해달라고 (당에) 부탁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김세연 회사 사외이사 겸직 논란에 "그걸 문제삼으면 다 결격 사유"

이 위원장이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의 회사인 '동일고무벨트'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것에도 뒷말이 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그 직책과 윤리위원장 활동은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와 관련, 그는 "애초에 당에서 윤리위원장을 제안했을 때 '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동일고무벨트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라 어렵겠다, 이런 것으로 말이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거절했는데 당으로부터 '전혀 상관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생각해보니 새누리당 관계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 될 텐데 한두 명과 관계가 있다고 문제 삼으면 다 결격 사유겠다 싶어서 (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원장 제안을 수락하면서 사외이사직을 정리할 생각은 없었나"는 질문에 "새 직책을 받는데 (사외이사직이) 그와 상충된다면 포기하겠지만 그게 아니지 않나, 윤리위원장은 회의 때만 나가는 비상임"이라고 답했다.
#이진곤 #청와대 #윤상현 #최경환 #김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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