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회장님이 말한 게 '이건희'?

윤리·도덕 강조했던 이건희 삼성 회장 과거 발언 살펴보니

등록 2016.07.22 17:45수정 2016.07.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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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은 암이고 부정이 있으면 반드시 망한다."

1987년 선친인 이병철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의 총수가 된 46세의 이건희 회장이 한 취임 일성은 윤리경영이었다. '도덕성'과 '윤리'는 그가 입버릇처럼 말한 경영 철칙이다.

1993년 이른바 '삼성 신경영'을 선언할 때도 이 회장은 "도덕성이 결여된 기업에서는 좋은 물건이 나올 수 없고, 나와도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은 삼성인이 모두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그의 말은 '삼성헌법'이란 이름으로 지금껏 읊어 대고 있다. 이런 이 회장은 1995년 베이징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권은 사류"라는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세금포탈 혐의가 드러나며 경영권을 내놓고 퇴진했다. 이후 그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 원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비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때도 이 회장은 여전히 도덕을 강조했다. 아버지였던 이병철 전 회장의 탄생 100년을 기리기 위해 찾은 지난 2010년 기념행사에서 이 회장은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면서 "거짓말 없는 세상"을 염원했다.

2010년 경영 일선에 복귀해서도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윤리라는 가치가 삼성그룹 안에서 깨졌을 때 언론은 그가 '분노', '진노', '대노'했다고 다투어 전했다. 특히 2011년 삼성테크윈의 내부 비리 사건이 터지자 언론은 이 회장이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며 "부정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부하직원을 닦달해 부정의 길로 내모는 상사가 제일 나쁘다"며 분노하는 회장 앞에서 당시 삼성테크윈 사장은 사표를 냈다. 경제계는 이를 사실상의 경질로 받아들였다.

이 회장은 2012년 1월 신년사에서 "사회로부터 믿음을 얻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직원들에게 설파했다. 그런데도 2012년 3월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물리력을 동원해 막은 게 문제가 되자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법과 윤리를 위반한 직원에게는 관용을 베풀지 마라"고 말했다.

하지만 21일 불거진 <뉴스타파>의 성매매 의혹 보도는 이 회장의 이러한 발언이 스스로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성매매 의혹 속 이 회장은 합법적이지도, 윤리적이지도 않았다. 심지어 해당 영상이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 한참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던 시점이었다.
#이건희 #삼성 #성매매 의혹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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